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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신정이든 왕정이든 성공할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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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3 조회수2,619 추천수1

[성경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신정이든 왕정이든 성공할 길은?



임금 제도를 주님께서 원하셨습니까?


임금 중심 정치체제, 곧 왕정제도가 하느님의 뜻이었을까요? 사무엘기를 보면 한편으로는 왕정제도가 그분의 선물로 보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왕정제도는 하느님께 대한 반역행위로 나옵니다. 본디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이스라엘에게는 하느님을 모시고 그분 말씀에 순종하는 신정(神政)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신명기계 역사가는 이 두 번째 주장, 곧 왕정제도 도입을 하느님 뜻에 역행하는 행위로 보는 것 같습니다.


왕정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장면은?


왕정의 긍정적 평가는 이스라엘의 첫 임금 사울에게서 엿볼 수 있습니다. “사울이 오기 하루 전에 주님께서는 사무엘의 귀를 열어주시며 말씀하셨다. ‘내일 이맘때에 벤야민 땅에서 온 사람을 너에게 보낼 터이니, 그에게 기름을 부어 내 백성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워라. 그가 내 백성을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서 구해 낼 것이다. 나는 내 백성이 고생하는 것을 보았고, 그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사무엘이 사울을 보는 순간,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이, 내가 너에게 말한 바로 그 사람이다. 이 사람이 내 백성을 다스릴 것이다.”(1사무 9,15-17)


사무엘이 사울에게 한 역할은?


사무엘은 주님의 뜻에 따라 사울에게 기름 부어 이스라엘의 첫 임금으로 세웁니다. “사무엘은 기름병을 가져다가, 사울의 머리에 붓고 입을 맞춘 다음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당신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그분의 소유인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우셨소.”(1사무 10,1)


사울 임금이 우뚝 서게 된 계기는?


사울은 임금이 되어 아들 요나탄과 함께 필리스티아인들을 물리치며 전쟁영웅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왕권을 차지하고 나서, 사방에 있는 모든 원수들, 곧 모압과 암몬 자손들과 에돔, 초바 임금들과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웠다. 그리고 그는 어느 쪽으로 가든지 그들을 패배시켰다. 그는 아말렉도 용감하게 쳐부수어 이스라엘을 약탈자들의 손에서 빼내었다.”(1사무 14,47-48) 이러한 승리는 임금을 중심으로 한 왕정제도 아래서 힘을 발휘합니다. 당시 상황에서 외부 침입을 단번에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힘과 전쟁에서의 승리는 바로 이 왕정제도 아래서 쉽게 이룰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왕정제도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장면은?


이스라엘 안에서는 본디 하느님 자신이 그들의 임금님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사무엘의 다음 연설에서 잘 드러납니다. “......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임금이신데도 나에게, ‘안되겠습니다. 아무래도 임금이 우리를 다스려야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였소. 자, 여러분이 요구하여 뽑은 임금이 여기 있소.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임금을 세워주셨소. 만일 여러분이 주님을 경외하여 그분을 섬기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며 주님의 명령을 거역하지 않으면, 여러분뿐 아니라 여러분을 다스리는 임금도 주 여러분의 말씀을 따르게 될 것이오. 그러나 여러분이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주님의 명령을 거역하면, 주님의 손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임금을 치실 것이오.”(1사무 12,12-15) 이와 같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왕정제도가 애초부터 하느님 뜻을 거역하는 행위였음을 사무엘의 다음 연설이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특히 다음 구절은 왕정제도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임금을 요구한 일이 주님 보시기에 얼마나 커다란 악인지 깨달으십시오.”(1사무 12,17)


왕정제도 안에도 희망이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사무엘은 단 한 가지 조건을 내세웁니다. “만일 여러분이 주님을 경외하여 그분을 섬기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며 주님의 명령을 거역하지 않으면”(1사무 12,14) 왕정제도 안에서도 이스라엘은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충언입니다.


왕권이 사울로부터 다윗에게로 옮겨갔다는 말씀은?


그 말씀은 사무엘에게 하시는 주님 말씀 안에서 뚜렷해집니다. “너는 언제까지나 이렇게 슬퍼하고만 있을 셈이냐? 나는 이미 사울을 이스라엘의 임금 자리에서 밀어냈다. 그러니 기름을 뿔에 채워가지고 가거라. 내가 너를 베들레헴 사람 이사이에게 보낸다. 내가 친히 그의 아들 가운데에서 임금이 될 사람을 하나 보아두었다.”(1사무 16,1) 주님 자비의 손길이 다윗 위에 내렸음을 알아챈 사울의 입장을 다음 구절이 대변해줍니다. “사울은 주님께서 다윗과 함께 계시며 자기에게서 돌아서셨기 때문에 다윗을 두려워하였다.”(1사무 18,12)


다윗이 기름부음 받는 장면은?


