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성경산책: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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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11-10 | 조회수2,864 | 추천수1 | |
[성경산책 신약]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 쉽사리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테살로니카 교회 신자들 가운데는 세상의 종말에 강박적으로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오로가 보낸 편지, 곧 테살로니카 전서를 받고 난 뒤에도 그들의 상태는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각해졌습니다. 그리스도의 재림에 집착하여 생계 수단을 포기한 채 다른 신자들의 도움에 기대어 살아가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게다가 주님의 날이 이미 왔다고 말하는 거짓 예언이나 바오로의 가짜 편지로 인해 공동체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습니다.(2테살 2,2) 이런 어지러운 상황을 수습할 필요를 절감한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 공동체에 다시 편지를 쓰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테살로니카 후서입니다.
이 편지에서 사도는 주님의 재림과 세상의 종말이 닥치기 전에 반드시 어떤 표징들이 드러날 것이며 아직은 그때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재림이 이미 일어났다는 예언이나 설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도가 말한, 종말이 닥치기 전에 일어날 표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배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무법자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무법자는 자신을 그 어떤 것보다 높이 들어 올리고 신으로 자처하며 하느님의 성전에 자리 잡고 앉습니다.(2테살 2,3-4) 지금은 어떤 것이 무법자를 저지하고 있지만 자기 때가 되면 나타날 것입니다. 그 무법자가 오는 것은 사탄의 작용입니다. 그는 “온갖 힘을 가지고 거짓 표징과 이적을 일으키며 멸망할 자들을 상대로 온갖 불의한 속임수를 쓸 것입니다.”(2테살 2,9-10ㄱ) 무법자의 방해공작이 가능한 이유는, 사람들이 진리를 사랑하는 것도 구원받는 것도 거부하였기 때문입니다.(2테살 2,10ㄴ) 사람들이 진리와 구원을 거부하지 않는다면 무법자의 온갖 사악한 시도들이 수포로 돌아가리라는 뜻입니다. 결국 무법자의 계획을 성공시키고 실패시키는 일은 사람들의 선택에 달려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무법자를 결정적으로 멸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곧, 주님께서 “당신의 입김으로 그자를 멸하시고 당신 재림의 광채로 그자를 없애 버리실 것입니다.”(2테살 2,8)
거짓 예언을 조심하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사실 세기가 바뀔 때마다 세상의 종말에 관한 예언들이 넘쳐났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경계하라고 했던 종말의 징표들도 언제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시대건 배교자가 있었으며 자신을 하느님 자리에 앉혀 놓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조차 자신을, 아니면 돈이나 명예를 하느님 위에 두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주님을 뵙게 될 날, 혹은 온 인류가 함께 주님의 재림을 맞게 될 그날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마음이 쉽게 흔들리고 불안해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이 언제이건 지금 ‘좋은 일과 좋은 말’(2테살 2,17)로 잘 살아가는 것, 그리고 하느님 자리에 다른 어느 누구도, 다른 그 무엇도 앉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오로 사도가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요?
[2014년 11월 9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서울주보 4면, 송혜경 박사(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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