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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미사

제목 [미사] 2, 3세기의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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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2 조회수1,590 추천수0

[전례 해설] 2, 3세기의 미사

 

 

2세기초부터 미사를 일반적으로 “감사”(Eucharistia)라고 부르는데, 이 때의 미사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철학자요 순교자인 유스띠노는 150년 로마에서 그의 첫번째 호교론을 저술했다. 여기서 그는 미사에 관한 두 가지 기록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데, 세례식에 연결된 미사와 주일 경신례로 거행된 미사에 관해 전해 준다.

 

“우리는 우리들의 신앙을 받아들이고 우리들의 동료가 된 그에게 세례를 베푼 다음, 서로 형제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모임에 그를 데리고 갔다. 거기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하여, 새로 세례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세상에 사는 모든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공동 기도를 바쳤다. …… 기도를 끝낸 다음에 우리는 입맞춤으로써 인사를 나누었다. 그 다음 형제들 있는 가운데 집전자에게 빵 그리고 포도주와 물이 섞인 잔을 가져 왔다. 집전자는 이것을 들고,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모든 이들의 아버지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나아가 우리로 하여금 그분의 은총을 합당하게 받을 수 있게 해주신데 대하여 감사 기도를 바쳤다. 집전자가 기도와 감사를 마쳤을 때, 회중은 동의하면서 외쳤다. 아멘. 집전자가 감사의 말씀을 하고 전 백성이 동의한 다음, 부제들은 그 위에 감사 기도를 빵과 바친 물이 섞인 포도주를 음식으로 나누어 주고, 거기서 불참자들에게 가져 간다. 이 음식 자체가 우리에게 이제는 성찬이라고 불려진다. 우리가 가르치는 진리를 확신하지 않거나, 세례로 깨끗해지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이 성찬에 참여해서는 안된다”(제1호교론 65-66장).

 

여기서 본예식에 앞서 세 가지 준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서로 형제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공동 기도인데, 오늘의 ‘신자들의 기도’에 해당된다. 새 신자들에게는 형제들과 함께 바치는 첫번째 공동 기도이다. 그 다음 평화의 인사가 있는데, 평화의 입맞춤은 앞서 행해진 공동 기도의 확인이다. 하느님께 공동으로 기도한 다음,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들 모두가 한 가정의 형제 자매이길 원한다는 것을 입맞춤으로써 확인하는 것이다. 이 인사는 또한 제단에 제물을 드리려 할 때 형제와 먼저 화해해야 한다는 말씀을 상기시킨다. 끝으로 직접적 준비는 집전자에게 제물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가 완료된 다음, 감사 기도기 바쳐졌고 영성체가 이어졌다.

 

유스띠노는 또 주일 경신례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전해 준다.

 

“그러고 나서 태양에 따라 이름붙여진 그날, 도시와 시골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공동 예식 거행을 위해 모여,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오랫 동안 사도들의 회상록들이나 예언서들을 읽었다. 독서자가 그의 임무를 끝낸 후, 집전자는 설교를 하며 이 아름다운 가르침들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라고 강력하게 권면한다. 그 다음 우리 모두는 일어나 기도를 바친다. 기도가 끝난 다음 위에서 언급한 대로 빵 그리고 포도주와 물을 가져다 놓고 집전자는 자기 나름대로 감사 기도를 바친다. 백성은 아멘이라고 말함으로써 동의한다. 그런 다음 그 위에 감사 기도가 바쳐진 빵과 포도주를 모든 참석자들에게 나눠 준다. 그리고 부제들은 참석치 못한 사람들의 몫을 가져 간다. 한편 잘사는 사람들은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내놓는다. 이것을 모두 모아 집전자에게 맡겨 고아들과 과부들을 돕게 하는 것이다”(제l호교론 67장).

 

중요한 행위는 앞의 예식과 차이가 없다. 성찬기도와 영성체를 특히 중요시했다. 그러나 준비는 서로 다른데, 세례 미사와 주일 미사라는 차이점 때문이다.

 

주일 미사는 성서 독서들로 시작된다. 즉 신약 성서(사도들의 회상록 - 복음 성서)와 구약 성서(예언서)가 봉독된다. 독서는 특별한 독서자들에 의해 봉독되고, 집전자는 봉독된 말씀을 설명하며 보충 강론을 한다. 그 다음 공동 기도가 있다. 성찬례 거행에 앞서 말씀의 전례가 거행되었는데,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는 이후에 미사의 기본 골격을 이루게 된다. 세례라든가 다른 경신례가 연결되면, 이것은 성찬례 거행을 위한 준비로 간주되어 말씀의 전례가 생략되었다.

