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계명은 성령 안에서 열매를 맺는다/김웅렬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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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중애 | 작성일2023-05-29 | 조회수313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계명은 성령 안에서 열매를 맺는다. +찬미 예수님 신자 된 지 3년 정도 된 사람이 친구와 나눈 이야기입니다. 신자 아닌 사람이 친구에게 물었어요. ‘너 요즘 성당 나간다면서? 그러면 그리스도에 대해 좀 알겠다. 뭣 좀 물어볼게’ ‘그래’ ‘그리스도, 그분 어디서 태어나셨니?’ ‘몰라.’ ‘그 양반 죽을 때 나이가 몇 살이야?’ ‘왜 이렇게 어려운 걸 물어? 몰라.’ ‘그 양반 기적을 많이 행했다고 하는데 어떤 기적이야?’ ‘몰라.’ ‘아니, 도대체 세례받은 지 3년이 됐다고 하는 놈이 어떻게 아는 게 하나도 없냐? 너 천주교 신자 맞아?’ 하며 다그쳐 물었죠. ‘맞아, 나 진짜 무식해. 세례는 받았어도 교리도 제대로 못 배웠어. 신부님이랑 밤새 술 먹고 기분 좋다고 이번에 세례받은 거야. 참 부끄럽네. 그런데 확실히 달라진 사실은 있어. 3년 전에 세례받기 전에는 너도 알다시피 나 알코올 중독자였지. 사업하다 망하고 내 가정은 깨졌지. 저녁마다 처자식들은 내가 술 먹고 들어가면 방문을 잠그고 나를 안 봤어. 내가 폭행을 할까 봐. 그런데 세례받고 난 다음에 확실히 달라진 것은 나 이제 알코올 중독자 아니야. 그리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저녁마다 처자식이 나를 기다려. 이렇게 화목한 가정이 됐어. 내가 천주교 교리는 아는 것은 없지만 그리스도가 나를 변화시켜 줬다고 하는 것만큼은 확실해.’ 안다는 것은 변화된다는 겁니다. 교리를 가르치는 교사라도 평생 피정 지도하는 신부라 해도 변화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신학박사 학위를 몇 개나 갖고 있다 한들 변화가 없으면 의미가 없어요. 조금 전에 그 양반은 아는 건 없지만 예수님이 변화시켰다고 하는 건 확실히 알죠. 오늘 복음 첫 구절에 주님을 사랑한다면 계명을 지킬 것이고 계명을 지킨다면 변화로 나타내야 한다고 하십니다. 신앙은 결국에는 바뀌는 것, 변화되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계명을 지키려면 성령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도 예수님 죽음 후 무서워서 다락방에서 벌벌 떨고 있었어요. 예수님이 다락방이 나타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보여주고 사라진 다음에도 떨었죠. 그런데 그런 제자들이 어떻게 다락방을 박차고 시장터로 나가 예수 부활을 외칠 수 있었는가? 성령을 받고 난 다음부터이죠. 성령을 받고 난 다음부터 두려움은 희망으로, 무서움은 용기로 바뀌었어요. 변화된 거예요. 예수님을 따라 다닐 때는 한 자리 차지할까 했던 그런 마음들이, 성령을 받으니 예수님이 3년 동안 했던 말들이 내 속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전혀 깨닫지 못하고 세속적으로만 이해했던 예수님의 설교가 뼛속 깊이 파고듭니다. 오늘 예수님은 사랑한다면 계명을 지킬 것인데 계명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성령을 보내줄 것이라고 하십니다. 성령이 협조자로 우리와 함께하실 때 첫 번째 성령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십니다. 숨이 끊어질 때까지 성령은 우리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끊임없이 성화시키려 애쓰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는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진리를 배우지만,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진리, 종교적인 진리, 도덕적인 진리를 이유식으로 잘 만들어 우리를 가르치신다 했습니다. 사제건, 수도자건, 평신도건, 또 사제 중에서도 고위성직자건, 가르치는 어떤 상황에 있건, 성령이 함께하시지 않는다면 그냥 직업인이 되는 것입니다. 사제가 직업인으로 바뀌면 수많은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돈에 대한 유혹도 받을 수 있고, 음란에 대한 유혹도 받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제가 늘 여러분들에게 유니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사제 유니폼은 배우들도 영화 촬영할 때 입고 사제 행세합니다. 유니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니폼 안에 있는 그 사람이 정말 사제답게 성령과 함께 하는 사제인가가 중요합니다. 성령과 함께 하는 사제 입에서 나오는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반드시 변화된다고 확신합니다. 