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427의 질문에 대한 답변...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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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시몬 | 작성일2002-01-14 | 조회수581 | 추천수0 | 신고 |
님께서 고민하시는 내용을 잘 보았습니다. 우리 신부님들의 심정을 우리가 다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가운데 사제에게서 싫은 소리도 들을 수 있고 설령 그것이 부당한 내용이라 하드래도 다시 한번 새겨 듣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는 지요?
미사는 예수님께서 만찬 때 행하셨던 하느님에 대한 제사를 재현하는 것인 바 신부님들은 예수님을 대신하여 온 정성을 다하여 미사를 드리고 계시는 거룩한 순간인 만큼 우리 신자들이 신부님이 보시기에 눈에 거슬린 어떤 행동이나 소란스러움은 당연히 미사를 그릇치게 하는 방해꾼으로서 죄가 된다고 봅니다.
아마도 님께서 소속하신 성가대에서는 청년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입장하셔서 미리 다음 미사를 준비하시려는 마음으로 자리를 하신 모양입니다. 그러한 모습을 몇번에 걸쳐서 보신 신부님께서는 평소에 거슬리는 마음을 접어 두고 계셨다가 그날은 정말로 화가 나셨던 것이 아닐까요? 거룩한 제사가 어떤 방해로 인하여 정성이 부족했다고 느끼고 계셨을 것입니다. 신부님들이 미사를 드릴 때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라든가, 장난치는 소리, 또는 신자들이 부주의로 왔다 갔다하는 행동 등은 물론이요, 지각해서 늦게 들어오는 신자들을 보게되는 신부님은 마음이 좋지 않게 마련이지요. 신부님은 미사를 드릴 때 만큼은 예수님입니다.
마음이 아프셨다면 사적으로는 직접 신부님께는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고, 그 고통을 해소 하는 차원에서 다른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보십시요. 단체가 고해성사를 보는 경우는 없지 요. 단장님께서 함께 그렇게 하셨다면 그 행위자들을 대표하여 단장님이 대표로 성사를 보시면 해당되는 단원들의 심적인 언잖음이 사라질 수 있을지요? 단원들 중에 그 문제 때문에 특별히 마음이 아픈 단원이 계시다면 그 분도 개별적으로 성사를 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아래에 참고로 올려 드린 예로니모 성인의 말씀과 가톨릭 예화 중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과정이 그려진 글 한토막을 함께 감상하면서 묵상을 통하여 조용히 하느님을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의 일부로 올려 드립니다.
성 예로니모(340 - 420)
"말씀 한마디로 그것을 고칠 수 있는 권능을 가진 스승에게 상처를 보이지도 않고 통회하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그것을 고칠 수 있겠는가?....우리의 죄를 풀고 매는 권한은 주교와 신부의 손에 있다....자세히 들은 후에라야 비로소 풀든지 매든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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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의 제목: 성사
<닐 기유메트>
프랑스의 고도(古都) 리옹에 비탈리스, 마우르, 그리고 히야신스라는 세 친구가 살고 있었다. 세 사람 모두 열심히 하느님을 찾고 있었지만, 아직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절망에 빠진 그들은 리옹을 떠나 유명한 영적 스승인 앤터니 수도원장이 이끄는 수도원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수도원장이 그들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무엇 때문에 수사가 되려 하시오?"
세 친구는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느님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수도원장은 약간 놀라며 되물었다.
"아니, 하느님께서는 리옹에 계시지 않던가요?"
셋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비탈리스가 대답했다.
"아니오. 리옹에는 세상과 그 유혹밖에 없어요. 우리는 거기서는 하느님을 찾지 못했습니다."
수도원장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이해할 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하느님을 찾기 위해 여기까지 온 그대들을 환영하는 바이오. 하지만 그대들이 하느님을 발견했을 때 제대로 그분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적당한 안경을 구해야 하오."
세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그들은 어떤 조건이라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말하는 수도원장 자신은 안경을 쓰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불쑥 그런 질문을 던질 용기는 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마우르가 물었다.
"어디로 가면 그런 안경을 구할 수 있습니까?"
