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리]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6: 카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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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2-07-01 | 조회수5,582 | 추천수2 | |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6) 카나 갈릴래아 지방의 카나는 요한 복음서에서만 언급이 되는 장소이다. 이곳은 예수님이 어느 혼인 잔치에 참석하시어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기적을 행하신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요한 복음서에는 카나의 자세한 지형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래서 카나의 정확한 위치에 대하여는 많은 논란이 있다. 위치와 지형 갈릴래아 지방에는 요한 복음서에서 언급된 카나에 해당할 수 있는 장소가 세 군데 있는데, 카프르 칸나(Kafr Kanna), 아인 카나(Ain Qana), 그리고 키르벳 카나(Khirbet Qana)이다. 첫째, 오늘날의 카프르 칸나는 어원적으로 “지붕의 마을”이라는 의미를 가진 곳이다. 이것은 케프르 켄나(Kefr Kenna)로도 불리는데 나자렛에서 북동쪽으로 5km 가량 떨어진 아랍인들의 마을이다. 이곳은 나자렛에서 티베리아스와 카파르나움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17세기경부터 성지순례자들은 이곳을 복음서의 카나로 여기고 순례하기 시작하였다. 둘째, 아인 카나, 즉 카나의 샘은 나자렛에서 약 북쪽으로 1.5km 떨어진 곳에 있다. 셋째, 키르벳 카나는 나자렛에서 북쪽으로 14km 가량 떨어진 곳인데, 고대 거주지의 폐허로서 오늘날에는 더 이상 사람이 살지는 않는다. 이곳은 벳 네토파 계곡(Beth Netofa valley)의 북쪽에 있는 제벨 카나(Jebel Qana), 즉 카나 산의 나지막한 언덕에 위치한다. 많은 고고학자들은 키르벳 카나를 복음서의 카나와 동일시한다. 왜냐하면 고고학적 발굴의 결과 예수님 당시의 토기와 동전 등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명인 카나는 “갈대”를 의미하는데 키르벳 카나에는 갈대가 많은 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구약성경의 카나 여호 16,8; 17,9에는 카나 천(Wadi Kanah)이 언급된다. 이 개천은 에프라임 지파와 므나쎄 지파의 경계선에 위치하는데 그리짐 산에서 시작하여 야르콘 강의 지류를 형성하며 지중해로 흐른다. 따라서 카나 천은 갈릴래아 지방이 아니라 사마리아 지방에 있다. 여호 19,28에는 아세르 지파의 영토 중에서 카나(Kanah)가 언급된다. 그러나 이곳은 티로(Tyre)의 남동쪽에 위치하며 갈릴래아 지방이 아니라 현재의 레바논에 위치한다. 신약성경의 카나 갈릴래아의 카나라는 지명은 신약성경에서 네 번 언급되는데, 요한 2,1.11; 4,46; 21,2에서이다. 특히 이곳은 예수님의 첫 번째와 두 번째 표지와 관련이 있다. 요한 2,1~11에 따르면 카나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예수님은 어머니와 제자들과 함께 초대를 받으셨다. 유다인들의 혼인잔치는 7일 동안 계속되는데 음식과 포도주를 즐기는 축제의 자리였다. 그런데 이 혼인잔치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포도주가 떨어지는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어머니의 청을 들으신 예수님은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에 물을 채우게 하신 다음 그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다. 이와 같이 포도주가 떨어져 파국의 위기에 처한 혼인잔치에 예수님은 놀라운 선물을 제공하셔서 잔치의 기쁨을 되살리셨다. 여기서 정결례에 쓰는 물독의 물은 옛 계약을 상징하고, 그 물이 포도주로 바뀐 것은 새로운 메시아 시대의 풍요로운 선물을 가리킨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첫 번째 표징이다. 그후 요한 2,12은 예수님이 카파르나움으로 내려 가셨다고 하는데, 여기서 우리는 카나와 카파르나움 사이에 길이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갈릴래아의 카나는 요한 4,46~54에서 다시 언급된다. 예수님이 카나로 가셨는데 왕실 관리가 와서 카파르나움에 있는 그의 아들을 고쳐 주십사 청하였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왕실 관리가 카파르나움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그의 아들이 살아났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것이 예수님의 두 번째 표징이다. 요한 복음서에서는 예수님이 행하신 놀라운 일을 단순히 기적이라 하지 않고 표징이라 한다. 그 이유는 예수님의 그 일이 다른 어떤 실재를 가리키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요한 복음서의 전반부(2~12장)를 “표징들의 책”이라 하고 일곱 표징 이야기가 서술되는데, 첫 번째 표징과 두 번째 표징이 모두 갈릴래아의 카나를 그 공간적인 배경으로 한다. 요한 21장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 요한 21,2의 명단에 따르면 그 제자들은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 갈릴래아 카나 출신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등이다. 여기에서 나타나엘의 고향은 갈릴래아의 카나로 소개된다. 요세푸스의 카나 요세푸스는 자신의 자서전적 작품인 『생애』 86에서 잠시 동안 갈릴래아의 카나라는 마을에 살았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카나의 정확한 위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다. 중요 순례 장소 오늘날의 카프르 칸나에는 요한 복음서에서 언급된 갈릴래아의 카나와 관련이 있는 여러 순례 장소가 있다. ① 혼인잔치 기념 성당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1879년에 요한 2장의 혼인잔치가 열렸다고 전해지는 곳의 부지를 매입하여 1883년에 기념 성당을 건축하였다. 성당 지하에는 큰 돌로 된 물독이 있는데 라틴어로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다.”(요한 2,6)가 새겨져 있다. 이 기념 성당을 찾는 세계 각국의 순례자들은 카나의 혼인잔치를 기억하며 부부 혼인 갱신식을 거행하기도 한다. ② 나타나엘 기념 성당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혼인잔치 기념 성당 부근에는 요한 21,2에서 언급된 나타나엘을 기념하는 성당이 같은 수도회에 의해 세워졌다. ③ 그리스 정교회 성당 카프르 칸나에는 그리스 정교회의 기념 성당이 있다. 이 성당은 가톨릭의 혼인잔치 기념 성당보다 훨씬 앞선 시기인 1566년에 세워졌다. 이 성당 내부에는 예수님의 기적과 관련있다는 고대 돌 물독이 있고 성당 벽에는 1894년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혼인잔치 그림이 있다. ④ 유다인 회당 고고학적인 발굴의 결과 기원후 5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다인들의 회당 터가 발견되었다. *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성서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 고고학연구소에서 성서학박사학위(S.S.D.)를 취득하였고,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월간빛, 2012년 6월호, 송창현 미카엘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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