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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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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29 조회수355 추천수5 반대(0) 신고

 

 

-참 거룩하고 아름다운, 

부유하고 자유로운, 지혜로운 삶-

 

 

"한가위를 맞이하여 오곡백과를 지어내신

 주님께 어서 와 조배드리세."

 

우리 요셉 수도원 수도자들은 새벽기도시 초대송 후렴을 힘차게 노래함으로 "한가위"를 활짝 열었습니다. 추석을 앞둔 어제 우리 수도형제들은 이미 세상을 떠나 주님곁에 간 세 수도형제들, 김 마인라도 수사, 이 바오로 수사, 정 요한 세례자 수사를 위해 연도를 바쳤습니다.

 

9월 순교자 성월 가을부터는 수확의 계절이자 기도의 계절입니다. 오늘은 4천만이 움직인다는 한국인의 최대 명절인 한가위 추석이자 축일미사는 봉헌하지 않지만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세 분 천사들 축일이니 참 경사스런 날입니다. 오늘도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십자가의 예수님과 태극기 앞에서 성호경과 주모경을 바친후 만세육창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힘이 샘솟습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대한민국-한반도 만세!”

“가톨릭 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요셉 수도원 만세!”

 

여러분은 6째 항목에 “우리가정 만세!”를 넣어 바쳐도 좋겠습니다. 양손을 번쩍 치켜올려 만세육창하며 기도하면 영육의 건강에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8월 중순부터 9월 순교자 성월은 하루하루 만세육창으로 시작했습니다.면담성사차 집무실을 찾는 분들은 보속으로 말씀처방전을 받았고, 이어 하느님 사랑하는, 나라 사랑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애국가 1절을 부르도록 했습니다. 참으로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 끊임없이 깨어 기도하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해야 사람입니다. 하느님과 소통의 관계를 깊이하는데 기도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기도는 사랑이요 생명입니다. 사람이라 다 사람이 아니라, 기도해야 인간 본연의 존엄한 품위를 지닌 참사람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영적전쟁 치열한 광야인생여정중 누구나 악마나 괴물, 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한민족은 그리스도교가 전래되기 태고적 예전부터 하늘님을 믿었고 평화를 사랑한 백의민족(白衣民族)이었고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숭고한 하늘나라 이상을 실현해온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문화 민족이었습니다. 오늘 한가위 미사전례중 입당송과 본기도가 참 좋습니다.

 

*입당송: “온갖 열매 땅에서 거두었으니, 하느님, 우리 하느님이 복을 내리셨네.”

 

*본기도: “계절의 변화를 섭리하시는 하느님, 해와 비와 바람을 다스리시어, 저희에게 수확의 기쁨을 주시니,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께 오롯한 감사를 드리고, 조상을 공경하며 가족과 이웃과 화목하여,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이루게 하소서.”

 

참으로 추석에 우리의 모든 소원이 가득 담긴 참 아름다운 기도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 참 좋은 응답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가장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입니다. 얼마전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기억할 것입니다. 주위 여건이나 환경에 일희일비함이 없이 한결같이 “땅에서 씨뿌리는 삶”이 참으로 멋진 참삶입니다. 여기에 하나 추가 합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날마다 한결같이 땅에서 씨뿌리는 삶에 충실하고, 날마다 한결같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에 충실하다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겠는지요! 

 

날마다 한결같이

“땅에 씨뿌리는 사람들”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사람들”

바로 이런 이들이 궁극의 희망을 하늘의 하느님께 둔 가난하고 겸손한, 진실하고 순수한 무욕의 영혼들입니다. 말그대로 진선미의, 신망애의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참삶을 살라고 하느님께 선물로 주어진 참 소중한 인생들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문득 떠오른, 참 은혜로운 강론 제목은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였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죽는 그날까지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첫째, 찬양과 감사의 삶입니다. 

하느님을 온맘으로 온몸으로, 온힘으로 온정신으로 사랑할 때 저절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하느님께 감사하기 마련입니다. 바로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양과 감사의 기도와 삶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돈이 없어도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하늘에 보물을 쌓을 기회는 누구나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이런 이들이 정말 행복하고 자유로운 이들입니다. 바로 이런 이들이 제1독서 요엘 예언자가 말하는 영적 시온의 자손들입니다.