여러분도 세례받은 후에 바뀐 것이 있으시죠? 만일 없다고 한다면 정말 슬픈 겁니다. 여러분은 몰라도 분명히 좋은 쪽으로 변화된 것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전의 악습에서 벗어나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영을 맑게 하면 성령이 내 안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지 모릅니다. 제가 성령께 간절히 기도하며 청하니, 보이는 하나하나가 다 묵상 거리가 되더군요. 저는 평일 강론 15분 20분 할 때도 어느 책을 보고 베껴서 이야기하는 적 없어요. 며칠 전부터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하나하나 적어놓았다가 전달해드립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물에 관한 것을 묵상해왔습니다. 제가 쓴 책에도 물에 대한 묵상이 나올 겁니다. 여러분들 물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제가 한 번 불러볼게요. 긍정적인 물에는 낙수, 유수, 담수, 호수, 용수, 정수, 약수, 청수가 있어요. 반대로 부정적인 물을 묵상해보니, 하수, 침수, 누수, 한수, 무수, 홍수, 해일이 있죠. 지금 이 물의 종류가 어느 책을 보고 배운 것이 아니라, 열심히 성령님께 물에 대해 알려달라고 기도하니 깨우쳐 주시더군요. 물을 영성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두 번째로 성령이 우리의 협조자로 계시면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상기하게 도와주십니다. 신앙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성령은 예수님의 말씀으로 우리를 이끌어 가십니다.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가 교만한 생각과 그릇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목숨 걸고 지켜주십니다. 우리가 유혹을 당한 순간에도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을 기억하게 해주십니다. 그러나 성령이 함께하지 않으면, 성령을 거부해버리면, 성령 없이 혼자 잘난 척하려다 보면, 사제도 망가질 수밖에 없고, 평신도도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평신도가 세례를 받을 때, 그리스도의 사제직, 왕직, 예언직이라는 지위를 오릅니다. 그리스도 사제직의 목적은 봉사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성령이 함께하지 않으시면, 봉사를 받으려고만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 예언직의 목적은 이 세상 끝까지 복음 전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이 함께하지 않으시면, 세례받은 지 50년 60년이 되어도 성당에 단 한 사람도 못 이끌고 땅속에 묻힐 것입니다. 그리스도 왕직의 목적은 자유인이 되는 것, 얽매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이 함께하지 않으면, 모든 것으로부터 얽매여 삽니다. 돈, 물질, 몸뚱아리, 이런 모든 것의 노예 생활을 합니다. 그러나 성령이 함께하면, 신자들은 자유롭고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납니다. 성령은 우리가 어떤 순간에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하고, 지금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 예수님의 말씀을 상기시켜주는 협조자이십니다. 세 번째로 성령이 협조자로 계시면 우리에게 평화를 주십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도피하는 평화입니다. 일단 피하고 보는 겁니다. 일단 보기 싫으면 안 만나고 보는 겁니다. 그러나 성령이 주시는 평화는 문제를 극복하는 평화입니다. 당당하게 맞서서 싸워 이겨내는 평화입니다. 슬픔이나 박해나 위기가 오더라도 그것을 넘어서는 평화입니다. 외적인 환경에 절대 좌우되지 않습니다. 물론 어떤 놈이 와서 옆구리 찌르면 아픕니다. 하지만 그 상처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즉시 평화를 찾습니다. 오늘 복음을 요약하면, ‘신앙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바뀌는 것이다.’ 서두에 말씀드린 그 형제는 예수님의 나이도, 행적도 모르지만, 그리스도가 나를 변화시켰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많이 알고 변화되지 않는 것 보다, 아는 것은 없어도 삶이 변화된다면 분명히 성령과 함께하는 사제요, 평신도요, 수도자입니다. 이 어두운 환난의 시대에 특별히 성령의 도우심을 간절히 청하도록 합시다. (2020년 부활 제6주일(05/17) 서운동성당)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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