수도원장은 종이 쪽지에 무언가를 적으며 대답했다.
"리옹에 가면 리누스라는 내 친구가 하는 안경점을 찾을 수 있을 거요. 이 쪽지를 가져가서 그 친구에게 보여 주면, 그대들에게 알맞은 안경을 골라 줄 것이오. 그러고 나서도 수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이곳으로 돌아와도 좋소."
그렇게 해서 세 친구는 수도원을 떠나 리옹으로 돌아왔다. 원장이 말한 대로 안경점을 찾을 수 있었고, 그곳의 리누스라는 사람에게 원장의 쪽지를 보여 주었다. 리누스는 많은 가족을 거느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성스러운 노인이었다. 동시에 앤터니 수도원장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신비주의자이기도 했다.
쪽지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이 세 사람의 젊은이는 하느님을 찾고 있소. 그들에게 적당한 안경을 골라 주는 친절을 베풀어 주시오."
"알았어, 알았다구."
리누스 노인은 쪽지를 읽어 본 후 혼자말처럼 중얼거렸다.
"좋아, 친구들, 자네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겠네. 일단 내가 여러 가지 안경을 보여 줄 테니, 그걸 쓰고 내 가게 창문 바깥을 내다보게."
그리고 노인은 길거리가 내다보이는 커다란 유리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적당한 안경을 쓰면 하느님이 보일 걸세.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테니, 초조하게 굴지 말게나."
리누스 노인은 세 젊은이에게 각각 안경을 하나씩 건네 주었다. 각기 다른 색깔이 입힌 안경이었다. 세 사람은 그 안경을 쓰고 가게 유리창을 통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비탈리스가 말했다.
"모든 게 파랗게 보입니다. 하느님이 파란색입니까?"
마우르가 말했다.
"모든 게 초록색으로 보입니다. 하느님이 초록색입니까?"
히아신스가 말했다.
"모든 게 빨간색으로 보입니다. 하느님이 빨간색입니까?"
그러자 리누스 노인은 밝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적당한 안경이 아닌 모양이구먼. 난 하느님이 특별한 색으로 보인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으니 말일세. 그렇다면 이 안경들을 한번 써 보게."
그러고는 다른 안경을 건네 주었다.
세 사람은 각각 물었다.
"하느님은 날씬한 분입니까?"
"하느님은 뚱뚱한 분인가요?"
"하느님은 뒤틀린 분입니까?"
리누스 노인은 다시금 혀를 차며 말했다.
"나는 하느님이 특이하게 생기셨다는 소리도 들어 본 적이 없네. 아무래도 다른 안경을 써 봐야겠군."
노인은 그렇게 말하며 다른 안경을 건네 주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안경을 여러 차례 바꿔 써 보면서, 세 사람은 줄곧 유리창을 통하여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기를 갈망했다.
그 동안 리누스 노인은 손님들을 심심하지 않게 하려는 듯 쉴새없이 중얼거리며 수다를 떨었다.
"나는 안경을 골라 줄 때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생각나곤 한다네. 예를 들면, 어린 참치 한 마리가 제 엄마에게, ’도대체 바다는 어디 있는 거예요? 이야기는 수없이 많이 들었는데 한 번도 보지를 못했어요.’ 하고 말했다는 걸세. 그러자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네. ’어리석은 녀석아, 너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온통 바다란다. 너는 바닷속에 있고, 바다는 네 속에 있는 거지.’"
세 청년은 한쪽 귀로 리누스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열심히 자기에게 맞는 안경을 찾고 있었다.
리누스 노인이 계속 말했다.
"그것뿐이 아닐세. 새끼 독수리가 엄마한테 이렇게 물어 보았다는 이야기도 있지. ’그렇게 지겹도록 이야기만 들은 공기라는 것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예요?’ 그러자 엄마 독수리가 대답했다네. ’어리석은 녀석아, 너를 둘러싸고 있는 게 모두 공기란다. 넌 공기 속에 있고, 공기는 네 속에 있는 거지.’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네. 태아가 자궁한테 물었네. ’그렇게 지겹도록 이야기만 들은 어머니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예요?’ 그러자 자궁이 대답했다네. ’어리석은 녀석아, 너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모두 네 어머니란다. 너는 어머니 속에 있고, 어머니는 네 속에 있는 거지.’ 그 참치나 새끼 독수리, 태아 등은 하나같이 적당한 안경을 갖고 있지 않았던 셈이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안경만 있었으면 자기네 코앞에 무엇이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일세."
