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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여정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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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20 조회수616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랑의 여정

-평생과제-

“사랑은 은총이자 선택이요, 훈련이자 습관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평생이 사랑의 여정입니다. 삶은 선물이요 평생과제가 사랑입니다. 영적성장과 성숙도 결국 사랑의 성장이자 성숙입니다. 외적성장은 멈춰도 내적 사랑의 성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수도원의 아름다운 아름드리 메타세콰이어 하늘길 가로수들이 상징하는바 내적성장의 사랑입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사랑 역시 은총이자 의식적 선택이요, 훈련이자 습관임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평생공부가 사랑이요 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요 평생 사랑의 학인임을 깨닫습니다. 제가 평생 사랑을 강조하며 수십년간 매일 강론 해온대로 살았다면 성인이 되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 깨달음은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영원한 초보자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5,48)

 

오늘 ‘원수를 사랑하여라’라는 6번째 마지막 대당명제의 결론이자 6개 대당명제의 결론이기도 합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여 하늘 나라를 살게 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아, 바로 평생학인이 되어 완전한 사람되는 사랑 공부가 우리의 평생공부요 평생과제임을 깨닫습니다.

 

완전한(perfect)은 온전한(whole)을 뜻합니다. 

온전함(wholeness)이 거룩함(holiness)이요 영어발음도 같습니다.

온전함은 원숙(圓熟)함과 원만(圓滿)함과 통합니다. 가을되어 익은 둥근 열매들을 보면 둥글 ‘원(圓)’자를 실감합니다. 바로 “둥근 삶, 둥근 마음” 바로 제 졸저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둥근 사랑”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정말 사랑도 익어 갈 때 둥근 사랑일 것입니다. ‘원숙(圓熟)’이란 시도 생각납니다.

 

“가을 열매는 태양의 자식들

호박, 배...태양을 닮아 둥글둥글 환하다

사람도 사랑으로 익어 열매되면

얼굴도 마음도 글도 말도 행동도 하느님 사랑 닮아, 성체를 닮아

둥글둥글 환하다”-1998.9.10.

 

무려 25년전 여기 배밭수도원에서 쓴글입니다. ‘배밭’하니 ‘별밭’이라는 어제 쓴시도 생각납니다. 초록빛 하늘 배나무에 달린 흰봉지의 배열매들이 꼭 흰별들처럼 생각되어 쓴 시입니다.

 

“날마다

별밭사이 

흰별들 사이 초록빛 하늘길을 걸을 때마다

 

기쁨 가득

충만한 행복이다

가을 열매익어 

 

흰별들 배열매 딸때까지 계속될 거다

이 설렘, 이 기쁨, 이 행복에 산다

날마다”-

 

정말 배밭이자 별밭을 산책할 때의 마음입니다. 불가의 성철 스님 말씀도 생각납니다. “나는 모나게 살았지만 너희들은 둥글게 살라” 하시며 많은 제자들의 법명에 둥글 원圓자를 넣어 줬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완전한 사랑, 온전한 사랑, 원숙한 사랑을 살 수 있을까요? 바로 복음 앞부분에 상세하게 밝혀줍니다. 바로 대자대비하신 공평무사하신 아버지 하느님을 닮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원수를 사랑하여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들도 하지 않느냐?”

 

원수를 사랑하여라, 맞습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 마음, 하느님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믿음과 기대는 이처럼 높습니다. 내눈에 원수지 타인엔, 하느님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원수에게도 피치 못할 원인이, 사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을 닮아 한없이 너그럽고 자비로우라는 것입니다. 이건 이기적 심리적 사랑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연민과 존중, 배려의 사랑, 아가페 사랑입니다.

 

당장 저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 낯선 피정자들을 봐도 소 닭보듯, 개 닭보듯 할 것이 아니라 상냥하게 웃으며 목례하고 다정한 인사말 던져야 하겠다는 반성을 합니다. 사랑의 침묵이자 사랑의 말과 표정입니다. 유유상종의 배타적 사랑을 한없이 부끄럽게 합니다. 

 

결코 값싼 사랑은 없음을 깨닫습니다. 새삼 환대의 사랑에 각별 힘써야 함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더불어 부단한 선택과 훈련, 습관의 최우선 대상이 이런 대자대비의 사랑공부요 실천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의 빛나는 모범이 하느님 사랑의 화신인 우리 예수님이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참 적절합니다.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여러분이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

 

아, 바로 예수님의 사랑 은총이 우리의 작은 사랑을 격려합니다. 이웃 원수사랑과 더불어 우리 하느님을, 예수님을 열렬히, 한결같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 사랑을 늘 선택하고 훈련하여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을, 예수님을 치열하게 가열차게 한결같이 사랑할 때 주님은 지칠줄 모르는, 샘솟는 아가페 사랑을 선물하십니다. 

 

바로 이 사랑이 두려움을 몰아내고 하느님 마음, 예수성심의 사랑으로 원수사랑도, 공평무사한 보편적 사랑을 하게 하십니다. 자주 고백성사시 보속으로 써드리는 말씀 처방전도 생각납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시편16,2)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 저의 힘이시여.”(시편18,2)

 

삶은 선물이자 숙제입니다. 결코 값싼 사랑은 없습니다.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사랑의 수행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평생학인이 되어 평생 해야할 평생공부가, 평생과제가 사랑입니다. 사랑에는 늘 초보자요 날마다 용기를 내어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입니다. 날로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아가게 하는 사랑이요 이 거룩한 미사가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그리고 다음 고백기도대로 살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시고, 사랑의 수행에 분투의 노력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자, 

새로움이요 놀라움입니다.

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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