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제단의 봉사자인 복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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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6-11-12 | 조회수7,836 | 추천수0 | |
[전례의 중심, 미사] 제단의 봉사자인 복사
“미사를 집전하시는 신부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은총이지요. 다른 사람들은 제단에 함부로 오르지 못하지만 저희는 미사 때마다 제단에 있는 특권과 영광을 누리잖아요.”
한 전례 봉사자의 말처럼 복사(服事)는 제단의 봉사자입니다. ‘독서자’(8월 호), ‘해설자’(9월 호), ‘성가대’(10월 호)에 이어 이달에 살펴보고자 하는 미사 전례 봉사자는 ‘복사’입니다.
어린 시절 복사를 한 신자들 가운데에는 잊지 못할 추억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맛난 과자나 귀한 음식을 얻어먹으며 신부님의 사랑을 독차지한 일이 있는가 하면, 졸거나 실수하여 꾸지람을 듣고서는 복사를 하지 않겠다고 부모님께 떼쓰던 일도 기억날 것입니다.
모든 신자의 사제직 봉사의 확대이자 연장
‘복종하여[服] 섬김[事]’이란 뜻을 지닌 복사는 미사를 비롯한 전례를 거행할 때 에 사제 곁에서 돕는 사람이나 그 일을 일컫습니다. 전례는 하느님에 대한 흠숭과 인간의 성화를 위한 대사제 그리스도와 그 교회의 공동행위입니다.
이러한 전례에 참여하는 사람은 모두 관람객이 아니라 전례직무를 수행하는 이들입니다. 다시 말해, 미사에 참여한 모든 이는 사제직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렇듯이 복사도 다른 참여자와 마찬가지로 참된 전례직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복사, 독서자, 해설자와 성가대원은 진정한 전례 봉사직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하느님의 백성이 요구하는 이토록 위대한 봉사직무에 맞갖은 그러한 깊은 신심과 바른 질서로 자기 임무를 수행하여야 한다”(전례헌장, 29항).
복사는 시종의 역할 외에도 독서자의 임무도 함께 맡을 수 있습니다. 또한 비정규 성체분배권을 받은 복사는 거룩한 성체를 나누어주는 임무도 담당할 수 있습니다.
복사의 기본자세는 무엇보다도 먼저 사제와 함께 그리스도의 희생제사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복사는 비록 제단에서 봉사할지라도 먼저 자신을 봉헌하고 기도하는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제대 중심의 복사 역할은 모든 신자가 제사를 봉헌하는 사제직 봉사의 확대이자 연장이므로 복사가 되려면 첫영성체를 받아야 하고, 적절한 교육도 받아야 합니다. 또한 어린이일 경우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부모가 신자여야 합니다(「미사 전례」, 84면 참조).
여성 복사와 여성 사제는 별개의 문제
지금은 어른이나 아이,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복사를 하고 있으나, ‘복사’하면 먼저 어린이, 그것도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를 떠올릴 것입니다. 미사 때에 공동체를 대신하는 복사는 사제의 개인적인 미사 집전이 성행하기 시작한 6세기 무렵부터 성직자가 아닌 소년들이 맡았고, 그것이 오랫동안 지속되었기 때문입니다.
초대교회에서는 시종직을 받은 이들이 복사를 담당하였습니다. 이러한 복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 때까지는 대부분 성직자가 될 소년들이 맡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공의회의 정신에 따른 전례개혁이 일어나면서 일반 평신도들에게도 맡겨졌습니다.
그 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1992년 여성들도 복사직을 수행할 수 있게 허락하셨습니다. 남성 신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복사가 여성 신자들에게도 허용된 것은 교회 내 여성들의 지위를 향상시킨 조치로도 여겨집니다.
교황청은 여성 복사의 허용을 알리면서 이러한 결정이 여성 사제 서품의 예고나 그것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밝혔습니다. 교황청이 여성 사제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여성의 복사 허용에 대한 발표시기가 공교롭게도 영국성공회에서 처음으로 여성 사제들이 탄생된 시기와 거의 맞물려있었기 때문입니다.
[경향잡지, 2016년 11월호, 김진복 필립보(「경향잡지」 편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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