그때까지 열 개도 넘는 안경을 써 보았던 세 젊은이는 별다른 성과가 없자 적이 낙담한 상태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리누스 노인이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는 독백이 어쩌면 단순한 늙은이 특유의 혼자말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히려 그들에게 들려 줄 가치가 있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닐까?
여느 때처럼 비탈리스가 제일 먼저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방금 써 본 안경을 벗어 놓으며 말했다.
"존경하는 리누스 영감님. 영감님은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저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시려는 것 같은데. 그게 뭐죠?"
"그래요, 그게 뭡니까?"
나머지 두 사람도 비탈리스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물었다.
노인은 그들이 보여 준 반응에 흐뭇하게 웃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자네들도 적당한 안경을 쓰기만 하면 전에는 하느님을 찾을 수 없었던 곳에서도 하느님을 알아볼 수 있게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세."
히아신스가 흥분한 목소리로 반응을 보였다.
"정말인가요? 그런 곳이 어디인지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안 될까요?"
"음, 예를 들어 그리스도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기억이 나나?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하는 말씀 말일세. 그 말은 우리가 무언가를 필요로 하고 있을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있을 때조차도 하느님은 우리 속에 계신다는 뜻일세. 이것은 정의나 단순히 인간성을 지키기 위한 공공 활동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게. 그렇고말고, 하느님은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계신다네."
마우르가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우리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리누스 영감님. 우리가 가서 하느님을 찾아볼 수 있는 다른 곳들도 있는 건가요?"
"그럼, 얼마든지 있지."
"예를 들면요?"
"크건 작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하느님이 계신다네. 한 잔의 맥주든, 음식이든, 잡담이든, 혹은 다정한 웃음이든 간에, 사람들이 우정의 표시를 나눌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계시지. 예를 들어 그리스도는 혼인 잔치가 벌어지는 가나 같은 곳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으시다네."
리누스 노인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세 젊은이는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또 사람들이 일상적인 노동에 종사하는 동안에도 하느님은 그곳에 계신다네. 하느님은 자연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네. 시편은 물론, 성서 전체가 그런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어. 예수님은 들판에 풀도 옷을 입히시고, 백합꽃을 자라게 하시며, 공중의 새들을 먹이시는 것도 모두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고 계시지 않은가?"
세 젊은이는 이제 안경에 대한 생각, 자기네가 무엇 때문에 리누스 노인의 가게에 찾아왔는지 따위는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리누스 노인은 계속 말을 이었다.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모든 예술 속에서도 하느님을 찾을 수 있네. 하느님은 순수한 아름다움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의 모든 형태는 하느님을 반영한 것이라네. 그런 의미에서라면 하느님은 예술가로서 우리 속에도 계신 셈이지.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고, 우리의 계획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약속을 지키고, 문제를 해결하고, 사물의 질서를 잡을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바로 위대한 창조주이기 때문이라네."
노인이 말을 마치자, 그의 입술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다정한 시선으로 세 명의 젊은이를 바라보았다.
"하느님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매력 속에도 계신다네. 덕분에 우리는 사랑의 의무조차도 기쁨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네."
젊은이들은 웃었다. 하느님을 찾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동안에도 이따금 그들의 정신을 빼앗아 가곤 하는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리누스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바로 그것일세, 젊은이들. 하느님은 그들의 머리칼의 영광이나 그들의 웃음의 장엄함 속에 계신다네."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세 청년은 리누스 노인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비탈리스가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만약 영감님 말씀이 사실이라면―물론 저야 진정으로 그렇게 믿고 있지만 말입니다―왜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하느님을 만나지 못한 겁니까?"
리누스 노인이 대답했다.
