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국 천주교회에서의 새롭고도 신비스러운 미사곡 체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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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경하 | 작성일2004-08-24 | 조회수683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찬미 예수님,
저희 뜨리니따스 성음악연구회는 격월로 성음악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매 번 세미나와 미사곡(성체특송 포함) 연습을 병행하고 있는데, 금번 10월 성음악미사를 앞두고는 미사곡 연습에만 전념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계속 새로운 스타일의 미사곡을 봉헌해 왔습니다마는, 이번에는 조성음악이 아닌 wholetone scale이나 선법으로서 특별히 어렵고 경험해 보지 못한 곡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가톨릭 성음악의 발전을 위해 이번 기회에 한번 같이 체험해 보고 싶은 분들을 환영하오니 많은 참석 기대합니다.
때 : 매월 둘째 및 넷째 토요일 오후 3시(8월 28일, 9월 11일, 25일, 10월 9일) 장소 : 뜨리니따스 교회음악아카데미 (서강대학교 앞) (6호선 대흥역 4번출구에서 신촌로타리 방면으로 약 100m 가서, 철길 건널목을 건너 50m. 6층빌딩 서광빌딩 지하. 또는, 서강대학교 정문에서 마포방면 약 50m 철길 건널목에 위치) * 약도는 게시판 5596번과 동일
남총무 017-393-8180, 여총무 011-9651-7252
미사곡 소개
Messe in mixolydisch (미사 “솔선법” ) 작곡가 : 안톤 하일러(Anton Heiller, 1923~1979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오르가니스트, 지휘자, 교육자이며 작곡자인 안톤하일러는 1952년 할램대회에서 즉흥오르간연주로 수상한 바 있고, 바하 작품에서 특별한 재능을 보여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작곡면에서는 다성움악의 경향이 두드러지며 12음기법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미사곡에 도전해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아직 우리 천주교회 안에서는 그레고리오 성가와 르네상스 다성음악이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안을 내놓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그레고리오 성가나 르네상스의 다성음악이 자아내는 종교적 신성한 분위기는 압도적이고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음악이 아직 보수성을 견지하고 있는 반면, 종교미술에서는 이미 놀라운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성당에 가보면 어렵지 않게 현대적 감각의 조각이나 회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본당 정면의 예수십자가상조차도 현대적인 조각으로 만들어지는 추세입니다. 비틀어지거나 혹은 심하게 간소화된 모양, 심상치 않은 색채와 배열 등은 신자와 성직자들이 그 의미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어도, 나름대로의 종교적 상징이 내재되어 있다고 간주되어 사랑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 미사곡은 현대음악입니다. 단순히 과격하고 파격적인 기법들을 사용했다 해서 현대음악이 아니라, 전례용으로 쓰일 수 있을 만큼의 품위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신비스럽고 충격적인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현대음악이라는 것입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인간의 깊은 곳으로부터 먼 옛날의 신비를 끌어오는 듯한 음의 배열을 체험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선율은 화려하지만 그레고리오 성가를 연상시키며, 조성적인 긴장을 유발시키지 않으면서 그저 자유롭게 흐릅니다. 화음 또한 조성적 기능을 담당하지 않고, 그저 무심하게 울림을 드러낼 뿐입니다. 그래서 강한 불협화음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들을 수 있도록 진행됩니다. 짧지만 대위법적 기법, 다양한 형태의 리듬, 온음계, 온음음계, 반음계, 교회선법 등의 다양한 음계 등이 나타납니다. 지극히 현대적인 기법으로 만들어진 미사곡이라는 점만으로도 이채롭지만, 그 현대성이 미사곡에서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이 미사곡의 매력일 것입니다. 