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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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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28 조회수448 추천수3 반대(0) 신고

230428.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물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문다.”(요한 6,56)
 
 
오늘 <복음>은 “생명의 빵”에 대해 하신 설교의 마지막 결론 부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고 말다툼이 벌어진 유다인들에게 이르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리 것이다. 내 살은 참되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이다.”(요한 6,54-55)

어제 우리는 “먹다”(τρωγω)라는 동사는 ‘씹다, 씹어서 부수다’라는 뜻으로 말씀을 온 몸으로 음미하며 살아가라는 의미, 곧 ‘실행’을 암시함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내 살을 먹고 피를 마시다’라는 단어의 의미를 보고자 합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몸’(살)은 ‘인간관계’ 곧 ‘사랑의 사귐과 친교’를 의미하고, ‘피’는 ‘생명’ 곧 ‘일치와 유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심’은 예수님과의 사랑의 사귐과 친교로 예수님과의 유대와 일치된 생명을 이루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당신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심으로써, 당신께서 가지셨던 사랑으로 맺는 인간관계를 가지게 되고, 당신의 생명과 일치와 유대를 이루게 됩니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일은 ‘그리스도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일’, 곧 ‘순명’이라는 ‘행위의 실행’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혀줍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실행하는 사람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물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문다.”(요한 6,56)

‘머문다.’는 것은 단순한 거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시는 것’을 말합니다. 곧 당신의 신적 생명이 우리에게 증여되고, 선사되고, 우리 안에서 생명이 되어 흐른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살은 우리의 살이 되고, 당신의 피는 우리의 피가 되고, 그분의 생명 안에서 새롭게 창조됩니다.
 
그렇습니다. 당신께서는 이토록 큰 사랑의 신비로, 우리 안에서 당신 생명의 꽃을 피우십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건네시는 이 크신 사랑은 오늘도 우리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요한 6,57)
 
“말미암아”라는 말은 ‘그분의 힘으로’라고 번역하기도 하듯이,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바로 당신의 ‘살과 피가 참된 양식이요 참된 음료’(요한 6,55 참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우스는 말합니다.
 
“예수님의 살과 피는 불사불멸의 명약이요 죽음에 대한 해독제다.”

오늘도 우리는 이 미사 중에, 우리를 위해 내어놓으신 당신의 살과 피, 그 크신 사랑과 신비, 그토록 아름답고 거룩한 사랑을 먹고 마시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힘으로 말미암아 살게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주님!
당신은 제 안에 머무르되 저를 장악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제게 먹혀 사라짐으로 제 안에 살아계십니다.
당신 안에 저를 허용하시되 저를 가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숨결에 태워 드높게 날게 하십니다.
오늘, 제가 모든 것을 내어주고 그믐달처럼 자신을 감추신 그 오묘함과 놀라움으로, 바람 부는 대로 흘러 다니는 그 가볍고 그윽한 당신 사랑의 숨결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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