 

“시온의 자손들아,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려 주었다.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준다. 이전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쏟아준다.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

 

이래서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란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양과 감사의 삶을 선택하고 훈련하여 습관화할 때 저절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에 샘솟는 기쁨과 즐거움이요 거룩하고 아름다운 삶,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의 실현입니다. 눈들면 어디나 하늘이듯 하늘을 바라볼 때 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찬양과 감사의 기도와 삶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시편 150장 마지막 구절이 더욱 하느님 찬양의 삶에 충실할 것을 부추깁니다.

 

“숨쉬는 것 모두 다

 주님을 찬양하라.

 할렐루야!”(시편150.6)

 

둘째, 나눔과 섬김의 삶입니다.

나눔과 섬김은 이웃 사랑의 표현입니다. 마음만 있다면 무궁무진한 나눔과 섬김의 기회입니다. 나눔과 섬김의 사랑 역시 선택이자 훈련이요 습관입니다. 이래야 하루하루 날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의 실천입니다. 이런 나눔과 섬김의 사람들이 정말 자유롭고 존엄한 품위의 사람들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이 우리 모두 정신 번쩍 들게 합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탐욕으로 얻은 것은 재물이요 돈인데, 잃은 것은 건강이요 삶이요 생명이라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겠는지요! 생명을, 건강을, 사랑을, 삶을 잃었는데 그까짓 재물이, 돈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지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잃어버린 생명을, 사랑을 찾을 수는 없으니 얼마나 어리석고 후회스럽겠는지요! 후회해도 이미 늦습니다. 바로 하늘이 아닌, 땅에 보물을 쌓은 탐욕의 결과요 자업자득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가 우리에게는 참 좋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탐욕에 눈이 멀어 하느님도 이웃도 보이지 않습니다. 온통 땅에 보물을 쌓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고립단절의 자기 감옥에 갇힌 수인(囚人)의 삶입니다. 아, 천국인 듯하나 지옥입니다. 땅에 보물 쌓기에 여념이 없는 삶의 자리, 바로 거기가 지옥입니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어리석은 부자의 독백에 이어, 어김없이 하느님의 준엄한 심판의 말씀이 뒤따릅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땅에 보물을 쌓는 삶, 부자같으나 하느님 앞에서는 참 가난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삶입니다. 나눔과 섬김의 활동에 재물을 사용함으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이었다면 가난한 듯하나 실상 하느님 앞에 참으로 부유하고 행복한 삶이었을 것입니다. 이 비유 또한 땅에 보물을 쌓으려는 탐욕의 본능을 지닌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귀한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문득 영국의 19세기 작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소설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구두쇠 스쿠르지 할아버지 일화가 생각납니다. 성탄전 하루밤 꿈중에 죽은 영혼들을 만나 자기의 과거 현재 미래의 삶을 보면서 개과천선해 착한 스쿠리지가 됐다는, 이제부터 땅에 보물을 쌓는 삶에서 하늘에 보물을 쌓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일화가 생각납니다. 흡사 오늘 복음의 일화가 어리석은 부자의 하루밤 꿈이 아니었겠나, 꿈에서 깨어난 어리석은 부자는 전격적 회개를 통해 이웃과 나눔과 섬김의 삶으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겠나 하는 유쾌한 상상을 해봅니다.

 

땅에 보물을 쌓는 삶, 참으로 탐욕으로 인해 잘못 선택된 자기 중심의 참 어리석은 삶입니다. 반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참 잘 선택한 하느님 중심의 지혜로운 삶입니다. 참으로 자유롭고 부유한, 아름답고 거룩한 행복한 삶이요, 이미 오늘 지금 여기에서 시작된 영원한 생명의 천국의 삶이니 심판은 추호도 걱정 안해도 됩니다. 이런 이들은 제2독서 묵시록의 성령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은 행복하다. 그렇다. 그들은 고생 끝에 이제 안식을 누릴 것이다.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하늘에 보물을 쌓았던 이들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시작된 천국의 지름길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입니다. 눈만 열리면 하늘에 보물을 쌓을 선택의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찬미와 감사의 미사전례 시간 역시 하늘에 보물을 쌓는 복된 시간이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에 항구할 힘을 주십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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