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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5434]퇴장후의가요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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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종설 쪽지 캡슐 작성일2004-02-18 조회수1,119 추천수10 반대(0) 신고

"Oh Happy Day" 나 "I Will Follow Him" 도

Sister Act 전에 나온 Pop이며 영화음악이니 가요의 범주 입니다.

 

김종헌 신부님께서 재미하실때

퇴장후의 가요 부르기에 관한 질문에 답하신 글이 있었는데 인용 하겠습니다.

 

"- 퇴장 후에는 전통적으로 오르간 음악이 사용되었으며(이를 postlude라 함), 지금도 Pipe organ이 있는 서구 교회에서는 미사가 끝난 후 혹은 퇴장 행렬 시에 오르간 음악을 연주합니다. Folk song style의 음악 더 나아가서는 생활성가(생활성가는 복음성가라는 개신교의 표현을 가톨릭적으로 바꾼 것임)의 등장은 1960년대 후반, 비틀즈의 영향이라고 미국 가톨릭 교회음악사는 시대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에 어떻게 되어 퇴장 성가 후에 가요를 노래하는 이런 관습이 생겼는지??? 이런 관습은 아주 최근에 생긴 것으로 생각되며, 복음성가 내지는 생활성가의 등장이 이런 그릇된 연주가 생기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전례와 전례 음악에 관한 개념들이 복음성가 내지 생활성가들의 범람으로 퇴색되었고, 무엇이 전례이며 어떤 것이 전례음악인지 구별하기 곤란할 정도로 많은 신자들을 혼돈으로 몰고 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속음악에서만 사용하는 형태의 음악이든 개인의 감정을 노래한 것이든, 음악적인 완성도에 개의치 않고 사용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 것 같습니다.

- 이들 생활성가 작곡가들의 이론을 들어보면 과연 이분들이 전례나 전례음악의 정의를 알고 계시는지 의아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원래 이들 노래들의 목적대로 신자들의 단체 모임, 기도 모임, 친교 모임 혹은 신자들의 교육을 위해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크게 반대하지 않습니다. 비록 음악성이 떨어지고(좋은 곡도 조금 있겠지만 … 대개는 … 그렇다고 가톨릭 성가집의 음악이 모두 훌륭한 것이라고도 하지 않겠습니다),  노래 부르기가 어렵고(그분들은 전통 성가보다 쉽다고 하지만 … 선율의 도약 진행 및 리듬의 다양함 등이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도 초견으로 부르기에 아주 어렵습니다. 그나마 신자들이 노래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앞에서 이끌어주는 가수가 있고, 음반을 통해 익숙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악보대로 제대로 노래부르는 사람은 극히 드물겁니다), 또 가사의 내용이 신자들의 공동체적인 신앙을 표현하기보다 한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자주 표현한다 치더라도 말입니다.

- 문제는 생활성가 작곡가들이 이런 곡들을 전례 안에 사용하기를 주장하게 되고, 실제로 대중가요에 친숙한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미사에서는 이런 음악들이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전례는 인간들의 친교 모임이 아니며, 전례음악 역시 인간의 친교, 감정을 나누기 위한 음악이 아닙니다. 비록 소수의 복음성가들이 전례를 목적으로 작곡되어 하느님을 찬양하는데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노래들이 1) 가사 2) 음악의 형식 및 형태 3) 창법의 문제 때문에 전례 때에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이런 음악이 유행하게 되는 데에는 상업적인 이유도 다분히 작용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청소년 성가집’에도 성가곡과 일반곡(젊은이의 노래)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성가곡에 있는 곡들 중 너무나 많은 곡들이 일반곡으로 분류되어야 할 만큼 그 한계가 막연하고 불분명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분류와는 전혀 상관없이 많은 곡들이 청소년들의 미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민중가요는 “여러 모임에서 즐겨 부르는 노래”를 모은 젊은이의 노래에 분류되어 있기에 미사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목자, 교리 교사, 청소년, 청년들 많은 사람이 무엇이 전례이며, 이 전례를 위한 음악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잊은 것 같습니다.

- 하느님이란 단어와 사랑이란 단어만 들어간다고 해서 모두가 성가는 아닙니다. 문제는 성가라는 단어에 교회 전체가 두리뭉실 넘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교회는 성당 근처에서 사용하는 노래까지도 모두 성가라 하는 것 같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전례문을 음악으로 만든 것 이외에는 성가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따라서 입당, 봉헌, 영성체, 퇴장 때의 노래는 Hymn(찬미가 혹은 찬송가)이라 해야 올바른 겁니다. 이 찬미가들 역시 노래의 대상은 하느님이어야 하며, 그 내용은 찬미가 되어야 하며, 각 노래는 그 고유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이제껏 쓴 제 기사들을 참조하십시오).

- 인정이 넘치는 전례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편법들이 사용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의 제사를 인간들의 모임, 친교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하느님께 대한 찬미가 우선적인 것이 되기보다, 찬미하는 우리 자신들이 흥을 낼 수 있고 신이 나는 음악을 사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대중가요도 등장하고 민중가요도 등장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사 시작 전에 사제가 하는 “Good morning? 안녕하십니까?” 미사 끝에 하는 “Have a nice day? 안녕히 가십시오” 등의 인간적이고 정에 넘치는 인사말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 혹은 잔치를 인간적인 만남, 모임, 여흥으로 전락시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혹은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인사보다 더 아름다운 인사가 있을까요? 그러나 이제 신자들은 이런 사제의 전례적이고도 신앙적인 인사말 보다, 인간적인 인사말이 더욱 훌륭한 것으로 느끼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전례 안의 인사말은 그냥 해보는 형식적인 것으로만 이해하게 될지도 모르겠고요.

- 저는 퇴장 후의 가요 부르는 것을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합니다. 우리의 전례는 인간의 친교의 장이 아니며, 전례음악 즉 성가는 우리의 흥을 돋우고 나의 개인적인 신앙을 고백하는 노래가 아닙니다. 하느님을 만나 그분을 찬미하며 우리 공동체의 믿음을 고백하는 장소이며 기도입니다.

- 제발 부탁컨대 저의 글을 보시는 성가대원들 만이라도 미사가 끝난 후 대중가요나 민중가요 부르기에 앞장서지 말아 주십시오. 답이 너무 늦은 것 같아 우선 간단하게 글 올립니다. 좀 더 정리를 해서 다시 한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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