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정준영선생의 '초보성가대원 프로 만들기'를 읽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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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남진 | 작성일2006-08-28 | 조회수1,027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성가대에 누가 새로 들어온다면 어떻게 할까? 친절한 형제 자매들이 꾸준히 반겨주고 옆에서 1:1로 멘토가 되어 이끌어 준다면 그는 성가대 활동을 해 잘 나갈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중간에 성가대를 떠난다. 모두들 바쁘다는 핑게로 곁을 주지않고 알아서 잘해가겠거니 하고 내버려두기 때문이리라.
"천주교회는 차갑다"는 소리를 듣는다. "성가대 역시도 차갑다"는 소리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속에서 오늘도 성가대에는 새로운 형제 자매들이 들어온다.
신입 성가단원이 들어 왔을때 , 그가 잘 적응하고 보람을 느끼도록 도와 줄 수가 없을까?
만약에 이런 생각을 가진 분이 있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역삼동 성당 교중미사 성가대 지휘자인 정준영 스테파노선생이 낸 '초보성가대원 프로 만들기'란 책이다(가톨릭출판사 발행 값 6천원). 이 책은 성가대원을 위한 입문서이자 , 나름대로 관록을 쌓아온 기존 성가대원들도 한번쯤 초심으로 돌아가서 읽어볼만한 책이다.
정준영선생은 현재 우리성가대 지휘자이다. 나는 5~6년전에 가톨릭굿뉴스 성가게시판에 정선생이 활발하게 글을 올릴때 글로서 먼저 그를 알았다. 그때 그는 성가 게시판에 성가대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실질적인 글들을 많이 올려서 나는 그 글들을 중요한 '사랑의 나눔' 이라고 생각하며 몇개는 프린트까지 해서 읽기도 했다.
당시 그는 성악 전공자나 지휘자의 높은 자리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성가대원과 같은 눈높이로 내려와 친절하게 글을 써서 성가와 발성등에 대한 이해를 높여 주었던 것이다.
그 후에 몇곳의 음악회 관람에서 뛰어난 미성의 테너로 환호와 박수를 받는 그가 가톨릭성가게시판의 활발한 필자임을 알았고, 요즘은 직접 지도를 받는 지휘자와 성가대원 사이가 되었다.
이번에 나온 책에는 처음 성가대에 들어왔을때 '자리를 잘 잡아라'(자신의 목소리를 잘 알고 파트를 잘 골라 앉으라는 뜻), 연필을 꼭 잡고('성가대원의 필수품'이라 꼽음), 열번 듣고 한번 부르기(가사를 들어 충분히 내용을 새긴후 부르라는 뜻)등 아주 쉬운 , 넌센스이다 싶은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서 책을 읽기 쉽게한다.
또 성가대에서 미움 받는 일곱가지 방법, 겨울철 성가대원 목소리 관리법, 축구와 성가대의공통점, 성가대의 여름나기, 성가 부를 때 복식 호흡하기, 집에서 혼자 발성 연습하기등의 글이 유니크한 문체로 실려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성악 공부를 하면서 보았던 카를로 베르곤지나 주세페 디 스테파노 같은 성악가들이 70이 넘어서도 음악회를 하는 모습에서 느낀 성악가의 정년과, 성가대원의 정년을 연결 지으며 프로성가대로서 장수하는 길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그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라" 이다.
밀라노 한인천주교회의 성가대원들 30명이 1990년대의 어느날 , 프랑스의 한 수녀원의 허원식에서 성가를 했다 한다. 그 성가대는 이탈리아에 유학간 음악 전공 학생들이 많은 노래 잘 하는 성가대로 유럽에서도 유명했다고 한다. 얼마나 노래를 잘 했겠는가? 그런데 행사가 끝나고 수녀님 3명이 답가를 부르는데 그 소리가 너무나 아름답고 순수해 노래를 한 자신들이 부끄러워했다는 경험담이다.
또한 음대시절, 음대 선후배 커플의 결혼식에서 성악과생 40명이 축하 노래를 한바탕 하고 났는데 시골에서 올라온 또다른 5~6명의 신랑친구들이 부르는 CCM풍의 노래에 신랑, 신부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 졌다" 고 느꼈다는 솔직한 글들이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정선생은 이 책에서 성가는 목소리로만 하는 것이 아닌, " 마음으로 노래하는 성가"가 되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초보에서 프로까지, 전례성가에 봉사하는 누구나가 끝까지 놓치지 않고 가야 할 성가대의 기본 정신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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