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에서

지상의 짧은목숨 누리는 동안

제게도 그 모습 보여주셨다면

새하얗게 번쩍이는 당신의 광채 앞에

눈멀고 정신 잃었겠지요.

언젠가 그 모습 마주 뵈올 날까지

부끄러운 알몸의 얼룩진 땟국물

식은 눈물로라도 닦아내는 연습으로

쓰린 한 삶을 바치려 합니다.

천국에서 주님은 어떤 모습일까요?

천국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용기 있게 정의를 행하며

드러나지 않게 선한 일을 하며 겸손하고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사실 하얗게 빛나는 모습이란

인간의 감각이 느낄 수 있는 영광과

두려움과 위엄과 신비의 극단을

표현한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마주 대하는

부활한 사람들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신비스럽고 영광스럽습니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신 후 제자들에게

아주 잠깐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해 나타나셨습니다.

(마르9,2-10)

지상의 인간들한테는 보여주지

말아야 할 장면을 보여주신 것이지요.

정에 약한 예수님,

제자들의 제자인 우리한테도

영광스러운 모습 보여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