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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전례의 숲: 마침 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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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09 조회수6,268 추천수0

[전례의 숲] 마침 예식

 

 

미사는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 두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두 부분은 한 예식을 이루는데 시작 예식과 마침 예식이 테두리가 됩니다. 마침 예식 안에 과거에는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으나 전례 개혁을 통하여 간결하고 유기적이고 자연스럽게 정돈되었습니다.

 

 

1. 사목 권고와 공지 사항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나면 사제는 미사 전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권고를 할 수 있습니다(총지침 31). 이 권고는 전례와 실제 삶의 연결을 강조하며 미사에서 받은 선물을 일상생활에서 적용시키도록 도움을 줍니다(어린이 미사 지침). 이 권고는 매우 간결해야 합니다. 두 번째 강론이 아닙니다.

 

또한 필요에 따라 사제나 부제는 공지 사항을 전할 수 있습니다. 본당이나 공동체의 삶을 활발하게 하는 기능을 갖습니다. 이 또한 간단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본당 소식지나 성당 현관에 있는 알림판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중대한 이유가 있을 때 평신도들도 예외적으로 “그리스도 삶에 대한 교육이나 증언”을 전할 수 있습니다(구원의 성사 74). 평신도 전문가들이 특정 주제에 관하여 교우들에게 풀이해 주고, 선교사들이 자신의 신앙 체험을 증언하거나 도움을 호소하는 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강론을 대체할 수 없고 또 강론과 혼동해서도 안 됩니다.

 

 

2. 인사와 강복

 

사제의 인사와 강복은 마침 예식의 핵심 예식입니다. 주례가 모임이나 만남을 마치며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영적이고 종교적인 인사입니다. 인사말로는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를 사용합니다.

 

인사에 강복이 뒤따릅니다. 방금 한 인사의 장엄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고대에는 미사의 마침 강복은 “백성을 위한 기도”였습니다. 중세에 삼위일체 강복이 미사에 들어와 지금까지 남게 되었습니다. 사제는 큰 십자 성호를 그으며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에게 복을 내려주시기를 청하며 이들이 거룩한 선물로 믿음의 삶을 더욱 기쁘게 보람 있게 살도록 기원합니다.

 

특별한 날이나 상황에서는 규정에 따라 장엄 강복이나 백성을 위한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특별 전례 시기와 대축일, 축제일, 수도서약과 서품, 성당 봉헌, 죽은 이를 위한 미사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사제는 장엄 강복 양식문이나 백성을 위한 기도문 가운데 선택하여 강복합니다. 마지막의 삼위일체 강복 기도도 조금 다릅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있는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신자들은 사제의 강복에 맞추어 각자 성호를 긋습니다. 미사 시작과 복음 선포 때와는 달리 이에 관한 분명한 규정은 없지만 성호를 긋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해합니다. 그리고 신자들은 “아멘”으로 응답합니다. 이 환호는 강복 기도를 확인하고, 하느님께 드리는 신뢰와 기도가 받아들여진다는 확신을 표현합니다.

 

 

3. 파견

 

이어서 파견이 뒤따릅니다. 부제나, 부제가 없으면, 사제가 말합니다. 파견은 강복의 설명 예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인사와 강복을 파견 요소로 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사경본의 인사와 강복 항목에 “그다음 파견을 한다.”는 예규가 있습니다.

 

미사경본은 “신자들 각자가 돌아가 선행을 하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찬양하도록 그들을 파견한다.”(총지침 90)고 말합니다. 미사는 끝났지만, 이제 다른 방식으로 연장되어 신자들의 실제 삶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신자들은 미사에서 맛본 하느님의 끝없는 사랑을 날마다 경축하고 세상에 증언할 것입니다.

 

파견의 말은 “가십시오, 미사가 끝났습니다.”(Ite, missa est)가 대표적입니다. 문자 그대로는 “가십시오, 해산입니다.” 또는 “가십시오, 보내졌습니다/보냈습니다.”라는 뜻입니다. 본디 고대 로마 시대 모임이나 만남을 마칠 때 사용한 법적인 표현이라고 합니다. 4세기 말부터 교회 모임에서 사용되었고, 마침내 “가십시오, 미사가 끝났습니다.”라는 뜻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사용하는 “미사”라는 낱말이 나온 배경입니다. 우리말 미사경본에서는 “복음을 전합시다.”를 덧붙여 의역하였습니다.

 

새 미사경본은 다른 양식들을 더 싣고 있습니다(우리말 경본은 모두 의역).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하십시다.”(Ite, ad Evangelium Domini annuntiandum). “평화로이 가서 주님을 찬양하며 삽시다.”(Ite in pace, glorificando vita vestra Dominum), “미사가 끝났으니 평화로이 가십시오.”(Ite in pace). 평화의 주제는 고대부터 동방 전례에서 사용하는 해산 양식문에서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 그밖에 주례는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실천합시다.” 또는 “주님을 찬미합시다.”와 같은 “다른 알맞은 말”들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파견의 말에 신자들은 “하느님 감사합니다.”하고 응답합니다. 미사에 참여하는 행운과 기쁨을 가진 이들의 정감을 드러내는 자발적 환호라고 하겠습니다. 이 환호는 장엄하고 참된 감사인 미사 전체에 대한 봉인이기도 합니다. 부활 팔일 축제 동안에는 파견과 환호에 “알렐루야”를 두 번 덧붙입니다.

 

한편, 미사에 다른 전례 예식이 이어지면 마침 예식, 곧 인사 강복 파견은 생략합니다(총지침 170). 보기를 들면, 성목요일 주님의 만찬 저녁 미사 끝에 성체 현시가 있고, 장례 미사 끝에 고별식이 있는 경우입니다.

 

 

4. 제대 친구와 공경 표시

 

미사는 마지막 두 가지 간단한 예식으로 끝납니다. 주례와 부제는 제대에 입을 맞추거나 깊은 절을 하고, 다시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제대 앞에서 인사를 드립니다. 미사를 마무리하면서 봉사자들은 미사 시작 때와 같이 제대에 존경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제대는 제사와 잔치가 이루어지는 곳으로서 그리스도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안티오키아 전통에서는 사제가 제대를 떠나면서 바치는 아름다운 인사 기도문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하느님의 제대시여, 평화로이 계십시오. 저는 당신께 평화로이 돌아올 것을 희망합니다. 당신께 받은 선물로 제가 죄를 용서받고 준비하여 그리스도의 옥좌 앞에 결백하게 설 수 있게 하소서. 저는 제사를 바치기 위하여 다시 당신께 돌아올 수 있을지 알지 못합니다. 주님, 저를 굽어보시고 당신의 거룩한 교회를 보호하소서. 교회가 세상이 구원과 빛에 이르게 하는 길이 되게 하소서.”(레바논 마론 교회).

 

규정에는 없지만 회중은 자리를 떠나기 전에 마침 성가를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신심의 표현으로 미사에 참여한 기쁨과 감사의 정감을 노래에 실어 표현하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성가 대신 오르간 연주를 하기도 합니다.

 

한편, 미사경본은 미사 뒤에 바치는 여러 가지 감사 기도를 실어 신자들이 마지막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도움을 주려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8년 1월호, 심규재 실베스텔 신부(작은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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