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3주간 목요일 | |||
---|---|---|---|---|
이전글 |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1| | |||
다음글 |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1| | |||
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04-26 | 조회수677 | 추천수4 | 반대(0) |
명나라 시인 진계유는 “뒤에야 알았네.”라는 시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 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 일을 돌아본 뒤에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알았네./ 문을 닫아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네./ 욕심을 줄인 뒤에야/ 이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네./ 마음을 쏟은 뒤에야/ 평소에 마음 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네.” 시인은 ‘후회’의 감회를 담담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후회는 선택에 대한 감정이 많습니다.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의 청을 거절하고 그 선택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기도하기보다는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에 시간을 빼앗긴 것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 사랑을 받았던 제자 유다는 예수님께서 잡혀간 뒤에야 자신의 잘못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몸값으로 받았던 은전 서른 닢을 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후회는 감정은 있지만 행동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회는 유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처럼 행동이 있어도 그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회개는 후회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회개와 후회가 다른 점이 있습니다. 후회는 감정이지만 회개는 감정을 넘어서는 행동입니다. 그리고 그 행동이 하느님께로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야곱은 아버지 이사악을 속여서 장자의 축복을 가로챘습니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크게 성공한 야곱은 형에게 돌아와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형은 동생 야곱을 따뜻하게 맞이하였습니다. 요나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도망갔습니다. 그러나 다시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니네베 백성들이 회개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미리 받아서 방탕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유산을 모두 탕진한 둘째 아들은 거지가 되었습니다. 둘째 아들은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버지는 잔치를 벌여 주었고, 아들에게 반지를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회개하는 사람은 비록 그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눈처럼 희게 해 주십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배반하였습니다. 베드로는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맡겨 주셨습니다. 어제에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로 가는 사람일까요? 후회하는 사람은 예수님께 갈 수 없습니다. 세상의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도 예수님께 갈 수 없습니다. 군중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했던 것처럼 여전히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할 것입니다. 여전히 예수님을 조롱하고, 가시관을 씌울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은폐하려고 할 것입니다. 자신들의 권위와 힘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회개하는 사람이 예수님께 갈 수 있습니다. 느닷없이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은 예수님께로 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드린 베로니카는 예수님께 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시신을 깨끗한 무덤에 모신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은 예수님께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예수님께 대한 성경 말씀을 듣고 기꺼이 세례를 청했던 에티오피아 사람도 예수님께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10일 동안 요르단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하였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삶의 터전으로 돌아갑니다. 성지순례를 통해서 얻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생각하며 후회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회개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