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경 이야기: 하느님의 자녀들은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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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12-11 | 조회수2,809 | 추천수0 | |
[성경 이야기] 하느님의 자녀들은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마태 5,44-45).
구약성경에는 원수에게 우호적인 몇몇 본문들이 나옵니다(탈출 23,5; 2열왕 6,22-23; 2역대 28,9-15; 잠언 25,21-22). 이 본문들에서 원수들은 불쌍하거나 힘이 부족하기에, 하느님 백성은 그들을 적대가 아니라 호의로 대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느 본문에서도 원수를 사랑하거나 박해자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박해자들을 위해 기도해주어야 한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마태 5,44; 로마 12,14). 이는 ‘사랑하라.’는 계명이 단순히 무력한 상황의 원수들에게 베푸는 호의가 아니라, 순수한 사랑과 연민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사명임을 알려줍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자신을 박해하는 이를 용서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훌륭한 덕행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바로 박해자를 위해 기도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기도는 하느님께서 그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당신의 영광으로 그들을 축복해 주실 것을 중재하는 것으로서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는 이들이 해야 할 소명입니다(로마 12,14; 1베드 3,9; 사도 7,60; 루카 23,34).
한국 가톨릭교회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 6월 25일을 매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냅니다. 이날 선포되는 복음은 형제를 용서하는 데 있어 일흔일곱 번까지, 곧 무한하게 용서해 주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마태 18,19ㄴ-22 참조). 만약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속의 자녀로 세상의 가치만 추구하는 이들이라면,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기도한다든지, 상대를 향한 용서와 도움에 관해 일절 생각도 언급도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그분의 뜻을 추구하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자녀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박해하는 이들까지도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분열과 반목의 길에서 돌아와 평화적 삶을 지향하고,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질서에 따라 모두가 조화롭게 일치하는 삶을 위해 각자의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2022년 12월 11일(가해)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의정부주보 11면, 이승엽 미카엘 신부(선교사목국 신앙교육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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