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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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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28 조회수818 추천수7 반대(0)

교회는 항상 쇄신 되어야 한다.(Ecclesia est semper Reformanda!)" 저는 이 말을 신학생 때 들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들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다니던 80년대는 저항과 탄압의 시대였습니다. 학생들과 시민들의 요구는 직선제 개헌이었습니다. 우리의 대통령은 우리의 손으로 뽑아야 한다는 의지였습니다. 이런 저항의 과정에서 꽃잎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산화하였습니다. ‘박종철, 이한열, 강경대는 공권력에 의해서 사망하였습니다. 공권력은 강하고, 저항의 힘은 약해 보였지만 깨어 있는 시민들은 직선제 개헌을 성취하였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이 오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는 자유와 민주를 맞이하였습니다. 당시 신학교에도 쇄신 위원회가 있었습니다. 매주 식당의 게시판에는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의 문헌을 연구하였고, 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을 진지하게 토론하였습니다. 교수 신부님들은 신학생들의 열정을 이해하셨고, 후원해 주셨습니다. 어느덧 40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교회는 항상 쇄신 되어야 한다.” 이 말은 신약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그 시작은 세례자 요한이었습니다. 광야에 나타난 세례자 요한은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을 따랐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그리고 우리는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다.’고 말할 생각일랑 하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들을 만드실 수 있다. 나는 너희를 회개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 나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잘 알았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에 앞서 구원의 길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도 공권력은 강하였고, 세례자 요한은 약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공권력에 의해서 세례자 요한은 죽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예수님에 의해서 선포되는 하느님나라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뜨거운 솥을 식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솥을 뜨겁게 하는 아궁이의 불을 빼는 것입니다. 아궁이의 불을 빼내지 않고서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 사회는 어쩌면 뜨거워진 솥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경쟁, 이익, 성공, 권력, 욕망, 이기심, 원망, 분노의 불이 타오르기 때문입니다. 제도를 변경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사람을 바꾸어서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욕망의 불을 빼내야만 새로운 사회가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양보, 희생, 사랑, 희망이 있어야 뜨거워진 솥을 식힐 수 있습니다. 불을 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내가 필요하고,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자칫 뜨거운 불에 다칠 수도 있습니다. 누가 그런 일을 하였을까요? 예언자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세례자 요한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나라를 이야기 하셨습니다. ‘섬김, 봉사, 희생, 나눔, 십자가, 죽음을 통한 부활의 나라입니다. 우리는 때로 디딤돌이 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해야 합니다. 가정과 이웃을 위해서 밑거름이 되는 것도 감수할 줄 알아야 합니다.

 

교회는 수많은 디딤돌과 밑거름이 있었기에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고 있는 세례자 요한의 수난도 한 개인의 억울한 죽음으로 보기 보다는 하느님께서 이루고하 하는 구원의 역사로 볼 수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수난은 바로 예수님의 수난을 미리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건강하고, 부유하고, 오래 살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의 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위해서라면 질병도, 가난도, 단명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신앙인의 태도입니다. 많은 순교자들은 바로 그런 길을 걸어갔습니다. 많은 성인들은 바로 그러한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고통과 수난 중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이 너와 맞서 싸우겠지만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를 구하려고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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