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사도행전 읽기14: 사도들의 수난(사도 4,1-31; 5,17-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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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5-01 | 조회수899 | 추천수0 | |
[사도들의 기쁨과 삶을 담은 사도행전 읽기 14] 사도들의 수난(사도 4,1-31; 5,17-42)
사도행전 3장에 나타난 베드로의 치유 행적과 설교는 사두가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유다 최고 의회와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유다 최고 의회를 산헤드린이라고 하는데, 유다인들의 정치, 종교, 사법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지던 의결 기관입니다. 이 최고 의회의 권력은 두 주류, 바리사이파와 사두가이파가 휘어잡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대사제를 중심으로 부판관, 그리고 69명의 평회원을 포함한 총 71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구성원의 숫자는 같은 수로 구성된 이스라엘 원로단(탈출 24,1)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로마는 유다 지역을 다스렸지만, 사형 제도를 제외하고는 그들의 사법 체계를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최고 의회는 명실상부한 유다인들의 최고의 권력 기구였고, 그들에게 대항하거나 미움을 사게 되면 목숨을 보장받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 또한 최고 의회와 대립하였고, 결국 최고 의회는 로마 총독 빌라도를 통해 예수님을 제거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나타나서 예수님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했다고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치면서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최고 의회는 예수님을 죽인 과오에서 비롯되는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사도들을 핍박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복음을 선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통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사도 4,11) 이 선포는 시편 118장 22절을 인용한 것으로, 예수님은 쓸모없이 버려진 돌처럼 유다인들에게 죽임을 당했으나,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부활시키시어 모퉁이의 머릿돌처럼 구원의 도구로 삼으셨다는 선언입니다. 이러한 선언은 유다인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유다인들에게는 율법의 실천만이 구원의 결정적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도들은 그들이 죽인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구원의 방식이 완전히 변화되었고, 부활하신 그분만이 결정적 구원자라고 선포한 것입니다. 최고 의회는 이러한 충격에 사도들을 위협하고 공영 감옥에 가두었던 것입니다.(5,17-18 참조) 그러나 복음 선포는 성령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사도들은 성령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나오게 되었고, 최고 의회는 그들을 다시 붙잡아 매질한 다음, 그냥 내버려 두기로 합니다. 이에 사도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욕을 당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기뻐했다고 합니다.(5,41)
사도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본보기가 됩니다. 우리는 신앙을 통해 고난을 없애고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만, 사도들은 다가오는 고난을, 신앙을 통해 믿음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주님이 겪은 것을 똑같이 겪음으로써 하나 되었다는 믿음의 기쁨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아야 할 것입니다. 고난을 지워버리는 신앙이 아닌 믿음의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신앙입니다.
[2023년 4월 30일(가해)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서울주보 5면, 김덕재 안드레아 신부(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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