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9주간 토요일]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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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3-06-09 | 조회수264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2023년 06월 10일 토요일 [연중 제9주간 토요일]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있는 헌금 함에 돈을 넣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많은 부자가 찾아와 큰돈을 넣는 모습도 보시고, 가난한 과부가 찾아와 렙톤 두 닢, 곧 콰드란스 한 닢에 지나지 않는 적은 돈을 넣는 모습도 보십니다. 콰드란스는 당시 노동자들의 하루 품삯인 한 데나리온의 64분의 1에 해당하는 단위로, 값어치가 가장 낮은 로마 화폐였습니다. 부자들 ‘다수’에 대비되는 가난한 과부 ‘한 사람’, 그리고 그들이 봉헌한 ‘거액’과 ‘소액’의 대조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 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이 말씀은 많은 돈을 기부한 부자들 가운데 누구보다 - 가장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보다도 - 더 많은 돈을 넣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부자들이 기부한 모든 돈을 합친 금액보다 그 과부가 더 많은 돈을 넣었다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이해하든, 콰드란스 한 닢과는 견주지도 못할 엄청난 금액일 텐데, 예수님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왜곡된 말씀을 하실까요? 예수님께서 눈여겨보신 부분은 봉헌금의 액수가 아니라, 그들이 그것을 봉헌하는 정황입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활비로 옮긴 그리스 말 ‘비오스’의 본뜻은 ‘생명’입니다. 과부는 자신의 온 생명을 봉헌한 것입니다. 넉넉한 가운데 얼마씩 봉헌하고도 남는 것이 있는 부자들과 달리,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바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습은 자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희생 제물로 내주신 예수님과도 무척 닮았습니다. 어떤 이는 그 과부가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봉헌하고자 하는 마음은 분명히 칭송받아 마땅합니다.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마음속 곳간에 쌓아 둔 소중한 것들 가운데, 우리는 주님께 무엇을 내드리고 있습니까?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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