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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결혼을 위해 금연하시는 대부님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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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28 조회수265 추천수2 반대(0) 신고

 

지난주 화요일 날 저녁에 제 대부님이 관면혼배를 했습니다. 예전에 간혹 대부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어쩌다가 대부님도 좋은 분 만나 가정을 꾸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면 "뭐 지금 와서 결혼을 하노?" 하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랬는데 언제 한번 레지오 마치고 2차 주회 모임을 가지면서 다른 형제님이 지나가는 말로 지금 대부님이 금연을 시도하려고 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때는 건강 때문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아니였습니다. 알고 보니 만남을 가지는 분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술은 모르겠는데 사귈려면 담배는 끊는 조건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왜 금연을 하려고 하는지 이유를 알았습니다. 사실 대부님은 흔히 말하는 말로 골초입니다. 처음엔 이런 사실을 모르고 금연한다고 하셨을 때 성공하기 조매 힘드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간혹 제가 "대부님, 어찌 지금 금연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카톡을 보내면 "다른 사람한테 공포도 하고 해서 꼭 성공해야 한다"며 잘 참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번은 레지오 마치고 같이 귀가하면서 성당 입구 문을 나설 때 호주머니에서 자일리톨 껌을 꺼내 씹으려고 하시는 걸 봤습니다. 순간 담배의 유혹을 뿌리쳐보려고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우습기도 하고 속으로 웃음이 나올 뻔했습니다.

 

아무튼 생각보다는 굳은 결심을 가지고 해서 금연을 하고 계십니다.어떻게 혼배를 하실 분은 지금 예비자 교리를 받고 계시면서 혼배를 하신 것입니다. 미사 후에 저희 레지오 단원은 레지오 마치고 성당 옆에 있는 교우 집에서 뒷풀이를 신부님과 단원들과 함께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신부님께서 술을 한 잔 하시면서 중간 쯤에 재미난 표현으로 " 00이 담배를 끊다니"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제가 재미있게 다시 풀이를 하면 이럴 겁니다. 참 결혼이 무섭긴 무섭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담배를 끊는 걸 보면 말입니다. 아마 이런 뜻을 재미있게 풍자를 하신 것일 겁니다. 저는 대부님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엉뚱한 묵상을 해봤습니다. 환갑을 1년 앞두고 혼배를 하신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그날 뒷풀이 자리에서 "간절히 원하고 기도하면 된다고" 하시면서 저한테 저도 기도하라고 하시더군요. 그건 그렇고, 한번은 생각은 해보겠다고만 말씀을 드리며 생각한 게 있습니다. 아마 제가 봤을 때 그간 대부님의 스타일과 성격을 보면 단순히 건강상 이유로 금연을 하라고 한다고 해도 잘 하기 어려워 하셨을 겁니다. 스타일이 "오래 살면 얼마나 오래 산다고" 하시면서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지" 하는 그런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이라 진지하게까지는 아니지만 신앙적으로 생각해본 묵상입니다.

 

대부님과 깊은 대화까지는 나눠보진 않았지만 단순히 결혼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연을 했다고 하는 것보다는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그걸 이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의 수단이 된다면 그 수단을 제거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앞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하나를 얻기 위해서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 속에서 신앙도 그럴 거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것 가령 이런 것처럼 금연이라는 세상의 악습을 굳이 건강이라는 측면을 떠나서도 말입니다. 그런 악습을 끊어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듯이 우리도 지금 하느님을 믿으며 믿음의 여정을 걷고 있지만 그 여정 속에는 이런 과정이 늘 우리에게 도전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런 도전이 올 때마다 결투를 해 승리로 이끄는 생활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게 쌓이고 쌓여서 우리의 삶이 하느님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거룩한 몸으로 변화를 입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그런 변화가 없다면 결단코 우리는 하늘나라와는 거리가 먼 삶을 이 세상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재미있게 한번 표현을 해보겠습니다. 

 

세상에서 여자분 하나 얻으려고도 저렇게 노력을 하고 결심을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또 하느님을 믿고 따라가기 위해서 과연 세상이 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가 하는 묵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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