 

유스띠노가 전해 준 미사에 관한 두 가지 기록의 핵심은 ‘감사’이다. 감사 기도 끝에 그때까지 보통의 빵과 포도주였던 것이 이제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이 기도는 집전자가 혼자 바쳤고, 자유롭게 “자기 나름대로의” 말로 바쳤다. 물론 아직 전례서도 일정한 기도문들도 없었다. 감사는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졌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중재자이시고 그분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께 나아가고 감사드린다는 것이 표현됐을 것이다. 또한 성령께서 우리에게 올바른 기도를 가능케 하는 힘이라는 것도 표현됐을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받고, 죄로부터 깨끗해지고 영생의 은총을 받게 된 것은 그리스도교 감사의 중심 주제이다.

 

기도 끝에 “아멘’이라고 신자들은 응답한다. 유스띠노는 집전자의 감사 기도에 자기의 동의를 표명하는 평신도 그리스도인의 이 권리를 아주 자랑스럽게 강조한다. 이러한 동의로 참된 공동체의 경신례가 된다. 신자들은 자기 몫을 다함으로써 능동적으로 경신례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러한 점은 특히 영성체를 통해 잘 표현된다. 더욱이 부제들을 통해 불참자들에게 영성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특이하다.

 

로마의 사제요 순교자인 히뽈리또는 3세기초에 “사도 전승”이라는 책을 남겼는데, 이 책은 주교 서품식에 연결된 미사에서 사용한 가장 오래된 성 찬기도문을 담고 있다. 주교 서품식이 미사 앞에 거행되었기 때문에 말씀의 전례는 생략된다. 서품식 후 미사는 “부제들이 제물을 가져 온다.”라는 행위로 시작된다. 제물이 준비되면 주교와 사제들은 제물 위에 안수하고 나서 주교는 오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화를 하면서, 선자들을 감사 기도로 안내한다.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 “또한 사제와 함께”, “마음을 드높이” - “주를 향하여”, “우리 주님께 감사드립시다” -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대화 후 집전자는 이렇게 성찬기도를 드린다.

 

“오, 하느님, 저희는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종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당신께서는 마지막 때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 해방자, 당신 뜻을 전하는 사자로 저희에게 보내 주셨습니다. 그분은 당신으로부터 오신 당신의 나눌 수 없는 말씀입니다. 그분을 통하여 당신은 모든 것을 만드셨고, 그것은 당신 뜻에 의합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께서는 그분을 하늘로부터 동정녀의 태중으로 보내시어 그 태중에서 혈육을 취하시고 성령과 동정녀에게서 탄생하시어 당신 아들로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그분은 당신 뜻을 성취하시고 당신을 위해 거룩한 백성을 얻음으로써, 당신을 믿는 그들을 수난에 의해 구원하시기 위해 손을 벌리셨습니다. 그분은 죽음을 무력케 하시고 …… 스스로 수난에 넘겨지셨을 때, 그분은 빵을 드시고 당신께 감사드리며 말씀하셨습니다 ; 너희는 받아 먹으라. 이것은 너희를 위해 부서진 내 몸이다.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드시고 그분은 말씀하셨습니다 ; 이는 너희를 위해 흘릴 내 피다. 너희들이 이를 행할 때마다 너희는 나를 기념하여 이를 행하라. 그러므로 저희는 당신 앞에서 당신께 봉사하기에 합당한 것으로 저희를 인정해 주신 것을 감사드리고 그분의 죽으심과 부활을 기억하면서 빵과 잔을 당신께 봉헌합니다. 저희는 당신께서 거룩한 교회의 봉헌물 위에 성령을 보내 주시길 청합니다. 당신께서는 그것을 일치를 위해 모으심으로써 저희가 당신 종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께 찬미, 찬송하도록, 진리 안에서 신앙의 강화를 위해 그것을 받은 모든 성도들에게 성령의 충만함을 주시길 기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과 함께 성부와 성자에게 당신의 거룩한 교회 안에서 이제와 영원히 영광과 찬미가 있으소서. 아멘.’

 

이 성찬기도는 전례문의 한 예로 보이며, 아직도 융통성이 많았다. 그럼에도 이 전례문은 하나의 모델 역할을 하고 있는 바,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성찬기도 제 2양식은 그 핵심에 있어서 히뽈리또의 성찬기도를 손질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성찬기도는 또한 오늘의 성찬기도와 그 구조가 거의 동일하다.

 

[경향잡지, 1989년 4월호, 장석윤 비오(태백 장성본당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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