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을 찾으라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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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3-07-10 | 조회수404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하느님을 찾으라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집, 하늘의 문이다”-
“항상 깨어 있으시오.”(마태25,13) 왜관 수도원에서 내일 7월11일 수도서원 50주년 금경축을 맞이하는 김치삼 알렉산델 수사의 상본 성구입니다. “내가 너의 하느님이니, 너는 걱정하지 마라.”(이사41,10) 역시 내일 7월11일 왜관 수도원에서 수도서원 50주년 금경축을 맞이하는 고건상 멜키올 신부의 상본 성구입니다.
1973년 첫서원후 반세기 50년 동안 한결같이 평범한 일상에 충실하면서 수도원에서 정주해온 두 분 수도자의 삶이 참 위대합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더불어 두분의 응답의 노력이 함께 이뤄온 놀라운 성취입니다. 저절로 나오는 제가 참 좋아하는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구입니다.
“주님께 감사하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시편118,1)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리라.”(시편89,2ㄱ)
하루하루 하느님만을 찾으며 50년 동안 평범한 일상에 충실해온 두분 수도자입니다. 위 수도자는 저보다 두 살 위이지만 저는 1986년 첫서원을 했으니 수도연륜으로는 13년 선배입니다. 당시 저는 교대재학중 입대하여 군복무중이었고 저는 1974-1981년까지 8년동안 교편생활하다 1982년 입회했으니 하느님의 부르심은 이처럼 참 다양하고 신비롭습니다. 늦은 나이에 출발했기에 남보다 2배는 충실히 산다는 각오로 하루하루 절박하게 살아왔고 지금 이렇게 강론을 쓰고 있습니다.
참 중요하고 힘든 것이 평범한 일상에 한결같이 충실한 삶입니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옛 사막교부의 금언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찾는 간절한, 절박한, 절실한 갈망이, 열정이 있을 때, 때가 되면 언제 어디서나 만나는 하느님입니다.
어제의 각별했던 만남에 감사했습니다. 이 또한 하느님을 찾는 간절한 열망이 있기에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일입니다. 1998년부터 그러니까 25년동안 한결같이 제 시집과 강론을 정리하여 복사 제본해다 준 자매인데 대학 강의중 3월초 과로로 인한 뇌졸증으로 쓰러진후 재활병원에 입원중 만4개월만에 처음 외출하여 수도원 오전 10시 주일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하느님을 찾아 수도원 미사에 참석했고 주님을 만났습니다. 특별한 반가움에 외출하여 점심식사를 함께 나눴고 다시 재활병원에 귀원했습니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간절한 열망, 절박한 마음에 눈만 열리면 언제 어디서 제 때에 찾아와 만나 주시는 주님입니다. 다음 고백 그대로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나라 꽃자리 천국이옵니다.”
아, 문득 의술醫術이 인술仁術임을 보여준 치과의사 형제의 감동적 일화가 생각납니다. 연초록 풀잎에 맺힌 투명한 빗방울이 있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사진과 함께 보내준 카톡메시지입니다.
“주일이지만 보호자분의 간절한 요청으로 아는 수녀님과 함께 뇌졸중으로 와상중인 35세 청년의 치아 검진을 위해 봉천동에 갑니다...빗속을 뚫고 가서 만난 봉천동 청년은 참 해맑았습니다. 헌신적인 어머님의 사랑이 느껴져서 그 짧은 검진과 간단한 잇몸 처치의 시간이 제겐 더 큰 은총이었습니다...투명한 빗방울처럼 제 영혼이 맑아지는 밤이길 기도합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의 만남에 치유의 구원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찾는 간절한 열망이 있을 때 바로 거기가 주님을 만나는 ‘거룩한 장소(the sacred place)’가 됩니다. 오늘 형 에사우의 보복을 피해 도주중인 야곱의 심정은 참으로 막막하고 답답했을 것입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중에 간절히 하느님을 찾았을 것이며 꿈중에 주님을 만나 확약을 받습니다.
“나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며 이사악의 하느님인 주님이다. 나는 네가 누워 있는 이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겠다...보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며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주고, 너를 다시 이땅으로 데려 오겠다.”
야곱은 꿈에서 깨어나자 소스라치게 놀라 고백합니다.
“진정 주님께서 이곳에 계시는데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구나.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이곳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의 문이로구나.”
야곱은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에 베었던 돌베개를 가져다 기념기둥으로 세우고 그 꼭대기에 기름을 붓고, 그곳의 이름을 베텔이라 작명합니다. 이 아름답고 은혜로운 주님과 만남의 추억은 늘 평생 야곱의 뇌리에 생생했을 것입니다.
절박하게 하느님을 찾을 때, 바로 거기에 하느님은 찾아 오시고 바로 거기가 하느님의 집, 하늘의 문이 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회당장과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던 여자가 그 좋은 모범입니다. 창세기의 야곱처럼 양상은 달라도 주님을 찾는 갈망은 하늘에 닿았기에 마침내 주님을 만납니다.
바로 예수님이 하느님과 만나는 거룩한 장소가 된 것입니다. 당시 곤경중에 있던 분이 둘 뿐이었겠습니까! 그러나 주님을 만나 치유의 구원을 받은 사람은 갈망과 열망의 사람 회당장과 혈루증을 앓던 둘뿐이었습니다.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물러들 가거라. 저 소녀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예수님께서 군중을 쫓아내신 뒤에 안으로 들어가시어 소녀의 손을 잡자 소녀가 일어납니다.
그 사이 예수님은 자기 옷자락에 손을 댄 여자의 간절한 열망의 믿음을 알아채린후 즉시 치유의 구원을 선언합니다.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바로 그때에 그 부인은 구원을 받았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은혜로운 주님과 만남의 일화인지요!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주님을 찾으십시오. 간절한 열망의 믿음이 있을 때 바로 거기가 하느님의 집이고 하늘의 문이 됩니다. 주님을 만나 치유의 구원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전례가 거행되는 여기가 하느님의 집이요 하늘의 문입니다. 주님을 만나 치유의 구원을 받는 우리들입니다.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은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주셨네.”(2티모1,10).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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