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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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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12 조회수463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612.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행복하여라. ~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12)

 
오늘은 ‘참 행복’이 담고 있는 영성적 특징의 두 기둥에 대해 보고자 합니다. 곧 ‘존재론적 영성과 실천적 영성’, ‘됨’(being)의 영성과 ‘함’(doing)의 영성입니다. 전자는 우리를 ‘꼴 짓는 영성’이고, 후자는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영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존재로서의 영성’은 우리의 존재의 틀을 만들고 내용을 채우며 존재를 존재답게 하는 영성이요, ‘실천적 영성’은 존재론적 영성에 살이 입혀진 영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성이 내면의 성숙이나 상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행위와 실천으로 살을 입고 구체화되는 것임을 말해줍니다. 곧 현실에서 육화 될 때 비로소 살게 되는 영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무엇보다도 먼저 ‘존재’가 변화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새로운 피조물로의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이요, 변화된 존재로서 하느님 나라를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믿음으로 말미암은 존재의 변화를 토대로 실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존재가 새로워졌다면, 그 새로워진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양식이 필요하게 됩니다. 곧 변화된 새로운 존재인 하느님의 자녀로서, 새로운 창조세계인 하느님 나라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기운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존재론적 영성, 곧 ‘됨의 영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참 행복’에서는 어떤 윤리적 행위를 위한 실천덕목들이 아니라, 존재의 변화와 변화된 존재의 모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곧 인간의 외향적인 ‘행위’가 아닌, 내면의 ‘존재됨’을 선언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존재와 행위가 이 둘은 이분법적으로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삶의 양식에서 있어서 둘은 구분됩니다. 그러니 ‘참 행복’은 우리가 무엇을 행하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 복이 주어진다는 논리가 아니라, 총체적 존재의 변화를 보여주며, 그것에 따른 영성생활의 행복을 노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됨’의 영성은 존재의 변화를 일으키며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을 개선하거나 윤리적, 도덕적 행위를 촉발시키는 데 만족하지 않고, 우리의 전 존재에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참 행복’은 단지 여덟 가지 덕목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존재의 여덟 가지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참 행복’은 존재론적 영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를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합니다. 곧 존재 변화로서의 ‘참 행복’은 삶의 실천적이고 활동적인 측면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됨’의 영성은 ‘함’의 영성으로 육화하게 됩니다. 곧 존재의 영성은 실천적 삶의 영성으로 이어지고, 또 실천적 영성은 존재의 영성으로 맺어지는 과정으로 계속 순환, 반복하게 됩니다.
 
이를 ‘참 행복’에서는 이렇게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됨’의 영성은 가난, 슬픔, 온유, 의로움, 자비, 깨끗한 마음, 평화, 박해(고난)로, ‘함’의 영성은 하느님께 예속(의탁), 치유, 섬김, 해방, 용서, 회개, 비폭력, 인내로, 그리고 그 복은 하늘나라, 위로, 땅, 채워짐, 자비, 하느님을 봄, 하느님의 자녀, 하늘나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행복하여라. ~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12)

주님!
가난을 살게 하소서. 당신을 이미 차지한 까닭에 더 이상 아무 것도 차지할 것이 없게 하소서.
슬퍼할 줄을 알게 하소서. 가엾이 여기는 당신의 마음에 제 가슴이 찔리게 하소서.
온유해 지게 하소서. 당신의 품에 안겨 다독거려지게 하소서.
의로움에 주리고 목말라하게 하소서. 참된 음료인 당신께 맛 들어지게 하소서.
자비를 베풀게 하소서. 측은히 여기는 당신의 마음을 선사받게 하소서.
제 마음을 깨끗하게 하소서. 당신의 손길에 매만져지게 하소서.
평화를 위해 일하게 하소서. 당신 손이 저를 이끌게 하소서.
의로움 때문에 모욕을 받으면서도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하소서. 제가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주님의 것이 되게 하소서.
이 복된 삶이 제게는 참된 행복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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