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버큰헤드 정신 / 따뜻한 하루[1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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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3-06-21 | 조회수504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대영제국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1852년, 1,400톤급 수송선 버큰헤드호(Birkenhead)는 군인과 민간인 634명을 태우고 아프리카의 최남단인 케이프타운을 항해 중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거기서 65km 떨어진 바다를 항해하던 버큰헤드호는 2월 26일 새벽 2시에, 갑자기 암초와 충돌하고는 그만 한쪽으로 기울더니 서서히 물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는 차가운 바닷물이 선체 전체를 들이닥치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쳤습니다. 배 위에 탄 병사와 가족들의 공포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완전히 허리가 끊긴 배에는 고작 3척의 구명정만이 배 후미와 좌우에 있었는데, 1척당 60명, 전부 180명밖에 탈 수밖에 없어, 634명을 태우기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때, 배에 타고 있던 영국군 74 보병연대의 지휘관인 알렉산더 세튼 중령은 병사들을 갑판에 집결시켜 놓고 큰 소리로 "부대 차렷!" 하고 명령했습니다. 갑판 위에 병사들은 부동자세를 유지하였고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습니다. "제군들은 듣길 바란다. 지금까지 가족들은 우리를 위해 희생해 왔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과 국가를 위해서 숭고한 희생을 할 때다. 그래서 제군들은 ‘어린이와 여자부터’ 보트에 태워라!" 그리하여 병사들은 횃불을 들고, 아이들과 부녀자들을 3척의 구명정에다 태웠습니다. 마지막 구명보트에 사람을 태운 후 수송선은 점점 더 바닷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버큰헤드호의 세튼 지휘관과 병사들은 차가운 물이 목에까지 차는 그 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명예롭게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잠시 후 대영제국의 수송선은 순식간에 물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판자에 매달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한 병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알렉산더 세튼 중령님의 명령에 어느 한 병사도 불평 한마디 없었습니다. 그 명령이 바로 자신의 죽음이라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말입니다." 성경에도 ‘약자 보호법’에 대한 원칙이 계약의 책에 있습니다(탈출 22,20-22).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기에, 어떤 과부나 고아도 억눌러서는 안 된다. 너희가 그들을 억눌러 그들이 내게 부르짖으면, 나는 그 부르짖음을 들어줄 것이다.’ 모세도 십계명을 백성에게 알릴 때, 이 ‘약자 보호’에 대해 언급했습니다.(신명 24,19) ‘밭에서 곡식 거둘 때 이삭을 밭에 남긴 채 잊고 왔거든 그 이삭 집으러 돌아가지 마라. 그것은 고아나 과부 몫이다. 그래야 야훼께서 손수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려주실 것이다.’ 그렇습니다. 사랑의 첫째 계명은 ‘희생’이며, 이는 사랑의 고귀한 표현입니다. 바로 이때부터 '여성과 어린이부터'라는 빛나는 전통이 생겼다고 합니다. 버큰헤드호의 그 병사들,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많은 깨달음과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언제나 남보다 나를 우선시하며 살아가고 있었는지 잠시나마 반성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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