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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빛고을[강수근신부 국악미사]연주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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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1-11-12 조회수1,567 추천수5 반대(0) 신고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빛고을..............

참 좋은 지명입니다.

그런데 왜 광주라고 하여 호남 광주인지, 경기도 광주인지 헷 갈리게하고 우리 아름다운 지명을 홀대하는지...

시민 청원운동이라도 함 직한데.....

 

지난 주일 즉 2001년 11월 11일 저녁 7시, 빛고을 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강수근 수사 신부님이 지휘하는 한소리 합창단 제1회 정기연주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강신부님은 국악미사 곡으로 유명한 우리나라 국악성가계의 개척자입니다.

일찌기 국립 국악 중,고교와 서울대 국악과(한국 음악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예수 고난회 수사(광주 수련원장)로 사목하며 국악 곡을 토착화 하는데 열정을 다 바치는 분이지요.

 

한소리 합창단은 1993년에 강신부님으로 부터 국악을 배우는 모임, 즉 국악 성가배움터에서 모인 합창단인데 많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정식 연주회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 번에 강신부님이 기존 국악미사곡 개정곡과 새 국악미사곡을 선 보인다고 하여 좋은 기회로 삼고 새마을 열차로, 고속 버스로 다녀왔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이렇게.......  

 

1. 연주회장 스켓치

 

문화예술회관은 광주시의 종합 예술관이다. 미술관과 연주회장이 있고 큰 레스토랑도 있다. 넓은 주차장은 무료이다.  오늘 이 연주회는 한소리 합창단이 교구 소속인고로 최창무 대주교님과 교구 사제, 수도자, 타지역 성음악관계자, 등 만원사례였다. 시작 30분 전에 갔지만 이미 2층좌석 밖에 없다. 입장 때 부터 밖은 와글 와글....천장 꼭대기 객석까지 1,800석이 꽉 찼다.

 

2. 한소리 합창단과 우리소리 관현악단

 

합창단 56명이고 이 중 남성은 16명이다. 대충보니 장장년 그룹이다. 수녀님도 한 명있다.

기악은 서울 우리소리 관현악단이 지원한다. 국악 성가계에 또 한 분의 사제인 서울 가양동 성당 김종국 신부님이 운영하는 악단이다. 서울과 빛고을의 합주가 보기에도 흐믓하다.

 

서울 가양동 성당은 매 주 특전미사를 국악 미사로 드린다. 전례의 토착화 시도이다.[ 성가게시판에 참관기를 올린 바 있다]. 우리 교회에 이런 전속악단은 유일한 것 같다. 악기구성도 대금, 소금, 피리, 해금, 거문고, 가야금, 앙금, 아쟁, 장고, 북..그리고 현악 저음파트를 지원하기 위하여 첼로가 들어왔다. 오늘 16명 규모이다.

합창단의 옥색 치마 저고리와 남성 한 복, 합주단의 개량한 복 ...모두 한 폭의 그림이다.

오르간과 피아노 반주는 김은경(비비안나, 대구 가톨릭대학교 출신)이 맡았다.

 

3. 프로그람--강수근 수사 신부 지휘, 복장은 검은 수사복장

 

-국악 미사곡 하나(주님의 기도 포함 15분 소요)

강신부의 1987년 작품인데 그동안 미사 전례문이 대폭 바뀌어(예컨데,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자비송) 개정 압력을 받아오던 터 였다.  많이 알려진 곡인데 많이 바뀌었다.

 

-찬조 곡

 .피리 독주-- 상령산, 강여근 (이대) 교수 ...이름이 비슷하다...했더니 강신부 형님이라고 한다. 피리 독주가 라디오나         텔레비젼으로 들을 때는 좋은 지 몰랐는데 오늘 직접 들어보니 연주자에 따라 다른지, 아주 작은 악기인데 높고 고운소리가 난다.

. 태평소 독주-능개가락, 역시 강교수 독주에 고수(이왕재)가 눈빛을 나누며 흥을 돋구었다.

 

- 성모성가 모음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연중 연구 가능한 곡)

.아드님 따라 가시네(사순시기에 적합)

.부활 삼종 기도 (부활시기에 적합)

 모두 제목만 들어도 한국 혼이 느껴지는 국악 곡들이다. 한국 음악은 구슬픈 노래에 제격인 듯 하다.

 

-국악 미사 곡 둘(주님의 기도 포함 10분 소요, 하나 보다 짧다)

금년 초에 새로 3성부로 작곡한 신 곡이다.

서양 기법이 더 많이 가미된 듯한 곡들이다. 미사용 전례곡임은 틀림 없는데 성가대만 부를 수 있는 어려운 곡 같다.