"그건 아마 자네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았기 때문일 걸세. 아다시피 우리는 성사적인 세상 속에 살고 있네. 불행히도 우리는 일상 생활의 성사를 산산이 나누어진 조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어. 우리는 그것이 하느님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바로 그것이 하느님을 우리에게 모셔다 주는 수단인데 말일세. 그건 마치 우리가 성찬식 때의 포도주와 빵이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접근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일세."
마우르가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렇게 눈이 멀어 버린 거죠?"
"우리의 이기심이 우리 눈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일세. 우리는 하느님의 피조물을 그 영광스러운 아름다움 속에서 ’관상’하는 대신 그저 ’활용’하려고만 들고 있거든. 마치 파리가 끊임없이 유리창에 머리를 처박는 것처럼, 우리도 그것들을 소유하기 위해 덤벼들고 있단 말일세."
히아신스가 물었다.
"그럼, 우리가 만물 속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언제쯤 알 수 있게 됩니까?"
리누스 노인이 대답했다.
"하느님의 기쁨이 자네들을 일깨울 때가 되겠지. 우리 속에 깃들인 하느님의 기쁨이 우리를 둘러싼 하느님의 기쁨을 인식하기 때문일세. 솔직히 말하면, 연구에 몰두하는 과학자나 재능을 꽃피우는 예술가나 혼란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정치가나 자녀를 키우는 부모나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친구들이나 함께 어울려 노는 어린이들에게도 모두 하느님의 기쁨이 늘 함께하고 있다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하느님의 기쁨이라네."
세 사람은 리누스 노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왠지 기운이 솟는 것을 느꼈다. 위대한 발견이 눈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들은 말없이 리누스 노인의 말을 되뇌어 보았다. 그러나 노인은 다시 사무적인 태도로 돌아가 버렸다. 조그만 서랍을 하나 열더니, 세 개의 안경을 꺼내며 말했다.
"이 안경들은 아주 특별한 것일세. 내 가게에 있는 다른 안경들은 다 써 보았으니, 이제 마지막으로 이것들을 한 번 써 보지 않겠나?"
세 청년은 각자 안경을 쓰고 유리창 바깥을 내다보았다. 그들의 눈에 비친 것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분주한 길거리의 풍경일 뿐이었다. 한 여인이 아기를 가슴에 꼭 끌어안은 채 걸어가고 있었고, 오랜 친구 사이로 보이는 두 남자가 뭐라고 신이 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며, 한 떼의 아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고양이 뒤를 쫓아가고 있었고, 간판장이가 열심히 일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바쁘고 분주한 일상 생활의 단면들이었다.
비탈리스가 소리쳤다.
"그것 참 신기하군! 하느님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
마우르가 말했다.
"나도 지금 하느님을 보고 있는 것 같아."
히아신스도 밝은 목소리로 외쳤다.
나도 마찬가지야."
리누스 노인이 익살맞은 목소리로 말했다.
"음, 좋아. 자네들도 드디어 자신에게 알맞은 안경을 찾은 것 같군. 하지만 그게 자네들에게는 쓸모 없는 물건에 지나지 않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니고 뭔가!"
세 사람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뭐라구요? 왜 이 안경들이 쓸모 없단 말입니까?"
노인은 악의 없이 웃었다.
"왜냐 하면 그것들은 아무 도수도 없는 보통 안경이니까 말일세."
청년들은 비명을 질렀다.
"그럼, 영감님 말씀은…."
"그래, 그 안경을 쓰거나 말거나, 자네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똑같다네."
청년들은 안경을 벗고 다시 유리창 바깥을 내다보았다.
리누스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들은 똑똑히 하느님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바로 어머니와 아기, 두 사람의 노인, 아이들, 간판장이, 그 밖의 모든 것 속에 하느님이 깃들여 있었다.
"이제 알겠나, 친구들? 하느님은 이미 자네들에게 최고의 안경을 주셨다네. 바로 자네들의 눈이 그것일세. 문제는 자네들이 그 안경을 활용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네.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네."
그렇게 해서 비탈리스와 마우르, 그리고 히아신스는 리옹에서 하느님을 발견했다. 결국 그들은 그곳에 정착하여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모든 것을 새롭게』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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