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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보성가대원 프로만들기 두번째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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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2 조회수1,189 추천수3 반대(0) 신고

벌써 마지막이네요.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긴 내 자리 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성가대 석에서 미사를 드리다 보니 이젠 성가대 석이 아니면 미사를 드려도 좀 어색하고  내 자리가 아닌 것  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저 같은 경험이 없으신지 모르겠어요.

 

유학생활 중에 주일 미사마다 성가대에서 노래 부르며 미사를 봤는데,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부부가 다 성가대였고 아이 때문에 한 사람은 성가대에 못 서게 되었지요. 그런데 집은 밀라노에서도 조금은 외곽에 있었고 성당은 시내에 있었는데 그 곳이 교통이 별로 안 좋은 관계로 자가용이 없으면 참 불편한 곳이었어요.


주일마다 성가대는 미사 시작 2시간 전에 모여 연습을 했고 부부가 같이 간난 아이를 데리고 2시간 전에 오면 한 사람은 아이와 함께 성가 연습시간 동안 밖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성가대에 양해를 구하고 아이가 조금 만 더 클 때까지 몇 달만 쉬겠다고 말씀을 드렸지요.
그래서 미사 시간에 맞춰 아이와 함께 성당에 오는 생활을 몇 달 했습니다. 미사는 당연히 성가대 석이 아니고 1층 교우 석에서 드렸지요.

 

항상 성가대 석에서 노래하며 미사를 드릴 때는 “한번만이라도 성가대에서 노래 안하고 밑에서 미사를 보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해 본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면 기도도 더 잘할 수 있을 꺼 같고, 묵상도 하고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될 꺼라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사 보는 내내 이 자리가 내자리 같지 않고 왠지 불편한 것이었습니다.  기도도 더 많이 했고 묵상 할 수 있는 내 시간도 많았는데도 마음이 2층 성가대에 가 있었습니다.
창 미사 때도 교우들과 함께 부르는 부분이 더 어색하고 2층에서 들려오는 성가대 부분을 자꾸 따라 부르게 되고…


그렇습니다.  저는 이미 성가대에 중독(?)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항상 함께 할 때는 잘 모르다가 떨어져 있어보니까 그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그런 현상이었습니다.

성가대에서 오랜 시간 동안 노래를 하신 고참 단원들께서도 그 수많은 시간들 중에 한 두 번은 저처럼 성가대 석 이 아닌 교우 석에서 미사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신적이 있으실 꺼라 생각됩니다. 노래하는 것도 싫어 질 수가 있고 아니면 같이 노래하는 다른 단원이나 지휘자가 미워 질 수도 있어서 “그냥 기도 열심히 하고 묵상 열심히 하게 성가대를 그만 두고 미사나 열심히 보면 되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게 되신다면 성가대 석이 아닌 교우 석에서 한 두 번 미사를 드리시라고 말씀 드립니다.


그 결과, 성가대에서 노래하며 미사를 참여할 때보다 더 마음이 편안하다면 별수없지만  혹시라도 미사 드리는 내내 저처럼 마음이 불편하고 성가대 석쪽으로 자꾸 마음이 가신다면 그 주부터 라도 성가대로 다시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성가대의 바로 그 자리가 우리들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프로 성가대원 여러분!!
성가대…..여긴 내 자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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