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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가장 큰 기쁨의 축제, 초막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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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7 조회수6,018 추천수0

[성서의 풍속] 가장 큰 기쁨의 축제, 초막절

 

 

"땅의 소출을 거두고 난 다음, 너희는 일곱째 달 보름날부터 이레 동안 주님의 축제를 지내야 한다. 첫날은 안식의 날이고 여드렛날도 안식의 날이다. 첫날 너희는 좋은 나무의 열매와 야자나무의 가지와 무성한 나무의 줄기와 갯버들을 마련하고, 주 너희 하느님 앞에서 이레 동안 즐거워하여라.

 

너희는 해마다 이레 동안 이렇게 주님의 축제를 지내야 한다. 이는 너희가 대대로 지켜야 하는 영원한 규칙으로서, 일곱째 달에 이 축제를 지내야 한다. 너희는 이레 동안 초막에서 지내야 한다.

 

이스라엘에 있는 모든 본토인은 초막에서 지내야 한다. 이는 내가 이스라엘의 자손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고 나올 때, 초막에서 살게 하였던 일을 너희가 대대로 알게 하려는 것이다.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레위 23,39-43; 참조 예레 2,2).

 

초막절은 유월절과 같이 구약에서만 아니라 신약에서도 명문화된 축제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잘 지켜 내려왔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초막절 또는 장막절의 역사적 근거를 광야 생활에 두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탈출해서 광야 생활을 하는 40년 동안 장막에서 살았다. 그들은 그 장막 생활을 하는 중에 나뭇가지를 사용했다. 광야의 더위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장막 지붕을 나뭇가지로 가렸다. 광야에 거주하는 동안 적의 눈에 띄지 않겠다는 은폐 목적도 있었다.

 

또한 올리브나무 가지와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들고, 또 그것이 없을 때는 각종 나뭇가지를 꺾어 들고 흔들며 승리를 기리기 위하여 그 가지들을 장막에 장식하기도 했다(레위 23, 40).

 

이스라엘에서 곡식이나 열매의 첫 소출을 바치는 시기는 오순절로 시작하여 초막절로 끝났다. 본래는 이스라엘의 3대 순례축제 가운데 초막절만이 본격적 순례축제이었다. 히브리어로 '나뭇가지로 만든 안식처'라는 이 축제의 이름처럼 수확을 끝낸 농부들이 이 안식처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물론 이 초막절도 다른 축제처럼 이민족의 풍습에서 유래하고 농경문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초막절은 일년 중 마지막 모임이었다. 가나안 사람들에게 추수절로 통했던 이 축제는 마지막 수확물인 포도와 올리브를 거두어들이는 시기에 지냈다.

 

이 축제는 추수에 대한 감사뿐 아니라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보호하신 하느님의 돌보심을 기념하는 명절이었다. 초막절 축제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야훼 하느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회고했다. 축제는 7일 동안 계속되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 은혜에 감사하는 봉헌물을 가져왔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의 장막 생활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 축제 기간에 오두막이나 또는 푸른 가지로 만든 초막에서 기거하였다. 그들은 7일 동안 먹고 자야 할 초막을 스스로 준비했다. 이 초막들은 길거리나 성전 마당이나 지붕 위에 세워졌다.

 

예루살렘 주위의 언덕과 골짜기에도 잎이 무성한 초막이 만들어졌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선조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것과 광야 생활을 기념하면서 크게 즐거워하였다. 즉 과거 하느님의 구원과 축복과 아울러 조상들의 고난과 덕을 기리면서 자기들이 받은 은혜와 축복을 감사하며 즐겼던 것이다.

 

순례자들은 거룩한 노래와 감사로 이 축제를 경축하였다. 이 축제 전에 대속죄일이 있었는데, 백성은 그들의 죄를 회개한 후 하느님과 화해하게 되었다는 선언을 받았다. 그러므로 축제의 기쁨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예루살렘 성전은 모든 사람에게 기쁨의 축제의 중심이었다.

 

많은 순례자들은 나뭇가지를 흔들면서 합창하였고, 사방으로 둘러싼 골짜기들은 이들의 찬송으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초막절은 바빌론 포로생활 이후의 유다교에서 대단히 인기있는 축제가 되었다. 이 축제는 특히 디아스포라의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으로 순례하는 기회로 이용되었다.

 

순례자들은 바빌론이나 그 밖의 먼 지역에서, 성전과 예루살렘 성을 위해 모은 봉헌물들을 가지고 왔다. 한편 노상강도들이 순례자를 약탈하는 일이 많아 순례자를 보호하는 일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바빌론과 그 밖의 먼 지방에서 이방인들 가운데 흩어져 살던 유다인들은 제물을 들고 예루살렘으로 순례행진을 하기도 했다. 예루살렘과 그 주변에 몰려든 순례객들은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로 초막을 짓고 주님 앞에서 피리소리에 맞추어 노래와 춤으로 축제 분위기를 흥겹게 돋구었다.

 

모든 축제 중에서 선조들이 광야에서 체류하는 동안에 일어났던 사건을 기념하는 초막절은 가장 큰 감명을 주며, 가장 큰 기쁨을 일으킨 예식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축제를 하느님의 역사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움을 나누었다. 인생에서 진정한 축제는 신앙 안에서의 축제가 아닐까. 우리도 지나온 삶을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회고해보면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평화신문, 2003년 2월 16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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