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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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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25 조회수415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725. 성 야고보 사도 축일.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7)
 

오늘은 야고보 사도의 축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질그릇에 담긴 보물의 비유”를 통해서, 그리스도로 인한 고난과 영광에 대해서 전해주고 있습니다. 곧 질그릇처럼 깨어지기 쉬운 인간이지만, 그 속에 담긴 복음의 능력으로 결국에는 승리를 거두고 영광을 입을 것임을 말해줍니다.
 
“우리는 온갖 환란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2코린 4,8-10)
 
오늘 <복음>에서, 제베대오의 두 아들 곧 야고보와 요한과 그들의 어머니는 예수님께 주님의 나라에서 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있기를 청했습니다. 곧 높은 자리를 청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어머니와 아들들의 열망을 나무라시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청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할 수 있는지를 물으십니다. 곧 진정 청해야 할 바가 무엇이고, 진정 행해야 할 바가 무엇이며, 무엇을 먼저 행해야 하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를 깨우쳐주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보고 불쾌하게 여기는 다른 제자들을 불러 당부하십니다.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6-27)
 
이는 우리에게 높은 사람이 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사람이 진정한 높은 사람이요, 으뜸인 사람인지를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는 진정한 길을 가르쳐주십니다. 곧 높은 사람, 으뜸인 사람이 되고자 하면, 먼저 섬기는 사람이 되고 종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왕이 되고 싶다면 내 아내를 왕비로 대하고, 내가 왕비처럼 살고 싶다면 내 남편을 임금으로 받들어야 할 일입니다. 내가 성인이 되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성인으로 여기고, 내가 예수님이 되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예수님으로 바라볼 일입니다. 남을 무시하면 자신도 그렇게 무시당하게 되고, 남을 정당하게 대우하면 정당하게 대우받게 되고, 남을 존중하면 그만큼 존중을 받게 될 것입니다. 곧 남을 불신하고 신뢰하지 못하면 자신들의 그렇게 신뢰받지 못하고 불신 받을 것이요, 남에게 자비로우면 자비를 입을 것입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억울함을 당하고 있다면, 필시 그도 나에게 억울함을 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뻔하고 당연한 이치를 알면서도 살지를 못합니다.
 
결국, 섬기는 사람이 섬김 받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아버지를 섬기셨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었으며, 당신을 배신하고 도망가 버릴 그 제자들을 섬기셨기에 섬김 받으십니다.
 
그러나 단지 작고 낮은 자라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은 아닙니다. 혹은 희생과 헌신으로 봉사한다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섬긴다는 것’은 자신을 낮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높이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곧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자신을 낮춘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는 ‘들어 올림’이 없다면, 진정한 섬김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섬김’은 내가 낮은 자 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형제를 높이는 데 그 본질이 있습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우리를 높이기 위해서, 곧 하느님 되게 하기 위해서 우리를 섬기셨듯이 말입니다.
 
사부 성 베네딕도는 수도원을 “주님을 섬기는 학원”(<규칙서> 머리말 45)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학교에서 ‘주님 섬기기’와 ‘형제 섬기기’를 배우는 학생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섬기면서 섬기는 그 사람을 닮아갑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을 섬기면 예수님을 닮아갑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마태 20,23)

주님!
깨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제 몸에 당신 생명이 담겨 있음을 잊지 말게 하소서.
오늘도 제 몸이 으깨지고 부서져, 당신의 생명을 드러내게 하소서.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시는 것을 청하게 하시고,
언제나 당신의 죽음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당신과 함께 죽음으로써 당신의 생명이 드러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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