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쓰기 느낌 나누기

제목 <커룹>이 뭔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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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창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27 조회수2,342 추천수3 반대(0)

*구약성경에 나오는 커룹이 무슨 뜻이가하고 여기저기 찾아 보았는데 없더니 왼쪽의 <성경자료실> 난에 해설이 나와서 옮겨 왔습니다. 커룹을 거룹이라고 번역했군요.

 

[성서의 풍속] 계약궤를 지키는 거룹

 

 

(사진설명)
계약궤를 지키는 거룹들, 17세기, 삽화, 영국   자료제공 = 정웅모 신부

 

 

거룹은 아담을 쫓아내신 하느님이 에덴동산의 생명나무로 가는 길을 지키게끔 만드신 존재로 성서에서 처음 나타난다(창세 3,24 참조).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이 현존하는 상징이 되었던 계약궤를 황금 거룹들이 지키는 것으로 언급된다(1열왕 6,23-28 참조). 구약성서에서 거룹은 흔히 사람 얼굴 또는 짐승 얼굴에 날개를 가진 초인적 존재로 묘사된다. 거룹들은 주로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지키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예루살렘 성전에도 높이 4∼5미터나 되는 거대한 거룹상 두 개가 지성소를 지키고 있었다. 하느님이 모세에게 성막을 만들게 했을 때도 거룹의 위치는 항상 지성소 안 계약궤 위였다(탈출 25,20 참조). 이처럼 구약성서에서 거룹들은 하느님을 호위하는 존재들로, 하느님 영광과 신성을 드러낸다. 또한 거룹은 하느님의 전차나 말로서 야훼를 태우고 다니며(시편 18,10 ; 2사무 22,11) 시종으로서 하느님을 모시는 역할을 맡았다.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현존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은 무엇보다도 성막이었다. 요즘으로 말하면 성전에 해당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이 제시하신 설계대로 성막을 만들었다(탈출 25장 참조).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카시아 나무로 증거궤와 제사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순금으로 등잔 일곱 개를 만들어 등잔대 위에 올려놓도록 했다.

 

가장 거룩한 장소인 지성소는 성소 안쪽에 있으며, 거기에는 거룹 모양을 수놓은 휘장이 쳐져 있었다. 그리고 지성소에는 하느님 현존 증거가 되는 계약궤가 있었다. 계약궤를 덮은 속죄판 위에는 마주보고 서 있는 거룹 형상이 있었다(탈출 25,18-20 ; 37,6-9 ; 민수 7,89). 이스라엘 백성들은 계약궤를 하느님의 발판이라 여겼으며, 전례 중에 하느님을 만나고 죄가 사해지는 장소로도 여겼다(레위 16,12-15 참조).

 

그리스도교, 특히 가톨릭에서는 거룹이 지천사(智天使)로 번역되어 천사의 하나로 되어 있다. 그리스도교 미술에서는 거룹을 머리와 날개가 있는 유아나 여성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거룹의 복수형은 케루빔이다. 케루빔은 전례를 담당하는 천사, 하늘 성전을 지키는 천사로 표현되었다. 케루빔은 가톨릭 미사 감사기도문에서도 등장한다. 따라서 거룹은 항상 하느님 영광과 관련있다(에제 10,4 참조). 거룹들과 함께 나타난 주의 영광으로 성전에 주의 영광이 가득 찼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거룹은 주님 재림의 위엄 가운데도 항상 등장한다.

 

가끔 그리스도교 성화상에 대해 우상숭배가 아니냐고 질문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구약시대부터 하느님께서는 강생하신 '말씀'으로 성취된 구원을 상징하는 형상들을 만들도록 명령하시거나 허락하셨다. 예를 들어 구리뱀과 증거의 궤와 거룹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탈출 25,10-22 ; 1열왕 6,23-28 참조). 그래서 787년 니케아에서 열린 제7차 공의회는 당시 극성이던 성화상 파괴주의자들에 맞서 그리스도뿐 아니라 천주의 성모, 천사와 모든 성인의 성화상 공경을 정당화하였다. 그리스도교의 성화상 공경은 우상을 금지하는 첫째 계명에 어긋나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성화 공경은 그 본래의 대상에게 소급되는 것이며, 성화를 공경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성화의 내용을 공경하는 것이지 성화 자체를 공경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교회헌장 67항 참조).

 

따라서 성화에 표하는 공경은 존경을 표하는 공경이지, 하느님께만 드려야 하는 흠숭은 아니다. 따라서 성화를 공경하는 행위는 강생하신 하느님을 알아보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십자고상이나 성모상에 존경을 표하는 동작은 십자고상이나 성모상 자체에 표하는 동작이 아니라 그 성화가 나타내고 있는 분께 드리는 동작이다.


<평화신문, 786호(2004-08-22),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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