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816. 연중 제19주간 수요일.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마태 18,15)
오늘 <복음>의 앞부분은 교회공동체 안에서의 형제간의 교정에 대한 말씀입니다. 곧 “잘못한 형제를 어떻게 혹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 고쳐주어야 하는가?” 하는 교정방법과 절차에 대한 말씀입니다. 이어지는 오늘 <복음>에서는 교정방법과 절차를 네 단계로 제시해 줍니다.
<첫째>는 혼자 단독으로 하는 교정이여, <둘째>는 두세 사람이 함께 하는 교정이요, <셋째>는 교회를 통한 교정하는 것이요, <넷째>는 이방인이나 세리처럼 여기는 것을 통한 교정입니다.
이를 베네딕도 성인은 <수도규칙> 23장~30장에서 이렇게 다룹니다.
“우리 주님의 명령에 따라(마태 18,16-17), 그의 장로들이 한두 번 그를 남몰래 훈계할 것이다. 그래도 고치지 않거든 모든 이들 앞에서 공적으로 책벌할 것이다. 만일 이렇게 해서도 고치지 않거든, 파문이 어떤 벌인지를 아는 경우에는 파문에 처할 것이요, 그렇지 못하고 둔한 자일 경우에는 육체의 벌에 처할 것이다.”(수도규칙 23,2-5)
<복음>이나 <베네딕도 규칙서>에서 다 같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는 사랑의 마음’입니다. 곧 예수님과 베네딕도 성인이 우리에게 말씀하시고자 하신 것은, 단지 잘못한 형제에 대한 형식적인 교정방법과 절차만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안에 스며들어 있는 ‘사랑’과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그것은 타인을 ‘남’이라 여기지 않는 마음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의 지체라는 사실에서 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교정’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거나 처벌을 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형제적 사랑에서 나오는 것임을 말해줍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그의 [규칙서](4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잘못한 형제를 고쳐주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은 영혼을 죽이는 살인행위와 같다.
왜냐하면, 잘못한 형제는 마치 독 있는 뱀에 물린 상태와 같은데,
그 독을 빼내어주지 않고 그대로 나두는 것은 잔인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잘못한 형제의 교정이 지극한 형제적 사랑에서 비롯되어야 함을 말해줍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신의 불편 때문이 아니라 형제적 사랑으로 잘못한 형제를 교정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형제를 교정할 때는 사랑이 아니면 차라리 말아야 할 일입니다. 오직 사랑과 신뢰, 그리고 하느님께 의탁하여 할 일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 후반부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잘못한 형제를 위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사랑으로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마태 18,19 참조). 또한 성 베네딕도도 [수도규칙]에서 바로 그들에게 “사랑을 더 베풀 것이며, 또 모든 이는 그를 위해 기도할 것”(규칙서 27,4)이라고 말합니다.
오늘도 잘못한 내 형제에 대해서 무관심하지는 않는지? 혹 사랑이 없어서 그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마태 18,15)
주님!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하소서!
형제의 잘못을 앞세우기에 앞서
그가 잘 되기를 위해 기도할 줄을 알게 하소서!
그의 잘못이 드러나거든
그에게 더 많은 사랑이 필요함을 알고, 힘을 모아 사랑하게 하소서!
그를 돕는 길은
죄를 찾아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데 있음을 알게 하소서.
우리의 사랑만으로는 안 될 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님이신 당신께 의탁할 줄을 알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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