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9주간 수요일]
이전글 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1|  
다음글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2|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16 조회수428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19주간 수요일] 마태 18,15-20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인간 관계 안에는 갈등 요소가 있게 마련입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방향과 가치관, 지향과 욕망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마찬가지이지요. 내가 윤리 도덕적으로 잘못한 게 없더라도, 옳고 그름을 명확히 따져볼 수 없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문제라고 하더라도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생각하며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상대방이 하는 말과 행동으로 내가 상처를 받게되더라도 그를 즉시 심판하고 단죄하려 들지 말고 그가 자기 모습을 돌아보며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물론 그 기회를 잡고 못잡고는 그의 선택에 달린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일단 그에게 기회를 주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형제가 나에게 죄를 지으면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이르라고 하십니다. 정확히 그가 한 어떤 말이나 행동이 내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그로 인해 상처입은 내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 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는지 솔직히 말할 용기도 의지도 없으면서,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내 입장만 하소연하여 그를 공개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는 뜻입니다.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는건 쉽습니다. 그러나 뒷담화로는 아무 것도 바로잡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의 마음에 억울함과 분노를 유발하여 그나마 남아있던 죄책감이 자기합리화로, 후회가 완고함으로 바뀌게 만들지요. 상황이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될 겁니다.

 

누군가에게 제대로 충고해주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칭찬은 달지만 충고는 쓰디쓰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머릿수나 논리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지금 내겐 불편하지만 그에겐 약이 되어줄 충고를 해줄 수 있는 마음, 당장은 쓰라리고 아프지만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줄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꼭 필요하고 소중한 겁니다. 그런 마음으로 서로에게 해주고 또 받아들이는 충고는 복잡하게 얽히고 꼬여버린 우리 관계의 매듭을 풀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그와 나 사이의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다보면, 나중에 하느님 나라에서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들도 하나씩 줄어듭니다.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으로 부족하고 약하여 보잘 것 없어 보여도, 그런 우리가 이 땅에서 풀어주고 해결해주기 위해 한 노력들이 하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건 참으로 대단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온 힘을 다해서 엉킨 매듭 푸는 일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우리가 모여 함께 노력하는 그 자리에 주님께서 함께 계시며 힘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으니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며 아직 미움과 원망의 매듭을 풀지 못하고 있는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를 미워하는 그 마음까지 주님께 맡겨드리고 그를 향해 큰 한 걸음을 내딛는 오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화해라는 중요한 직무를 맡기셨으니, 거기에 필요한 능력과 힘도 주시리라 믿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