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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산가톨릭대학교 음악교육원 강의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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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병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4-09-04 조회수867 추천수6 반대(0) 신고

나는 8/27-29 사흘에 걸쳐 부산가톨릭대학교 음악교육원 여름학교에서 11시간의

강의를 하고 돌아왔다. 내 강의는 전례음악에 연관된 서양음악사, 두차례에 걸쳐

열렸던 공의회의 개최 배경 및 그 결과와 미사곡, 모텟트 등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파견미사의 성가들을 준비하는 형태로 진행 되었다. 여름학교는 원장을 위시하여

교수, 교직원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훌륭하게 기획되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직접 관계자가 아닌 부산교구의 원로 음악가 뿐 아니라 마산,

울산 등지를 위시하여 멀리 서울에서도 이 여름학교에 참가한 가톨릭 음악인들이

많았었던 점이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세시간 연속강의 동안에도 조금도 흐트러

짐이 없이 반짝이는 눈으로 열중했고 수준 높은 질문을 많이 받을수록 나는 행복함

을 느꼈다. 나는 강단의 오랜 경험을 돌이켜 볼 만큼 값진 보람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싸움과 반목으로 얼룩진 서울교구, 대구교구, 인천교구 등과 그 비슷한 과정을 답습

하려는 준비과정에 있는 대부분의 교구들, 청주교구의 어처구니 없는 음악감독

사건, 이런 모든 모순과 비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관심밖의 일인지 전연 입을 열지

않는 교구장님 등, 입에 올리기 처참하고 창피한 우리 교회음악의 현상을 통탄한다.

전문 음악가들은 사제의 권위로 포장된 사이비 음악가들의 횡포로 교회를 떠나거나

수수방관하는 입장으로 내 몰리고, 더 윗 분께서는 줄을 잘 선 이들에 가려져 이

비참한 현실을 보고 듣지 못하니 이토록 딱한 일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참으로 아깝구나 우리 교회를 떠난 음악가들! 1950-60년대에 우리나라 대표적

음악가의 95%가 넘는 숫자가 교우였으나 지금은 2% 정도도 되지 않으니 이를

어쩔꼬. 교회 안에서 검증되지 않은 저질 음악들을 마구 좋다고 하는 사제분들의

폭거, 신부수업 과정에서 낙마한 이에게 베푸는 선후배들의 동정심이 빚어내는

엄청난 과오를 오늘이 지난 후에 누가 그 책임을 질 것인가? 생활성가라고 장르를

규정했는데 왜 버젓이 전례에 사용되고 있는가? 고소를 금할 길이 없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난장판이 오늘날 우리 교회음악의 현상이다.

나는 미동이나마 부산교구의 잔잔한 물결이 늘 그렇게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서서히

모든 교구에 퍼지고, 그래서 온 나라가 화합하여 양질의, 전통을 존중할줄 아는 전례

문화를 이룩하기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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