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성탄] 성탄절 유래와 전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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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6-12-25 | 조회수8,612 | 추천수0 | |
[성탄 특집] 성탄절 유래와 전례 인류 구원 하시고자 사람 되어 오신 주님, 하느님 사랑 극적으로 드러낸 ‘강생의 신비’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넘치는 사랑. 하느님께서는 그 사랑으로, 당신의 외아드님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사람으로 태어나게 하셨다.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였다. 하느님의 사랑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이 강생의 신비를 기념하는 교회 축일이 바로 예수 성탄 대축일이다. 성탄 대축일은 죽음을 이기고 인간과 모든 피조물을 구원으로 들어 올리신 것을 기념하는 부활 대축일과 함께 교회 전례력의 두 축을 이룬다.
2016년 예수 성탄 대축일과 성탄 시기를 맞아, 그 유래와 전례에 대해 알아본다.
- 예수 성탄 대축일은 인간의 구원을 위해 당신 외아들을 보내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강생의 신비를 기념하는 교회 축일이다. 사진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CNS 자료사진.
12월 25일이 예수님 생일?
예수 그리스도는 정확하게 12월 25일 태어났을까?
성탄에 대한 기록은 마태오 복음 2장 1-12절과 루카 복음 2장 1-20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어디에도 예수가 그날, 우리가 오늘날 기념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12월 25일에 태어났다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교회 기록에 의하면, 로마교회는 336년 이래 12월 25일에 예수 성탄 축일을 지냈다. 그러면 교회는 왜 이 날을 아기 예수가 탄생한 날로 기념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가설들이 있다. 그중 가장 광범위하게 인정받는 가설은 274년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당시 ‘무적의 태양신 탄생 축일’로 지내던 12월 25일을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예수 성탄의 축일로 지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당시 고대 율리우스력에 따르면 이 날은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였다. 특히 이 날은 로마제국에서 태양신 탄생을 기념하는 축제일이기도 했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그리스도인들이 퇴폐적인 태양신 숭배 축제에 빠지지 않도록, ‘의로움의 태양’(말라 3,20)이며, ‘세상의 빛’(요한 8,12)이신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는 날을 태양신 축일과 같은 날에 배치했던 것이다.
초대교회 때에는 예수의 부활 축일만을 지냈는데, 4세기부터는 성자이신 구세주가 이 세상에 오신 것을 성대하게 기념하는 탄생과 공현 축일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12월 25일이라는 날짜도 역시 같은 시기에 공식적으로 자리 잡았다.
성탄 시기는 예수성탄 제1저녁기도부터 주님 세례 축일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이 시기는 다시 주님 공현 대축일 이전까지의 ‘성탄 시기’와 그 이후의 ‘공현 시기’로 나뉜다.
성탄절의 전례
예수 성탄은 예수 부활과 함께 교회 전례력의 양대 축을 이루기에 부활 때와 같이 8일 동안 성대하게 전례적으로 기념한다. 나아가 주님 세례 축일까지 성탄 시기 안에 포함시켜 기념하면서, 하느님의 아드님이 인류 구원을 위해 사람이 되어 우리 곁에 오신 강생의 신비를 묵상한다.
◎ 성탄 시기와 성탄 8일 축제
성탄 시기는 12월 25일 성탄 대축일부터 주님 세례 축일까지다. 특히 성탄의 중요성을 고려해, 교회는 성탄 시기 중 12월 25일부터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까지 성탄 8일 축제를 지낸다. 8일 동안 이어지는 축제를 지낸다는 것은, 그만큼 성탄의 전례적 의미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이 기간 중 주요한 축일에는 그리스도교의 첫 순교자인 성 스테파노 축일(12월 26일), 사도이자 복음사가인 성 요한 축일(12월 27일), 헤로데가 베들레헴의 아기들을 모두 죽인 것을 기억하는 무죄한 어린이들의 순교축일(12월 28일)이 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은 성탄 후 첫 주일, 혹은 성탄이 주일일 경우 12월 30일에 지낸다.
◎ 예수 성탄 대축일, 세 번의 미사
성탄 시기의 시작이고 성탄 8일 축제가 시작되는 날인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에는, 밤미사와 새벽미사, 낮미사, 이렇게 3번의 미사를 거행한다. 이러한 관행은 교황청의 전통적인 전례에 기원을 두고 있다.
- 예수 성탄 대축일 낮미사
원래 레오 1세 교황 시대까지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낮미사 한 번만 거행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심을 장엄하게 선포하는 성탄 낮미사의 복음(요한 1,1-18)은 성탄 대축일의 정점을 이룬다.
미사 중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는 복음을 선포하면서 강생의 신비를 묵상한다. 본기도에서는 “하느님, 저희를 하느님의 모습으로 오묘히 창조하시고 더욱 오묘히 구원하셨으니, 사람이 되신 성자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소서”라고 기원한다.
- 예수 성탄 대축일 밤미사
5~6세기 경부터는 낮 미사 외에 로마 성모마리아대성당에서 밤미사를 봉헌하기 시작했다. 에페소 공의회(431)를 기념해 재건축된 성모마리아대성당에 베들레헴에서 가져온 아기 예수 구유를 안치하고 경당을 세우면서 성탄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 것이다.
밤미사의 정점은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탄생했음을 전하는 “오늘 너희를 위하여 구원자가 태어나셨다”(루카 2,1-14)의 복음 말씀이다. 제1독서(이사 9,1-6)는 메시아의 오심을 고대하는 마음을 담고 있는데, 이는 곧 예수의 성탄으로 완성된다. 구유에 아기 예수를 안치하는 예절은 밤미사 전에 거행한다.
- 예수 성탄 대축일 새벽미사
6세기 중반에는 교황이 동로마 제국 사람들을 위해 새벽에 성녀 아나스타시아 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했는데, 이것이 자연스럽게 새벽미사로 자리 잡았다.
새벽미사 복음(루카 2,15-20)의 중심은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는, 목자들이 예수에게 경배한 내용이다.
한편 24일 밤에 봉헌하는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의 관례 역시 로마 전례에 뿌리를 두고 있다.
◎ 주님 공현 대축일
이날은 동방의 세 왕이 인류의 구세주로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를 찾아와 경배한 것을 기념하는 축일로서, 1월 6일에 지낸다. 한국교회에서는 1월 2일과 8일 사이 주일에 기념한다. 이에 따라 2017년 주님 공현 대축일은 1월 8일이 된다. 이 축일은 곧 세 왕의 방문에서 알 수 있듯이, 이방인들에게 주님의 모습이 드러나고 온 백성에게 구원의 소식이 전해졌음을 의미한다.
제1독서(이사 60,1-6)와 제2독서(에페 3,2-6)는 ‘그리스도께서 이방인의 빛’으로 널리 선포됐다는 점을 전하고 있다. 복음(마태 2,1-12)은 동방 박사 3명이 베들레헴을 찾아온 이야기를 전한다.
◎ 주님 세례 축일
예수가 요한 세례자에게 세례 받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공현 다음 주일에 세례 축일을 지내되, 7일이나 8일이 주일인 경우 주님 공현 대축일 다음 월요일에 주님 세례 축일을 지내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17년 세례 축일은 1월 9일이다.
이 축일로 성탄 시기는 끝이 나고, 연중 시기가 시작된다. 그래서 이날 저녁 미사를 마치면 성탄 구유를 치운다.
[가톨릭신문, 2016년 12월 25일, 박영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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