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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미사의 구조: 성찬 전례 - 감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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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9 조회수3,874 추천수0

미사의 구조 : 성찬 전례 (2) 감사기도

 

 

감사기도

 

감사기도의 기원은 예수님께서 최후만찬 때에 빵과 잔을 들고 바치신 감사와 찬양의 기도에서 출발한다. 감사기도는 사제가 전 공동체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는 기도인데, 먼저 성부께 장엄한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바치고 그에 따라 하느님의 과거 구원 역사를 나열한다.

 

감사기도는 그 위치, 내용, 가치 등 모든 면에서 미사 전례의 중심과 절정을 이루는 장엄한 기도이다. 미사 전례 총지침 78항은 이 기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이 기도는 감사와 축성의 기도이다. 사제는 백성에게 기도와 감사로 주님께 마음을 올리도록 초대하고 자신의 기도에 그들을 참여시켜 전 공동체의 이름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를 바친다. 이 기도의 뜻은 신자들이 이룬 회중 전체가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하느님의 위대하신 업적을 찬양하며 제사를 봉헌하는데 있다. 감사기도는 모두가 존경심을 가지고 침묵 가운데 들어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 쇄신이 시작되면서 교회는 로마의 전통뿐 아니라 동방의 전통도 모두 중시하고 교회의 값진 유산인 귀중한 기도문을 현대에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하여 종래의 '로마전문'(Canon) 이외에 새로운 3가지의 감사기도문을 도입하였다. 현재 사용되는 4가지 감사기도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감사기도 제1양식

 

로마전문(Canon Romanum)이란 명칭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되던 것으로, 오늘날에도 로마 미사 전례의 중심에 놓여있다. 그러나 감사기도 자체가 하느님을 찬미, 감사드리는 기도인데 이 전문(典文)에는 그러한 것보다는 청원의 내용이 많으며 불필요한 행동이 많이 들어가 있다. 또한 구조도 복잡하다. 제1양식은 항상 사용이 가능하지만 특히 주님의 큰 축일(성탄, 부활, 승천, 성령강림 대축일)에 사용하도록 권장되며, 사도들의 축일과 이 1양식에 언급되어 있는 성인들 축일(로마 순교자들)에 사용한다.

 

 

감사기도 제2양식

 

기원전 215년 경의 것으로 여겨지는 로마 주교 히뽈리또의 '사도전승'이라는 책에 이 감사기도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수록되어 있다. 히뽈리또는 감사기도 중에 꼭 없어서는 안된다고 생각되는 요점을 적어두었다가 사제들에게 전해주려 했는데 그것이 감사기도 제2양식의 기원이 되었다. 제2양식은 가장 짧은 양식으로써 구원의 일반성을 나열하고 있으므로 연중 평일에 사용하도록 했고 사목적으로 타당하다면 다른 날에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 축일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감사기도 제3양식

 

현대의 신학자들이 감사기도 제1양식의 특징을 살리면서 동시에 제1양식의 결점과 부족한 점을 보충하여 로마 전례의 감사기도로 완성시킨 것이다. 즉 고대 라틴 전례의 전통을 종합하여 그 신학적 내용을 풍부히 나타내려고 한 것이다. 가장 사목적인 양식(신자들에게 잘 맞음)으로 주일이나 축일 등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감사기도 제4양식

 

동방 교회의 전례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안티오키아 교회에서 생긴 전통을 이어 받은 바실리오의 감사기도를 라틴어로 옮기고, 또 문장과 표현을 다소 정리한 것이다. 제4양식에는 고유 감사송이 붙어 있는데 이것은 동방교회에서 감사송 부분과 전문(典文)을 구별하지 않고 하나의 감사기도로 생각한데 기인한다. 고유 감사송 부분에서는 천지창조에서 시작하여 천사의 창조까지 언급하고, '거룩하시도다'(Sanctus)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감사기도에서는 인류 창조에서부터 구원의 역사가 서술된다. 이처럼 감사송에서부터 감사기도까지가 천지창조에서 시작된 구원의 역사에서 그리스도의 신비에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른 감사송을 사용하면 그 의미의 연결이 단절된다. 따라서 제4양식은 축일이나 다른 감사송을 써야하는 때에는 사용할 수 없다. 제4양식은 구세사가 잘 정리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 그리스도의 신비가 놓여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동방 전례에서 나온 것이기에 교회 일치를 위한 조그만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으며, 성서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어서 피정 등의 미사에 알맞은 양식이라 할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04년 6월 13일,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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