비조성 음악입니다. 새로운 흐름의 악보에 도전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이 미사곡에서는 미사곡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불협화음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그래서 처음 이 불협화음을 접하게 되면 상당히 낯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곡 전체를 접하고 나면 투명한 화음이 그 안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작곡자가 의도하는 것을 요소 자체로 드러내기보다는 전체의 관계 속에 숨겨놓은 것입니다. 특히, 이 미사곡의 작곡자는 자신이 의도한 효과들을 그 반대적인 성질의 요소 관계 속에 숨겨놓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4도나 5도의 투명한 화음이 가끔 등장하고 따라서 불협화음과의 콘트라스트를 통해 그 투명함을 부각시키기도하지만, 곡이 진행될수록 불협화음조차 투명하게 느껴지도록 잘 고안된 화음 진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작곡법, 그러나, 체험해 볼 만한 신비스런 작곡법입니다. 예를 들어, 작곡자는 이 곡에서 가장 평화롭게 느껴지는 부분인 아뉴스데이의 마지막 부분을 가장 화려한 방법을 통해 만들고 있습니다. “pacem”이라는 하나의 가사로 2박 4박 6박으로 반복하는 형식상 수법, 그 안에 사용된 낯선 화음들, 종지 부근에 사용된 2박과 3박의 복합박자 등은 미사곡과 어울리지 않는 화려함 혹은 더 나아가 과격하고 파격적인 것이지만 이런 파격을 통해 재료는 본연의 색깔을 잃고 이상하게도 신성하고 소박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다성음악의 첫 출발이 그레고리오 성가이지만, 르네상스 시절 성직자들이 우려해왔던 바에서 알 수 있듯이 다성음악은 멜로디와 가사를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미사곡의 다성작곡법은 화려하고 복잡하면서도 명상적인 멜로디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아뉴스데이의 “평화를주소서” 첫 부분을 보면 화려한 멜로디(긴 멜리즈마)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화려한 다성작법을 사용했지만 그 전체에서 도출되는 느낌은 명상적인 선율인 것입니다. Kyrie 여성파트의 고요하고 투명한 화음으로 시작합니다. 시작은 물론 제목과 같이 솔 선법입니다. 선율은 넓은 음역을 사용하며 화려한 특징에도 불구하고 투명함과 유려함을 잃지 않아서 그레고리오 성가를 연상시킵니다. 성부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전체 성부가 등장하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Gloria 알토와 테너의 건조한 진행위에 소프라노의 화려한 선율로 시작합니다. 화려함과 건조함, 다성적 부분과 단성적 부분 등이 서로 대조를 통해 찬란한 곡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Sanctus & Benedictus 무척 개성적인 Hosana를 가지고 있습니다. Hosana부분에 들쭉날쭉한 길이의 마디, 온음계 온음음계(Wholetone Scale) 반음계 등 여러 종류의 음계와, 화려한 멜리즈마(Melisma), 교창 등이 함께 어우러져 세상의 온갖 사람들의 찬양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Agnus Dei 고요한 지속음에 가벼운 화음으로 시작합니다. 두 번의 아뉴스데이를 하는 동안 성부들은 서로 화음을 이루고, 또한 대위법적으로 얽혀있으면서도, 서로 관련 없는 척하며 무심한 악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세레레”부분은 주제와 응답 같은 형태를 취하면서도 더 이상의 진행 없이 주제의 제시와 응답만으로 허무하게 마무리를 합니다. 세 번째 아뉴스데이는 텅빈 효과를 내었던 앞의 두 번과는 다릅니다. 공간을 소리로 가득 메우며, 불협화음도 강도가 훨씬 심해집니다. 다시 처음 분위기로 돌아와 “dona nobis pacem"을 마친 후, pacem에서는 곡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성 작법이 나타납니다. pacem의 ”pa" 한 음절에 무려 14개의 음을 배치하는 긴 melisma로 화려한 주제로 시작하고, 주제와 응답, 대선율이 어우러지는 정통 대위법이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마지막 종지에서는 2박과 3박의 복합박자를 비롯한 화려한 기법으로 마칩니다.
작곡자 주요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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