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알기 쉬운 전례 상식: 자네, 밥과 국은 제대로 먹었나?(양형 영성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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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4-03-22 | 조회수213 | 추천수0 | |
[알기 쉬운 전례 상식] 자네, 밥과 국은 제대로 먹었나?
몇 달 전에 첫영성체를 한 어린이가 대뜸 묻는다. “신부님! 우리는 언제쯤 성체와 성혈을 다 모실 수 있나요?” 첫영성체 교리 시간에 수녀님이나 교리교사한테서 종종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대해 귀가 닳도록 들었을 텐데 미사 때마다 성혈을 모실 기회는 전혀 없고 성체만 모시고 있으니 당연히 그런 의문이 생겼을지 모른다. 밥은 먹었는데 국물은?
영성체는 성체와 성혈, 양형으로 할 때에 표지로서 더 충만한 형태를 지닌다. 양형 영성체로 성찬 잔치의 표지가 한층 더 완전하게 드러나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새롭고 영원한 계약이 주님의 피로 맺어졌다는 사실이 더욱 뚜렷이 표현되며, 성찬 잔치와 아버지 나라에서 이루어질 종말 잔치의 관계가 더욱 분명히 나타나기 때문이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281항).
교구나 본당에서는 신자들이 자신이 참여하는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특별한 기회(예를 들면, 소규모 단체 미사)에 한층 더 분명한 성사적 표지의 형태인 양형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 하지만 양형 영성체를 집전하려면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영성체하는 이의 수가 너무 많으면 성찬례에 필요한 포도주의 양을 가늠하기 어렵고 “거행 끝에 모셔야 할 그리스도의 피가 너무 많이 남을”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양형 영성체가 집전되는 경우, “주님의 피는 성작에서 직접 마시거나 성체에 적시어 모시거나 또는 대롱이나 숟가락을 이용하여 모실 수 있다.”(245항) 그 준비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성혈을 성작에서 직접 마시게 할 경우에는 충분히 큰 성작을 하나 준비하거나 보통 크기 성작을 여러 개 준비한다. 다만 미리 주의를 기울여 거행 끝에 모셔야 할 그리스도의 피가 너무 많이 남지 않게 한다. ② 성혈에 적셔서 분배할 경우에는 축성된 빵이 너무 얇거나 작아서는 안 된다. 보통 때보다 좀 더 두꺼운 빵을 사용하여, 성혈에 적신 다음에도 쉽게 분배해 줄 수 있어야 한다(285항).
성혈을 성작에서 직접 마시는 경우에는 영성체할 사람이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신 다음에 성작 봉사자에게 가서 그 앞에 선다. 봉사자는 ‘그리스도의 피.’하고 말하고 영성체하는 사람은 ‘아멘.’하고 응답한다. 이어서 봉사자가 성작을 건네주면 영성체하는 사람은 두 손으로 성작을 잡아 입에 대고 조금 마신다. 그다음에 성작을 봉사자에게 돌려주고 물러난다. 봉사자는 성작 수건으로 성작 가장자리를 닦는다(286항). 축성된 빵을 성혈에 적셔서 모실 경우에는 영성체할 사람이 턱 밑에 받침 성반을 받쳐 들고 사제에게 다가간다. 사제가 거룩한 성체 조각을 담은 그릇을 들고, 그 옆에 봉사자가 성작을 들고 선다. 사제는 축성된 빵을 집어 한 부분을 성작에 적신 다음 그것을 보이면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하고 말한다. 영성체하는 사람은 ‘아멘.’하고 응답하고 사제에게서 입으로 성혈에 적신 성체를 모신 다음 물러난다(287항).
오늘날에는 성체만 받아 모셔도 영성체의 온전한 효력이 있다는 교리를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머리말 14항). 교회는 한 가지 형상만의 영성체로도 그리스도를 참된 성사로 온전하게 모두 다 모시는 것이므로, 그 효과와 관련하여 오직 한 가지 형상만 모시는 이들도 구원에 필요한 은총을 결코 빼앗기지 않는다(282항 참조)고 가르친다. 교회는 신자들이 성찬의 표지가 더 명백히 드러나는 방식으로 거룩한 예식에 더욱 열성스럽게 참여하도록 종종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자네, 주님의 식탁에서 밥과 국은 제대로 먹고 마셨나?
[2024년 3월 17일(나해) 사순 제5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안봉환 스테파노 신부(문정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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