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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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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07 조회수465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707.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마태 9,9)
 
 
오늘 <복음>은 세리인 레위를 부르시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관에 앉아있는 레위를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마태 9,9)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발의 움직임이라기보다는 마음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발걸음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방식으로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곧 앵무새처럼 입으로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혹은 다람쥐처럼 행실로만 본받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삶의 자세와 태도로 예수님을 따르는 것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단순이 겉으로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이 가치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전인격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의 전환입니다. 곧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삶의 방식이요, 용서와 자비의 삶의 방식이요,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마태 9,10 참조) 방식입니다. 죄인이기에 단죄하고 처벌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눈과 방식이 아니라, 죄인이기에 용서하고 사랑해야 할 눈과 방식인 것입니다.
 
(그야말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이요, 나아가서는 바오로 사도의 표현대로 그리스도로와 같은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바오로는 “그리스도와 같은 모습이 되는 것”(로마 8,29;필립 3,10)이요, “그분의 형상을 지니는 것”(1코린 15,49)이요, “그리스도를 입는 것”(로마 13,14;갈라 3,27;콜로 3,10;에페 4,24)을 말합니다. 곧 단순히 도덕적 치원에서 이루어지는 모방을 넘어서는 신비주의적 차원까지를 포함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삶의 방식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단죄하고 비난하였습니다. 사실, 죄인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은 율법에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불결한 이들과의 접촉은 그도 불결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들과 식사를 하신 것은 단순히 그들과의 타협도, 그들을 두둔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보내는 신의요, 자비요, 호의였습니다. 그들을 단죄한 것이 아니라 용서하신 까닭입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죄인들과 함께 어울린다.’고 비난하는 것은, 마치 의사가 병자들과 함께 있다 하여 비난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사실,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서로 기쁨을 나누는 것이요, 사랑을 나누는 행위요, 한 가족임을 나타내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죄인들 속으로 들어와 그들을 당신의 가족으로 삼으십니다. 자신의 몸에 죄를 묻힘으로 죄인들을 깨끗하게 하십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사랑, 놀라운 감격인가? 이는 죄인을 ‘먼저’ 용서하신 까닭입니다. 죄인들의 회개를 앞세우기보다, ‘먼저’ 용서하신 까닭입니다. 흔히, 우리는 죄지은 이에게 ‘먼저’ 회개하라고 강요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께서는 ‘먼저’ 용서하시고, ‘먼저’ 함께 식사를 하시며 당신과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십니다. ‘먼저’ 죄인을 찾아오시고, ‘먼저’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보다 ‘먼저’ 당신을 건네주십니다. 우리 역시 죄지은 형제에게 ‘먼저’ 다가가고, ‘먼저’ 용서해야 할 입니다. 오늘도 그 놀라운 사랑으로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라.”(마태 9,9)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이다.”(마태 9,12)
 
 
주님!
제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바라시는 바를 알게 하시고,
당신이 바라시는 것을 바치게 하소서.
희생제물이 아니라, 제 행실을 바치게 하소서.
제 자신이 자비의 산제물이 되게 하소서.

당신께 바치되, 제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하여 내어놓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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