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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7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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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23 조회수358 추천수3 반대(0) 신고

[부활 제7주간 화요일] 요한 17,1-11ㄴ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이라는 말을 여러 번에 걸쳐 반복하십니다. 당신이 겪으시는 모든 일이 그저 우연히 일어난게 아니라, 당신이 이 세상에서 만나시는 모든 사람이 그저 어쩌다 마주친 게 아니라 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특별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주신 것이라는 관점을 드러내시는 겁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느님 아버지께서 나를 위해 미리 준비해두신 ‘사랑의 계획’ 안에서 그분 뜻에 따라 착착 진행된 것임을 알면, 힘들고 괴로운 일들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피하려고 하기보다 정면으로 마주하여 그 안에 숨어있는 아버지의 뜻을 찾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만나서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들이 아무 의미 없는 사람들, 그저 오가다 우연히 마주친 ‘행인’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나를 위해 보내주신, 나를 올바른 길로 이끄시고 좋은 것을 주시며 큰 깨달음을 주시어 참된 행복을 누리게 하시려고 특별히 보내주신 ‘은인’이자 ‘천사’라고 생각한다면 나랑 잘 안맞는다고 밀어내거나 내 마음에 안든다고 미워하기보다, 아버지께서 그 사람을 나에게 주신 이유가 무엇인지, 내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깨달아야 할 중요한 의미는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그를 있는 그대로 내 안에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삶과 사람을 대하시는 방식이고, 우리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삶과 사람을 대할 수 있게 마음을 열어 주시고 이끌어주시라고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 청하고 계시는 겁니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삶과 사람을 하느님 아버지와의 관계 안에서 바라보는 열린 눈을 지니게 되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영원한 생명’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깨닫게 됩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은, 그저 머리로 아는게 아니라 사랑의 친교 안에서 삶으로 아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과 의로움을 나를 통해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죄의 굴레로부터 해방되어 참된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나를 유혹하는 세상의 그 어떤 속박에도 묶이지 않기에, 이 세상에 묶여 사는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라는 한계에서마저 자유로워집니다. 우리 삶에 죽음이 들어온 것은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를 짓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 원죄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지면 자연스럽게 하느님께서 나를 처음 만드셨을 때의 그 순수하고 완전한 본성을 회복하여 영원한 생명을 살게 되는 것이지요.

 

영원한 생명을 사는 이들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주시는 영광을 추구합니다. ‘영광’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카보드”(כָּבוֹד)는 ‘더욱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을 가리킵니다.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들을 얻기 위해서는 힘겹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감내해야 하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서 하는 일’은 쉽게 하면서도 ‘힘겹고 고통스러운 일’은 그래서 굳은 ‘의지’를 필요로 하는 일은 피하려고 듭니다. 그러다보니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준비해두신 특별한 은총의 선물들을 열어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쳐버릴 때가 많지요.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야 합니다. 우리를 향한 사랑으로 ‘인류 구원’이라는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에 당신 삶을 기꺼이 내어놓으심으로써 아버지께서 주시는 영광을 온전히 누리신 그분처럼, 우리도 주님을 향한 사랑으로 그분의 뜻을 따르는 일에 나의 재물과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봉헌한다면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영광을 기쁘게 누릴 수 있을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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