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 속의 인물: 바알과 아세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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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2-10-05 | 조회수8,783 | 추천수1 | |
[성경 속의 인물] 바알과 아세라 바알(Baal)은 셈족이 쓰던 보통명사로 ‘주인’ 또는 ‘소유자’를 뜻한다. 이 단어는 여러 용도로 쓰였다. 예컨대 ‘손발’의 바알(주인)은 손과 발을 가진 ‘생물’이고 화살의 바알(주인)은 활을 쏘는 사람이다. 가축의 바알이라면 가축을 부리는 사람이 된다.
종교적 의미도 마찬가지다. 특정 장소나 물체에는 소유주인 ‘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신’을 바알이라 불렀다. 그러니까 바알은 여럿이 있는 셈이다. 바알의 복수형은 ‘바알림’이다. 이중에서도 ‘비와 이슬’을 주관하는 바알을 ‘대표’격으로 여겼다. 땅을 경작하기 위해서는 비와 이슬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바알이 농사를 주관한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땅의 주인’이란 별칭을 붙였고 ‘농경신’으로 받들었다. 초기 이스라엘에서는 ‘바알’이란 단어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판관 기드온은 ‘여루빠알’이란 애칭을 얻었고(판관 6,32) 사울도 자신의 아들에게 ‘에스바알’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1역대 8,33). 바알종교는 멀리했지만 ‘바알’이라는 단어는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왕국 분열 이후부터 바알이란 단어는 우상을 뜻하는 말로 굳어지기 시작한다. 북 이스라엘의 7번째 임금이었던 ‘아합’은 페니키아의 공주였던 ‘이제벨’과 정략혼인을 한다. 그녀는 열렬한 바알 숭배자였다. 이스라엘 왕궁으로 시집오자 억척스럽게 바알신앙을 심으려 했다. 그러자 예언자들은 완강히 저항한다. 엘리야 예언자와 ‘바알 사제’들이 벌였던 ‘카르멜 산’의 대결은 이때 일어난 사건이다(1열왕 18장). 이후부터 바알이라는 단어는 ‘기피단어’가 된다. 원래 가나안의 ‘최고신’은 ‘엘’(El)이며 ‘아세라’(Asherah)는 그 부인으로 다산과 풍요의 여신이었다. 바알은 둘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가나안의 종교의식에서는 엘의 역할을 바알이 한다. 그리고 바알의 짝으로 ‘아세라’가 등장한다. 바알 아내로서의 아세라는 보통 ‘바알라트’라고 부른다. 바알라트는 셈어로 ‘부인’이란 뜻이다. 후대에 와서는 두 이름을 혼용해서 불렀다. 아무튼 가나안 사람들은 바알이 기후변화를 일으켜 풍성한 수확을 준다고 믿었다. 그들은 높은 곳에 제단을 쌓고 바알신상을 세웠다. 이스라엘에게는 우상숭배였다. 한편 그들의 종교의식에는 남녀 사제들의 성적인 행위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역시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바알신앙과의 대립은 바빌론 유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도 바알을 농경신으로 숭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2009년 11월 8일 연중 제32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호계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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