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사울과 사무엘의 갈등 2(1사무엘 15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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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11-15 | 조회수366 | 추천수0 | |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사울과 사무엘의 갈등 2(1사무엘 15장)
- 사무엘에게 배척받는 사울, 율리우스 슈노르 폰 카롤스펠트(Julius Schnorr von Carolsfeld, 1794~1872)
우리의 순례 장소는 사울의 고향인 기브아입니다. 기브아는 히브리어로 언덕이나 구릉을 의미하며, 예루살렘에서 베텔로 가는 도로변에 위치한 성읍입니다. 사울이 임금이 되어 다스리던 시절에 기브아는 사울 왕국의 수도였습니다. 사울이 필리스티아인들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와 왕권을 굳혀가던 무렵에 사무엘이 사울을 찾아왔습니다. 하느님께서 사울에게 주신 사명을 전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그것은 과거에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아말렉족에게 보복하기 위해 그들을 완전전멸하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사울은 즉시 군사를 모집하여 보병 이십만과 유다의 장정 일만을 데리고 아말렉 성읍으로 내려가 하윌라에서 수르까지 아말렉족을 쳐서 그들의 임금 아각을 생포하고 나머지 군사는 모두 전멸시켰습니다. 그런데 사울과 그의 군사들은 아말렉의 양떼와 소떼 가운데 최고의 것, 새끼 양들과 그밖에 좋은 것들은 없애지 않고, 쓸모없고 값없는 것만 없애 버렸습니다.
사울의 이런 행위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사무엘 예언자에게 사울을 임금으로 삼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가 주님을 따르지 않고 그분의 말씀을 그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듣고 사무엘 역시 화가 났지만 밤새도록 사울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사울을 만나러 갔습니다. 도중에 사무엘은 어떤 사람을 만나 사울이 카르멜로 가는 도중에 자신의 기념비를 세우고 길갈로 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드디어 사무엘이 사울을 만났을 때, 사울은 주님의 말씀을 다 이행하였다고 보고합니다. 하지만 사무엘은 자신의 귀에 들리는 양과 소의 울음소리는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사울은 군사들이 주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 아말렉의 양떼와 소떼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을 남겨 두었으며, 나머지는 완전전멸하였다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사무엘은 그가 임금답게 행동하지 못하였음을 지적하며, 아말렉족을 완전전멸하라고 명하신 주님의 말씀에 왜 순종하지 않았는지 묻습니다. 그러자 사울은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자신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였으며, 아말렉 임금 아각을 사로잡고 나머지는 모두 없애버렸는데, 군사들이 길갈에서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고 가장 좋은 양과 소만 끌고 왔다고 말합니다. 이에 사무엘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제사드리는 것보다 낫고 말씀을 명심하는 것이 숫양의 굳기름보다 낫다고 선언하면서 주님을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또한 사울이 주님의 말씀을 배척하였기에 주님도 사울을 왕위에서 배척하셨다고 선언합니다. 그제서야 사울은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청합니다. 그는 군사들이 두려워서 주님의 명령을 어겼다고 말합니다. 백성들을 하느님께로 이끌어야 할 임금이 군사들이 두려워서 하느님의 명령을 어긴다는 것은 그에게 지도자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울은 사무엘에게 부디 자신의 죄를 용서하고 함께 가서 주님께 예배드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하지만 사무엘은 거절하고 돌아섭니다. 이때 사울이 사무엘의 겉옷 자락을 붙잡는 바람에 옷자락이 찢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사무엘은 주님께서 이스라엘 왕국을 사울에게서 찢어내어 더 훌륭한 사람에게 줄 것이며, 주님의 뜻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제발 자신의 체면을 세워달라는 사울의 간곡한 부탁으로 사무엘은 그와 함께 갔고, 사울은 주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사무엘은 길갈 성소에서 아각을 난도질하여 죽이고, 라마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죽는 날까지 다시는 사울을 보지 않았지만 사울을 두고 슬퍼하였고, 주님께서도 사울을 임금으로 세우신 일을 후회하셨습니다. 주님의 후회는 ‘마음을 바꾸다, 생각을 돌이키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합니다. 인간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본래 계획이 실패에 부딪칠 때 하느님께서는 구원을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가십니다.
[2023년 11월 12일(가해)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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