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4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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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3-05-01 | 조회수338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부활 제4주간 월요일] 요한 10,11-18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어느 날 할아버지 한 분이 먼지 쌓인 공사장에서 벽돌을 쌓고 있는 세 명의 청년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작업 중인 청년에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지요. 그러자 그는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지금 벽돌 쌓고 있는거 안보여요? 젠장! 이 지긋지긋한 일을 하루 종일 하고 있다고요.“
할아버지는 이번엔 나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청년에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가 대답했지요.
"보시다시피 저는 벽돌공입니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죠. 이 일 덕분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먹여살릴 수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행복한 표정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청년에게 다가갔습니다. 그의 눈빛에는 기쁨이 가득했고 그의 얼굴은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생각하는 남자의 표정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지요. 그에게도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그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예, 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어요. 부족한 제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참된 행복의 길로 부르십니다. 그런데 나를 부르시는 그분 목소리를 알아듣고 제대로 응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삶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을 지녀야 합니다. 첫번째 청년처럼 모든 것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불평 불만을 쏟아낸다거나, 두번째 청년처럼 재물과 물질적인 가치를 최고로 여기며 거기에만 신경쓰는 사람은 행복으로 이끄는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세번째 청년처럼 매일의 삶 속에서 자기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 깃든 하느님의 뜻과 섭리(攝理)를 생각하며 거기에 기꺼이 순명한다면 나를 이끄시는 하느님의 손을 잡고 함께 참된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착한 목자'와 '양'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시는데,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이 양들을 대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면 우리가 왜 주님의 부르심을 잘 듣고 따라야 하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첫째, 주님께서는 당신 양들인 '우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놓으셨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자기만 생각하는 '삯꾼'들이 넘쳐납니다. 모두가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 거짓과 폭력, 부정과 불의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누가 다치거나 아파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내 말과 행동이 상대방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돈만 많이 벌면 되고, 그저 나만 잘되면 그 뿐입니다. 이런 팍팍하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나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놓는 사람, 같은 상황이 반복되더라도 몇 번이고 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줄 사람이 있다면, 그가 하는 말은 온전히 믿고 따를 수 있겠지요. '착한 목자'이신 주님이 바로 그런 분이십니다. 나를 위해, 나의 행복과 구원을 위해 당신 자신을 '올인'하시는 분이니, 그분의 부르심은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것입니다. 둘째, 주님께서는 나에 대해 가장 잘 아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 모릅니다. 자신의 장점은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서 바라보고, 단점과 부족함은 감추고 숨겨서 작아보이게 만듭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그런 '척' 위선을 떨기도 하고, 자신이 저지르는 실수와 잘못에는 핑계를 대고 합리화하여 '없던 일'로 만들려고 듭니다. 그렇게 남들을 속이고 결국엔 자기 자신까지 속여가며 자기 일에 대해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를 지어만드신 주님께서는 나도 모르는 내 머리카락 숫자까지 다 꿰뚫고 계시며, 내 일거수 일투족을 다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내 뜻과 결정을 따르는 것보다, 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계시는 주님의 뜻과 결정을 따르는 일이 나 자신에게 가장 유익한 길인 것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 길이 정말 내 길이 맞나?'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갈등합니다. 오직 나만을 위해 준비된 특별한 길, 나와 완벽하게 들어맞는 유일한 길이 있어서 그 길을 찾아야만 성공한 인생이.고 그러지 못하면 실패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걷는 길이 '맞는지 틀린지'는 지금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매순간 내 욕심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노력한다면,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에서 주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나를 참된 기쁨과 행복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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