다윗은 형들 일곱을 뒤로 하고 기름부음 받습니다. “이렇게 이사이가 아들 일곱을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사이에게 ‘이들 가운데에는 주님께서 뽑으신 이가 없소.’ 하였다.”(1사무 16,10; 1역대 2,15에서는 다윗이 여덟 번째가 아니라 일곱 번째 아들로 소개된다.) 이사이가 여덟 번째 막내를 데려오자, “주님께서 ‘바로 이 아이다. 일어나 이 아이에게 기름을 부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사무엘은 기름이 담긴 뿔을 들고 형들 한가운데에서 그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님의 영이 다윗에게 들이닥쳐 그날부터 줄곧 그에게 머물렀다.”(1사무 16,12-13)


다윗은 어떻게 왕궁에 들어갑니까?


다윗은 먼저 악령에 시달리는 사울 임금을 치유해줄 악사로 선발되어 입궐합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영이 사울에게 내릴 때마다, 다윗은 비파를 손에 들고 탔다. 그러면 악령이 물러가고, 사울은 회복되어 편해졌다.”(1사무 16,23)


다윗이 입궐하는 또 다른 이유를 든다면?


다윗은 온 이스라엘 군대를 벌벌 떨게 했던 필리스티아인들의 거인 장수 골리앗을 단숨에 무찌른 전쟁영웅으로 사울 왕궁에 들어가 늘 승리를 안겨다 줍니다. “다윗은 사울이 보내는 곳마다 출전하여 승리하였다. 그래서 사울은 그에게 군인들을 통솔하는 직책을 맡겼다. 이 일이 온 백성은 물론 사울의 신하들이 보기에도 좋았다.”(1사무 18,5)


사울 임금 시대는 왜 막을 내립니까?


사울 임금의 질투로 늘 쫓기는 삶속에서도 다윗은 언제나 주님 영의 도우심을 입습니다. 사울은 백성으로부터도 버림받습니다. 백성들은 춤추며 노래합니다. “사울은 수천을 치셨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1사무 18,7ㄴ= 21,12ㄴ= 29,5ㄴ).

다윗은 사울 임금의 치유자요 구원자가 되는데 반해, 사울은 이스라엘 민족의 스승이요 지도자인 사무엘로부터도 버림받습니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그 자신이 버림받게 된 이유를 설명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 바치는 것을 주님께서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까...... 임금님이 주님의 말씀을 배척하셨기에 주님께서도 임금님을 왕위에서 배척하셨습니다.”(1사무 15,22-23). 사무엘은 거듭 말합니다. “임금님이 주님의 말씀을 배척하셨기에, 주님께서도 임금님을 이스라엘의 왕위에 머무르시지 못하도록 배척하셨습니다.”(1사무 15,26) “(죽은 사무엘의 영이) 말하였다. ‘주님께서 이미 너를 떠나 네 원수가 되셨는데 어쩌자고 나에게 묻느냐? 주님께서는 나를 통하여 말씀하신 그대로 너에게 하시어, 이미 이 나라를 네 손에서 빼앗아 네 이웃 다윗에게 주셨다.’”(1사무 28,16-17)


신명기 역사가에게 다윗은 누구였습니까?


다윗 임금에 대한 그들의 평가를 들어봅니다. “다윗은 세력이 점점 커졌다. 주 만군의 하느님께서 그와 함께 계셨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다윗은 주님께서 자기를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튼튼히 세우시고, 당신 백성 이스라엘을 위하여 자기 왕권을 높여 주신 것을 알게 되었다.”(2사무 5,10.12)

다윗은 놀라운 능력으로 끊임없이 찾아드는 침략에 맞서 늘 승리하는 영웅으로 우뚝 섭니다. 그가 지닌 여러 가지 재능, 용기, 행운 등은 다 주님께로부터 받은 은총 덕분이었습니다. 다윗 임금 자신이 곧 주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내려주신 놀라운 선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구약 전체를 통틀어 보아도 다윗 임금 시절의 영화는 또 다시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약 역사가들의 눈에 다윗 임금은 점차로 이스라엘 모든 임금들의 모범이요 전형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드디어 온 인류에게 구원을 가져다줄 메시아가 다윗의 후손에서 나오리라는 기대가 싹터 자리 잡습니다(2사무 7,1-17 참조).


사울, 다윗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꼽는다면?


신정 체제를 택하든 왕정 제도를 택하든 주님 말씀에 중심을 두지 않는 정치는 야훼 하느님을 배반하는 것이므로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교훈입니다. 숱한 전쟁을 치르며 주변을 정리하여 통일 이스라엘을 이루었던 다윗 임금은 솔로몬에게 유언합니다. “나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 주 네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 그분의 길을 걸으며, 또 모세 법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의 규정과 계명, 법규와 증언을 지켜라. 그러면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1열왕 2,2-4)

우리 삶의 중심은 어디에 있습니까?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9월호,
신교선  가브리엘(신부, 인천교구 작전동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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