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더불어 지상 천국 순례 여정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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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3-04-27 | 조회수694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더불어 지상 천국 순례 여정 -주님과 아버지의 선물인 형제들과 함께-
“주님을 찬양하세, 그지없이 높으신 분.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를 구원하셨네. 알렐루야.”(탈출15,1-2)
어제는 참 아름다운 날이자 요셉 수도원 공동체 창립 이후 35년만에 최초로 아랫집 수녀님들과 함께 공동 봄소풍을 한 날입니다. 두명의 수도형제만 수도원 지킴이로 잔류하고 수도원에 잠시 머물고 있는 다섯 형제들과 함께 열네분이, 그리고 아랫집 수녀님들 일곱분이 차 세대에 나눠타고 동해 바닷가에 있는 삼척의 명소 환선굴과 삼척해양레일바이크를 다녀왔습니다.
처음으로 수녀님들과 함께 하니 아연 활기를 띠는 공동체 소풍 분위기였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새롭게 깨닫고 확인했으니 이 또한 은총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영원한 주님이요 도반이신 예수님께서 “더불어 지상 천국 순례 여정”중인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우리는 우리 모두의 아버지인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보내 주신 아버지의 선물이라는 것이 우리 믿는 이들의 참된 신원임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우리 믿는 이들은 아버지의 한 가족 자녀들이 되고 서로는 형제들이 되어 평생 주님이자 도반이신 예수님과 함께 하는 여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귀한 진리를 새삼 깊이 깨달은 공동체 소풍이었습니다.
“신부님 고향이 예산이시죠?” “저는 예산 근처 광천이예요.”
봄소풍을 통해 아랫집 수녀님들중 한분이 동향분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수도원 성전 안의 낡은 성무일도서와 시편성가집을 말끔히 포장해준 수녀님께도 벼르고 벼르던 감사인사도 전했습니다.
“정말 수녀님의 정성이 놀라워 감동했습니다.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수도원 유사이래 최초에 자발적 사랑의 봉사였습니다.”
저 혼자라면 이런 곳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국에 있는 이 명소를 태어나 75년만에 처음으로 방문한 것입니다. 어제가 준 가르침과 깨달음이 참으로 무궁무진합니다. 새삼 작든 크든 믿음의 교회 공동체, 수도 공동체는 사랑의 학교, 믿음의 학교, 희망의 학교, 인내의 학교, 겸손의 학교, 순종의 학교, 섬김의 학교임을 새롭게 배우고 깨달은 날입니다. 학교의 명칭도 끝이 없습니다.
이 학교에, 배움터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모두가 초보자에 더불어 평생학인들임을 깨닫습니다. 여전히 배워야 할 믿음이요 희망이요 사랑이요 인내요 겸손이요 순종이요 섬김입니다. 여기 수도 공동체를 사랑하는 자매와 주고 받은 카톡 메시지입니다.
“오늘 봄소풍 끝내고 귀원중입니다.” “사랑하는 신부님! 오늘 소풍하셨네요! 신부님께서 소풍을 가시다니...”
사실 매일을 수도원 경내를 산책하며 휴가처럼 소풍날처럼 보내기에 거의 휴가나 소풍을 필요로 하지 않기에 저를 아는 분들에게 저의 소풍은 너무 생소해 보였던 것입니다. 첫 번째 방문한 삼척의 환선굴 참 놀라운 곳입니다. 약 5억 3천만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동굴로 동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굴로 해발 500m 산 중턱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178호인 환선굴입니다. 총 길이가 6.2km로 1시간 30분을 걸어야 동굴 전반을 둘러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산과 강이라는 시를 나눴는데 다음과 같이 추가하여 나눕니다. 놀랍게도 산 속 환선굴 동굴안에는 강물같은 맑은 물이 맑게 소리내며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아마 영원히 하루하루 계속 끊임없이 흐르는 맑은 물일 것입니다.
“밖으로는 산, 천년만년 주님 기다리는 한결같은 정주의 산 안으로는 강, 천년만년 주님 향해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강”
여기에 추가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밖으로는 산, 안으로는 강 산속의 강 끊임없이, 한결같이 맑게 흐르는 산속의 강”
이런 “산속의 강”같은 영성의 인생이요 공동체라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하겠는지요! 가능합니다. 이어지는 복음 말씀이 이를 깨닫게 합니다. 생명의 빵이자 영원한 생명이신 우리 믿는 이들의 평생 도반이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그러나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바로 이 생명의 빵을 모심으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정말 생명의 빵인 예수님과 하나되어 영원한 생명을 사는 사람은, 공동체는 “끊임없이, 한결같이 맑게 흐르는 산속의 강”같은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 성모님은 물론 사도들 그리고 무수한 성인성녀들이 그 좋은 모범이요, 특히 오늘 제1독서 필리포스가 또 그 모범입니다.
아버지가 보낸 아버지의 선물인 에티오피아 여왕 칸타케의 내시를 친히 예수님께 안내하는 필리포스입니다. 주님의 사람, 성령의 사람, 산속의 강같은 사람, 필리포스의 처신이 참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제1독서 사도행전 마지막 장면입니다.
‘필리포스가 내시에게 세례를 주었다. 그들이 물에서 올라오자 주님의 성령께서 필리포스를 잡아채듯 데려가셨다. 그래서 내시는 그를 더 이상 보지 못하였지만 기뻐하며 제 갈 길을 갔다. 필리포스는 아스돗에 나타나. 카이사리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을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하였다.’
정말 산속의 강같이 세상 곳곳을 향해 끊임없이, 한결같이 맑게 흐르며 복음 선포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참 멋지고 아름다운 필리포스입니다. 제 강론도 산속의 강처럼, 세상 곳곳을 맑게 흐르며 메마른 영혼들을 촉촉이 적셨으면 좋겠습니다.
환선굴에 이은 아름다운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 장장 5.4km 복선으로 운용되는, 1시간 정도 탑승시간이 소요되는 국내 유일의 해양레일바이크도 멋졌습니다. 4인승 5대에 나눠타고 아름다운 동해를 바라보며 운행할 때는 말 그대로 “더불어 지상 천국 순례 여정”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듯 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인 수도공동체의 봄소풍이었습니다. “더불어 지상 천국 순례 여정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주님과 형제들과 더불어 지상 천국 여정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만백성 우리 하느님 찬미하여라. 찬미의 노랫소리 우렁차게 불러라.
주는 우리 영혼에 생기를 주시고, 실족함이 없도록 붙드셨도다.”(시편66,8-9).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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