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길지 않은 소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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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대열 | 작성일2006-07-08 | 조회수2,641 | 추천수8 | 반대(0) |
안녕하십니까? 얼떨결에 폐인 성경쓰기에 발을 들여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 마무리를 보았습니다. 이전에도 성서를 완타한 적이 있었기에 특별히 참가할 의향이 솟구친다던가 꼭 하고 싶다던가 하는 마음은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필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성서가 새롭게 개편된 성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어떤 식으로 개편이 되었는가 하는 마음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이 성서들을 접하면서 솔직이 마음이 그리 유쾌하지 못했습니다. 이 성서의 개편 배경이나 작업자들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어느 분을 통해서 자료를 통해 알아보기도 하였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이유는 번역이 사실 많이 투박했고, 단어 선택도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모세오경에서 기억에 남는 단어는 "쳐 죽이다"라는 말일 정도로 거칠어 보이는 단어 선정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영어, 일본어 번역본과 비교를 하면서 보기까지 하였습니다. 신자 아닌 이들이 기본적인 이해없이 처음으로 성서를 대하게 될 때, 너무 살벌하고 잡스러운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가 부각되고 각인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생겨났습니다.
번역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의도가 자연스럽게 읽는 이의 언어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마치 글을 쓴 이가 글을 읽는 이의 언어로 말하듯이 말입니다.
문법감수를 하신 분들의 성함을 보니, 연로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그러다보니 현재 거의 사용하지 않는 어휘들이 많이 나옴도 느꼈습니다. 저 역시 국어사전을 들여다보면서 한국말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직역은 신학생들이나 성서신학자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문법적인 부분 역시 지금까지 익숙해졌던 부분과 많이 달랐던 점도 있었구요.(이 부분은 적지 않게 손가락 움직임에 방해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아직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듯한 한국문법의 비애를 느끼는 듯 했습니다. 힘있는 입김 가지고 있는 분들이 교체될 때마다 문법세계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하는 뭐 그런 느낌이지요. 이 성서가 새로 나오면서 생겨날 경제적 손실도 생각 안할 수 없었구요. 이렇게 바뀐 성서가 기존의 성서를 확실하게 넘어서는 그 어떤 좋은 점이 부각될 수 있다면 다소의 불편한 심경을 감수할만도 하지만, 그리 눈에 띄지를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수고하신 분들께 죄송한 말만 드리게 되었네요. 하지만 이러한 느낌도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사실 칭찬을 잘하는 성격이거든요.)
하여간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습니다. 사목일선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그리 여유가 있는 시간들이 아니었지만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두들겨 보았습니다. 성서묵상도 되었구요.
아뭏든 이러한 기회를 주신 굿뉴스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아마도 세계 유일의 가톨릭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말 대단한 작업을 해주신 관계자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경주아닌 경주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도 각자 얻게 되는 보물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마무리에 대한 소감을 조금은 어둡게 한 듯 하지만, 그냥 이런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내니 기분이 좋네요. 이제는 소홀히 하였던 일에 집중을 해야겠네요.
읽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 드립니다.
김대열 신부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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