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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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12 조회수467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412.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루카 24,16)

 
아마 우리 모두는 실망과 절망에 빠져 본 적이 있을 것 입니다. 가던 길을 중단해버릴 만큼, 희망이 꺾인 적도 있을 것 입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버릴 만큼, 믿었던 바가 의혹과 불신으로 바뀌어버린 적도 있을 겁니다. 오늘 <복음>의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과 예수님께서 동행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루카 24,16) 
 
그들은 자신들의 희망과 믿음이 무너졌고 절망하고 슬슴에 빠져, 예수님께서 예수님께서 함께 걸으시는데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그들의 희망과 믿음이 변화되고, 깊어지고, 정화 받아야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십니다.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루카 24,17) “무슨 일이냐?”(루카 24,19)

그들은 먼저 그분에게서 일어난 일이 무슨 일인지를 깨달아야 했습니다. 사실, 실망과 절망에 빠질 때가 가장 위기의 순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기회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실망하고 절망에 빠지고 슬퍼질 때, 바로 그때가 우리의 희망을 내려놓아야 하고, 우리의 믿음을 내려놓아야 할 때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희망과 믿음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희망과 믿음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바로 이 때가 우리의 뜻과 생각이 변해야 할 때입니다. 바로 이 때가 우리의 눈이 가려져 있음을 깨달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눈이 열려야 할 때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요한 20,25)
 
그렇습니다. 알아야 할 바를 제대로 알아야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믿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모든 예언자들로부터 시작하여 성경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설명해주시고,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누어주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그리스도께서 “빵을 떼실 때에”(루카 24,35) 그분을 알아보게 됩니다. ‘떼어내다’는 ‘분리하다’, ‘파괴하다’, 글자 그대로는 ‘으스러뜨리다’라는 의미의 동사이다. 그렇습니다. 신앙의 눈 곧, 신비를 보는 눈은 ‘떼어냄’, ‘부수어짐’, ‘으스러뜨림’에서 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바오로 사도는 말한 그분 안에 숨겨져 있는 우리의 생명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습니다. ~우리의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는 까닭입니다.”(콜로 3,1-3)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우리의 생명을 부술 때 우리 안에 숨겨져 있는 하느님의 생명을 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종교적 진술은 일차적으로 정보(information)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변혁(transformation)을 위한 것임을 알아들어야 할 일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한계 안에 매달리는 대신 그 너머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루카 24,31)
 
여기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보는 믿음의 눈이 열리는 세 과정을 봅니다. 곧 우리의 생각이 열리게 되고(open mind), 가슴이 열리게 되고(open heart), 우리의 뜻이 바뀌게 되는(open will) 과정입니다. 곧 말씀에 대한 개방과 말씀의 수용과 말씀으로 말미암은 변형입니다. 말씀을 듣고서 깨달아 알아듣고, 알아들은 바를 마음으로 받아들여 믿으며, 믿는 바를 그분의 뜻에 따라 실현함으로서 변화되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외적인 눈이 열리고, 속눈이 열리고, 영의 눈이 열리고, 마침내 그분을 뵙게 되는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루카 24,16)

주님!
저는 고통을 없애주기를 바라지만,
당신은 고통을 함께 지라 하십니다.
저는 평화롭기를 바라지만,
당신은 평화를 위해 일하라고 하십니다.
저는 세상의 부패를 비난하지만,
당신은 세상의 부패를 막는 소금이 되라 하십니다.
저는 세상의 어둠을 탓하지만,
당신은 세상의 빛이 되어 밝히라 하십니다.
주님, 오늘도 당신 빛 안에서 걷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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