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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부활] 부활의 빛 밝히는 부활초,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의 밀랍 부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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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4-02 조회수9,896 추천수0

[2018 부활] 부활의 빛 밝히는 부활초


그리스도의 빛, 세상 어둠 밝히시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문을 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 그 부활은 우리 신앙의 핵심이며 가장 큰 희망이다. 예수 부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징인 ‘빛’. 성령강림 때까지 50일간을 하나의 축일같이, 주일같이 기뻐하며 지내는 부활 시기 내내 ‘부활초’(Paschale candle)가 빛을 낸다.

 

“그리스도 우리의 빛”

 

어두운 성당 안, 불꽃 하나가 들어 올려진다. 모든 신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불꽃을 향한다. 사제는 부활초를 높이 들어 올리고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라고 노래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신자들의 응답이 이어진다. 

 

부활초는 파스카 성야 ‘빛의 예식’ 때 특별한 예식과 함께 축복된 초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특히 빛으로부터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세상의 빛’으로 표현한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부활은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부활로 나아감을 상징한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바로 ‘죽음을 이긴 빛’, ‘어둠을 이긴 빛’이다.

 

빛은 우리의 본 모습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둠을 밝히는 부활초는 신앙인으로서 우리의 본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이끈다. 우리가 다시 돌아가야 할 곳, 즉 하느님 나라를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매개가 되는 것이다.

 

부활초에서 타오르는 불꽃은 빛의 예식에서 축복한 새 불에서 댕긴다. 부활초에 새 불을 붙이는 예식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결합됨을 의미한다. 그리스도의 신적인 생명이 우리를 영원하고 참된 생명으로 이끌어준다는 뜻이다.

 

부활초에는 여러 상징이 있다. 붉은 십자가가 크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으며, 십자가 위에는 그리스 문자 첫 글자인 알파(Α), 아래에는 마지막 글자인 오메가(Ω)가 쓰여져 있다. 또 그 해의 연도가 표시돼 있다. 이는 ‘처음과 마지막이며 시작이요 끝이신 그리스도’가 오늘도 내일도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시며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인도한다는 뜻이다. 

 

다섯 개의 상흔도 있다. 십자가 중앙과 끝에 있는 다섯 상흔은 그리스도의 영광스런 다섯 가지 상처의 흔적을 기념하기 위해 새긴다. 언제부터 부활초에 다섯 상흔을 표시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십자가의 고통을 묵상하는 것이 많았던 중세시대로 추측한다.

 

부활초는 4~8세기 갈리아 지방 파스카 성야 전례에서 처음 도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새 불에서 부활초의 불을 밝히는 예식은 8세기에 시작됐으며, 새 불을 축복하는 예식은 12세기 이후에 도입됐다. 그 후 중세에는 성지 행렬, 성금요일의 십자가 경배 등과 함께 부활초 예식도 파스카 성야 전례에 정식으로 도입됐다.

 

부활초는 그 의미만큼 놓는 위치도 중요하다. 따라서 부활초는 예수 부활을 선포하는 독서대 옆에 두어야 한다. 제대 에 부활초를 세우는 경우도 있는데, 제대는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드리는 곳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또 부활 시기뿐 아니라 세례식과 장례미사 때에도 부활초에 불을 밝힌다. 덕분에 부활초를 켜놓는 때를 보면 우리가 무엇을 묵상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남에 감사하고, 죽음을 넘어서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주시는데 감사하는 것이다. [가톨릭신문, 2018년 4월 1일, 성슬기 기자]

 

 

[2018 부활]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의 ‘밀랍 부활초’


수백번 밀랍에 담갔다 뺐다… 기도로 만드는 부활초

 

 

부활초는 대개 밀랍으로 만든다.

 

예로부터 벌은 동정성을 지닌 피조물로 여겨졌다. 그래서 교부들은 벌을 동정녀 마리아에 비유했고 밀랍을 동정 잉태의 결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 여겼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밀랍으로 만들어진 초는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환경적 영향 등으로 밀랍이 귀해지고 수작업이 까다롭다는 이유 등으로 교회 안에서도 밀랍초 생산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 이하 왜관 수도원)에서는 여전히 밀랍 100% 부활초를 만들고 있다. 

 

왜관 수도원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초를 만들기 시작했다. 수도자들이 직접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밀랍초 만드는 방법을 터득한 덕분에 얻은 결실이다. 

 

딱딱한 덩어리 상태의 밀랍을 주전자에 넣고 끓이기부터 시작한다. 10㎝ 두께에 6㎏ 무게에 달하는 부활초를 완성하기 위해 초를 밀랍에 수백 번 담갔다 빼고 건조하는 과정을 거치면 보름 정도가 걸린다. 그야말로 중노동이다. 새벽에 시작해 한밤중이 되어서도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멈출 수가 없다. 믿음 안에서 일하고, 일 속에서 기도하는 수도자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밀랍 부활초. 자신의 몸을 녹여 빛을 내는 부활초를 보며 우리도 빛의 자녀로 살아갈 것을 다시 다짐한다. [가톨릭신문, 2018년 4월 1일, 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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