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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9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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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08 조회수267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제9주간 목요일] 마르 12,28ㄱㄷ-34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사랑을 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무나도 당연한 대답처럼 들리실 지 모르겠지만 온 힘을 다해, 열심히 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랑엔 후회가 남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에 대한 자녀들의 사랑이 그렇습니다. 장례미사 전에 고해성사를 드리다보면 고인의 자녀분들이 공통적으로 고해하는 내용이 바로 부모님 살아계실 때 효도하지 못한 것입니다. 부모님은 한 해가 다르게 늙어가시는데 지금은 바쁘다며, 아직은 여유가 없다며 부모님께 사랑을 표현하는 일을 자꾸만 미루다보면, 나중에는 부모님께 효도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사랑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 때문에 커다란 후회와 죄책감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연인들 사이의 사랑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후회가 남습니다. 서로 사랑하던 연인이 헤어지고 나면 상대보다 덜 사랑한 사람, 사랑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 더 아프고 힘들다고 하지요. 안타까운 것은 사랑하는 그 순간에는 그 중요한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밀당'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기브 앤 테이크'의 원칙을 내세우며 받은 만큼만 주려고 합니다. 사랑을 '가슴'이 아닌 '머리'로 하기에 자기가 더 많이 사랑하고 자기가 더 많이 주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헤어지고 나면 '그 때 더 사랑할걸', '그 때 더 잘해줄걸'하고 때늦은 후회를 하며 아파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는 율법학자의 질문에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이야말로 하느님께 구원받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계명이라고 알려 주십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이웃을 '어떻게 사랑하느냐'입니다. 남들 눈치 봐가며 대충, 이익과 손해를 따져가며 설렁설렁 사랑하면 되는게 아닙니다. 먼저 하느님을 사랑할 때에는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하라고 하십니다. 즉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할 때에는 "나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사람은 '자기애'가 강하기에 남에게는 가혹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남들을 대할 때에도 자기 자신에게 그러는 것처럼 관대한 기준을 적용하여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대가 지날수록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자신은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서 상대로부터 더 많이 사랑받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가 기대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쉽게 실망하고 쉽게 오해하며 쉽게 미워합니다. 주일미사에 참여하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 봉사하는 것을 꺼려하며,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아까워하면서, 바쁜 일, 준비할 일이 생기면 신앙생활할 시간을 가장 먼저 빼면서, 하느님으로부터 더 많이 사랑받기를 원하고 더 많은 은총, 더 많은 위로, 더 많은 복을 받으려고만 합니다. 과연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될까요? 절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최선을 다해 사랑을 실천해야만, 사랑이 주는 좋은 것들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가르침을 잘 알아듣고 슬기롭게 대답한 율법학자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라고 말씀하신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사랑하는 법을 안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곳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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