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003 청소년 창작성가경연 심사소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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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3-08-31 | 조회수566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2003 청소년 창작성가 경연 심사소감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시편 33]
2003년 8월30일(토) 저녁 7시 30분, 서울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강당에서는 서울대교구(교육국, 본당청년사목부) 주관으로 "2003 청소년 창작성가 경연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올해로 다섯 번째이고 기존 성가에 만족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생각과 활동을 생생하게 체험한 기회였습니다.
저는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다녀왔습니다. 주최측 설명으로는 이제까지 생활성가 분야 사람들만 심사위원을 선정했으나 올해부터는 좀 변화를 모색하고 전통 전례음악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참여시키기로 하고 저를 선정했다고 하니 저로서는 영광입니다.이러한 시도가 매우 열린사고라고 봅니다.(참고로 위원장은 류시창신부님이고 심사위원은 저를 포함 4명이었습니다)
청소년이란 34세 이하의 년령층을 망라하며 교회와 사회의 주축이며 미래의 주인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청소년층은 감소하고 장년, 노년층이 증가하는 세태에 이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터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사입니다.
사실 저는 많은 걱정과 준비를 하고 갔습니다. 전례음악의 눈으로 생활성가를 볼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도 곡의 품격이 어느 정도일까하는 문제였습니다. 본선 진출곡(10곡)을 미리 내려받아 곡분석을 하고 가사내용을 검토했습니다. 곡 분석을 해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예컨데 음역이 높은 레 음에서 시작하여 높은 시 음이 나오는가 하면 이끈음(제 7음)으로 긴 지속음을 내기도 합니다. 이끈음 후에 으뜸음으로 진행해야 자연스러운데 그렇지도 않고.....이런 곡은 전문 드라마틱 소프라노도 부르기 어려운 곡이지요.
무엇보다도 노래 제목과 가사내용이 종교적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곡과 가사의 결합도 실제 언어의 장단고저를 감안하면 좋을 것입니다. 또한 청소년 창작성가도 성가이니 만큼 성가의 목적인 “하느님 영광과 신자들의 성화” 를 만족시키는 곡과 가사의 부조화를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당김음이 많은 것은 시대적 추세로 본다고 하더라도(당김음이 문제라기 보다는 8분음표, 16분음표의 빠른 진행이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게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결국 지금의 청년이 장년이 되어서는 못 부르게 되겠지만...). 연주를 들어보니 다행히 높은 음은 모두 내려서 부르고 반주는 드럼, 기타, 그리고 가끔 피아노 반주였고 신나는 분위기였습니다.
연주는 독창 또는 중창이 많고 20여명의 성가대가 출연하기도 합니다. 채점 항목은 여섯 개로서 가사, 음악, 연주, 창의성, 종교성, 기타로 되어있습니다. 총괄적으로 볼 때 출품곡들은 수명이 길지 않으리란 예감입니다. 일반성가는 기억하기 쉽고, 따라서 부르기 쉽고 여러 계층 사람들이 자꾸 불러야 생명이 유지됩니다. 교회음악의 역사가 이를 입증하고 있고 독일 코랄이 그 성공사례입니다. 생활성가 중에서 미국 가스펠송이나 포콜라레(마리아사업회 모임) “젠 성가”또는 기도 모임노래인 “떼제” 노래를 보면 아주 간단한 악보에 선율은 반복하는 유절가사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출품곡들은 청소년미사에라도 특송으로 쓰기도 어렵고 보급은 더 어렵지 않을까...하는 기우이기를 바랍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사를 통하여 청소년들을 끌어 모으고 찬양노래를 발표하고,또 함께 공감하는 장터를 제공하는데 의미가 있고 장년층의 성가 창작활동이 거의 전무한 현실에 비추어 보면 대단한 활동입니다. 현 가톨릭성가집은 1985년에 편찬된 이후 약 20여년이 흘렀지만 전혀 가감이 없습니다. 즉 새로운 곡이 발표되고 끼어들 제도가 없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물에 비유하면 청소년성가는 부단한 창작, 발표로 인하여 흐르는 물이요, 일반용 성가는 고여있는 물이란 뜻입니다. 생활성가 또는 복음성가를 전례에 쓸 수 있다/ 없다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가를 검증하여 도태될 곡과 새로 수록할 곡을 선별할 제도가 있다/ 없다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성가와 세속곡은 칼로 물 베듯 가를 수 없습니다. 서양에서도 민요나 세속 곡조가 성가로 정착(편곡이나 편사를 통하여)된 사례가 많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가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하느님에 드리는 찬미 노래이지 저들이 기뻐하고 즐기는 노래가 아니어야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아무려나 이런 행사를 주관한 서울대교구 교욱국 본당 청년사목부(특히 성가제작부)의 여러 봉사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참고로 최우수상은 서울 여의도 성당 출신 이정민 곡/ 민경희 작사 “ 사랑의 빛이신” 이 수상하여 교구장님 상패와 상금 1백만원을 수상].
부디 한국 청소년 창작성가에서 더욱 쉽고 좋은 곡들이 많이 나와서 전례와 신심행사에 유용한 곡이 많이 불리기 기원합니다.
대구, 김빠뜨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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