앨토 악보가 소프라노 보다 높은데  하이 소프라노나 독창자가 화음을 넣게 되어 있다.

 

-민요 모음

.신고산 타령  

.아리랑

.춤추는 춘향이-모두 신나는 우리 가락이다.

 

-찬조

.사물놀이 --   풍물천지 5인조(사물 + 소고)의 신명나는 놀이 마당이다.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고 서서 율동과 춤, 곡예가 곁들인 종합 놀이이다. 한국 적 풍물이다.

 

-순교자 찬가 모음

.천주가사(최양업 신부)를 가사로 쓴 사향가...가사는 "어와 벗 님네야..." 원래 4.4 조 이다.

.눈물로 씨 부리던 사람들이 ...들으니 감동이 북받쳐 눈물이 날라 한다.

.순교성인 찬가-----이해인 수녀의 시를 노랫말로 작곡

 

-앵콜곡으로 "영광스러이 승리하셨도다"를 우렁찬 혼성 4부합창으로 답례

 

-순교자 찬가(성가책 283번) 제창! 으로 마침.

 

 

 

오늘 이 연주회 약 150분 , 비교적 긴 연주회였다.

한소리 합창단 발표회이지만 강수근 신부의 발표회  성격도 있다고 본다.

 

4.국악 미사 하나 원본과 개작 그리고 미사곡 둘의 차이

 

기존 미사곡을 개작했다고 하나 사실은 개작 이상 이다.

건물로 치면 골조와 벽체를 살리고 내부 구조만 공사하는 리모델링이 아니라 벽체와 기둥도 손을 댔다. 재건축에 가깝다.

즉 화음 구조와 가사만 바뀐것이 아니라 선율이 바뀐 부분이 있다.

 

미사 곡 둘,은 신 곡인데 미사곡 하나,에 비하여 오히려 국악 요소가 줄었다.

미사 곡 하나,가 국악풍> 양악 이라면 미사 곡 둘은 국악풍<양악 이다.

더구나 미사곡 하나에서 쓰지 않던 선법적 화성과 그레고리오 성가, 중세 다성음악 기법을 많이 도입하여 강신부님이

미국 유학시절의 서양악 부분이 더 가미 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사곡 하나가 연중 또는 사순시기에 어울린다면 미사곡 둘은 부활이나 성탄시기에 잘 어울리것 같다는 느낌이다.

 

국악 곡인데 양악 보다 더 강약, 커지기, 작아지기 악상 기호 표현이 예민하다.

미사 곡 하나를 다시 내며 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악 장단의 표시 용어(굿거리, 자진모리 등)를 없앴다.  

오늘 연주된 거의 모든 곡이 내림  단조(특히 라음이 으뜸음)로 작곡된 것도 특이하다.

 

5. 맺으며

 

우리소리로 찬미하고자 하는 전례음악의 토착화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최근 수원교구에서는 청소년 미사때 드럼과 기타 사용으르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청소년을 성당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이해는 하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더 검토되었으면 하는 분야인데  국악 곡은 그 타개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강신부님의 지휘 모습(두 팔과 머리를 함께 쓰는 ...)도 독특하다

이 많은 곡을 소화한 합창단의 노고가 크다. 맹 연습 하느라 가정불화지경에 이른 집은 없었나 모르겠다.  

서울서 내려온 우리소리 합창단도 큰 몫을 했고....

[그러나 이 미사 곡들을 꼭 국악기로 반주해야할 필요성은 별로 못 느꼈다. 사실상 조성, 화성음악이기 때문이다].

 

오늘 주마간산 격이긴 하나 국악의 거의 모든 부분을 예향, 빛고을에서 맛 본 기쁨이 크다.

판소리 곡중 독창도 있었고 현대 음악 독창도 있었다.

이러한 행사는 서울 대교구같은 큰 교구는 오히려 하기 어렵다. 가족적인 분위기의 지방 교구가 더 인간미가 있고 알찬 듯 함을 느낀다.

 

추기: 이 연주회는 전 광주 임동 성당 지휘자인 박 뮤리엘님의 초청으로 다녀왔습니다.

작년 10월, 제가 미사에 참례 후, 좀 비판적인 참례기를 썼는데 섭섭한 마음이 왜 없었겠습니가 마는. 우정어린 충고로 받아들여  지적 사항을 수정 했다고 합니다.(예, 단복 착용, 봉헌,  영성체 때 성가대 일어서서 노래하기 등) 이렇게 고치고 발전시키면 참으로 고마운 일 입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한국 세실리아 성음악 협회 종신회원"으로 가입해 주셨고 많은 도움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말만 내 세우고 불평하는 음악인이 아니라 실천하고 참여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 행 고속버스에서

김 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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