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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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3-08-31 | 조회수322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마태 24,42-51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비유’를 통해 당신 뜻을 따라 사는 제자들이 갖추어야 할 두 가지 덕목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첫째 덕목은 ‘슬기로움’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슬기로움이란 단지 세상의 이치에 밝은게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이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알고 실행하는 것이지요. 하느님 아버지께서 나를 창조하시어 세상에 보내신 이유는, 그분께서 나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참된 뜻은, 나와 마찬가지로 그분께서 사랑으로 직접 빚으신 형제 자매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그 사랑이 ‘양식을 제 때에 내어주는 일’로 묘사됩니다. 그저 물질적인 음식을 나누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가 생명을 유지하는데에 꼭 필요한 것들을, 그가 간절히 필요로 하는 그 때에 내어주라는 것이지요. 내 손에 쥐고 있지만 내 것이 아니니, 애초에 하느님께서 그렇게 쓰라고 나에게 맡기신 것들이니, 아낌 없이 주저할 것 없이 그저 기쁘게 내어주면 됩니다.
두번째 덕목은 ‘깨어있음’입니다. 이는 단지 의식의 각성상태를 가리키는게 아니라, 내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이 하느님 아버지를 향해 ‘열려 있음’을 뜻하지요. 마음이 하느님께 열려 있으면, 그분께서 시키시는 일을 하는 것을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분의 기쁨이 곧 내 기쁨이 되고 그분의 행복이 곧 내 행복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그분께서 소중하게 여기시는 이들을 나 또한 아끼고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 마음으로 삶과 사람을 바라보기에, 내가 만나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하느님께서 나에게 특별히 맡겨주신 그분의 ‘가족’으로 여겨 그들에게 내 것을 내어주는걸 억울해하거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그런 나에게 더 큰 은총의 선물들을 맡기실 것이고, 내가 그분과 더불어 누리는 기쁨과 행복도 그만큼 더 커지겠지요.
하지만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이들이 받게 될 보상이 아무리 커도, 그분께서 오실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무지는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때로 그리고 자주 허탕을 치게 되더라도 항상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든 하느님과 그분의 뜻을 대하는 것처럼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기에 힘들고 지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영혼에 생기와 탄력을 더해줍니다. 늘 하느님께서 내 곁에 계신다는 자각 속에서 해야 할 바를 나중으로 미루지 않으며, 구원받기 위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게 되니까요. 그런 상태로 살다보면 삶에 질서가 생기고 균형이 잡혀서 매일 큰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될 겁니다. 그러니 나를 그런 복된 삶으로 불러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기쁘게 살아갑시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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