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옮김]아마뚜스 제주교구 순회 연주 기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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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용호 | 작성일2003-01-21 | 조회수561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아래 연주 기행문은 아마뚜스합창단의 신문교바오로형제께서 올리신 글입니다. +++++++++++++++++++++++++++++++++++++++
2003. 1. 17. 정오. 박재광 지휘자님을 비롯한 50여 아마뚜스 가족을 태운 아시아나 항공 보잉 737기는 힘차게 김포의 하늘로 날아올랐다.
지상에서는 흐린 날씨였지만 구름 위로 솟아 오른 우리의 비행기는 찬란한 햇빛을 받으며 솜털처럼 부드럽고 새하얀 구름 위를 꿈결처럼 날았다. 50분간의 비행 끝에 푸른 파도 넘실대는 아름다운 섬 제주에 한 마리 새처럼 사뿐히 내려앉은 우리 일행은 숙소인 뉴월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마치 꿈 많은 학창시절 수학여행 온 모습처럼 부푼 기분들이었으나, 훌륭한 연주를 위해서는 마냥 동심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식사를 마친 우리는 서둘러 주교좌 중앙 성당을 찾아 연습에 임했다.
제주시 중앙동에 위치한 주교좌 성당은 1999년에 설립 100주년(1899-1999)을 기념하여 다시 세운 고딕 양식의 아름답고 우람한 벽돌 건물이다. 또한 이 곳은 얼마 전까지 우리와 함께 서울대교구에 계시던 강우일 주교께서 교구장으로 계시기에 한결 친근감이 더하다.
밤 열시가 다 되어 연습을 마친 후, 내일 연주에 초연되는 곡들의 작곡가와 제주교구 관계자 분들과 어울려 마신 소주 몇 잔 탓에, 자리에 누운 몸은 젖은 솜처럼 가라앉았으나 정신만은 오히려 맑아져 좀처럼 잠을 이루기 힘들었고 제주의 첫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이튿날, 아열대 식물이 장관을 이룬 한림공원 관광으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한림공원은 이번 연주곡 가운데 ‘Adoramus te Christe’와 ‘야훼는 나의 목자’를 작곡한 송경옥 수산나 자매의 부친께서 30여 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이루어 낸 국내 굴지의 아열대 수목원이다.
감탄과 찬사 속에 관광을 마친 후 드디어 첫 미사를 올린다. 주교좌 중앙성당에서의 연중 제 2주일 토요특전 성음악 미사이다. 미사를 시작하면서 집전 사제께서 “아름답고 장엄한 아마뚜스 합창단의 입당성가를 들으며 제대를 향하여 걸어 나올 때, 제 마음은 얼마나 벅차고 기뻤는지 모릅니다.” 라고 하신 말씀은 어떤 환영사보다도 감격스러웠다.
A. Gabrielli 미사곡과 Handel곡 ’평화의 복음 온 땅에 퍼져’, ’Mozart - Ave verum’으로 이어진 아름답고 경건한 성음악 미사가 끝난 다음, 제대 앞에 마련된 무대로 자리를 옮겨 Locus iste로 장엄하게 시작한 연주회는 주교좌 성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우리는 다음의 14곡을 연주하였다.
1. Locus iste ---------- Bruckner 2. Sicut cervus --------- Palestrina 3. Salve Regina --------- Schubert 4. 주 하신 말씀이 -------- Handel 5. Adoramus te Christe ---송경옥 수산나. (초연) 6. 기쁨과 평화 넘치는 곳---고승익 크리스토 폴. (초연) 7. Organ Solo <묵 상>----한승훈 라우렌시오. (초연) (독주: 오상숙 세실리아) 8. 야훼는 나의 목자 ------송경옥 수산나. (초연) 9. Ave Maria ----------G. Caccini. (곡중 solo : soprano 임정희 데레사) 10. 신 아리랑 ---------- 김 동 진 11. 새야 새야 파랑새야--- 채 동 선. (곡중 solo : soprano 임정희 데레사) 12. 주는 저 산 밑에 백합 13. 평화의 복음 온 땅에 퍼져 --- Handel 14. 주님의 기도 -------------- Malotte
무대에서 노래하는 우리의 눈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청중들의 표정이 감동과 기쁨으로 물듦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것은 앙코르 곡 헨델의 ‘알렐루야’에서 절정에 달하였다.
사흗날, 제주도의 서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신창성당에서의 주일미사를 성음악 미사로 봉헌하고 연이은 연주회가 있는 날이다. 어제의 감동은 접어두고, 아침 6시에 일어나 서둘러 아침식사를 마친 후 신창성당으로 향하였다.
이곳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중국에서 일엽편주 라파엘 호를 타고 귀국할 때 풍랑을 만나 조선 땅에서 처음으로 배를 댄 성지로서, 이를 기념하여 세운 것이 신창성당이다. 맑고 푸른 남해의 물결이 그림처럼 펼쳐진 성당 앞마당에는 그때의 라파엘 호를 복원한 돛배 한척이 놓여 있고, 잘 가꾼 소철이며 정원수가 시골성당 교우들의 정성을 말해 주는 듯 하다. 미사 시간이 아직 멀었는데도 연세 지긋하신 교우 분들은 거의 자리를 채우셨으며, 이윽고 미사가 시작되자 도회지 성당에서는 맛보기 힘든 따뜻함이 성당 가득히 채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미사 후 열린 연주회 역시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시골성당 교우들의 착하고 순박한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 또한 기쁜 마음으로 노래하였다. 그 가운데서도 매 연주곡이 끝날 때 마다 유난히 밝은 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치는 老 수녀님이 계셨는데 연주회가 끝난 다음 우리들에게 “이 곳에서 쌓였던 3년간의 피로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며 고마워하시는 모습에서 더없는 감동을 받았다.
2박 3일간의 짧은 일정에 두 번의 성음악 미사와, 두 번의 연주회를 치르느라 다들 피곤한 모습이었으나 단원들의 얼굴에는 어느 때 보다도 기쁨에 겨운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이번 연주 여행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힘 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특히 많은 아마뚜스 가족을 탈 없이 이끄느라 밤잠을 설치며 사흘 내내 노심초사한 함병일 신임단장께 큰 고마움을 느낀다.
항공사의 실수로 네 대의 비행기에 나눠 타고 올라오는 바람에 아마뚜스 주당들의 ‘서울에서 헤쳐모여!’ 계획은 무산되었으나 그 또한 후일의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이며, 김포공항을 나서서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볍고 즐거웠다.
<後記> = 아마뚜스 역사에 남을만한 연주여행 이었기에, 재미는 없지만 비교적 상세히 썼습니다. 이밖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신 문 교 바오로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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