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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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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29 조회수686 추천수6 반대(0)

정민 교수님의 "조선 초기 교회의 신앙 활동과 교회조직"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한국 천주교 교회사가 시작 될 수 있었던 것은 2개의 기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나는 다블뤼 주교의 비망기입니다. 다블뤼 주교님은 한국 천주교의 시작과 성장 그리고 순교에 대한 기록을 상세히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록을 프랑스 파리의 외방 전교회로 보냈습니다. 다른 하나는 다블뤼 주교님의 비망기를 토대로 기록한 달레 신부님의 한국천주교회사입니다. 달레 신부님은 한국에 한 번도 오지 않았지만 다블뤼 주교님의 생생한 기록을 토대로 방대한 한국천주교회사를 기록했습니다. 교회의 시작 당시 조선의 정치, 문화, 사회에 대한 기록이 있었습니다. 선교사 없이 시작된 교회의 시작과 성장을 기록이 있었습니다. 혹독한 박해와 순교자들의 뜨거운 신앙과 열정을 기록하였습니다. 다블뤼 주교님과 달레 신부님의 기록이 있었기에 한국천주교회는 우리에게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기록의 있었기에 우리는 103위의 성인과 124위의 복자를 모실 수 있었습니다. 다블뤼 주교님과 달레 신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진리를 향한 신앙의 등불을 밝혔던 선조들을 따라 우리들 역시 신앙의 등불을 높이 들어야 합니다.

 

강의 후에 질의응답시간이 있었습니다. 한 형제님이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보다 천주교가 먼저 들어왔지만 지금 중국과 일본의 교회는 한국보다 신자도 적고, 활동이 미약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교수님은 한국인의 독특한 심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불교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입니다. 신라와 고려는 불교를 호국불교로 여겼습니다. 국가의 어려움을 불교의 힘으로 이겨내려고 했습니다. 신라의 황룡사 9층 목탑은 신라를 중심으로 한 주변 9개 국가를 제압한다는 의미에서 건립되었습니다. 신라는 이런 불교의 힘을 중심으로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습니다. 고려의 팔만대장경은 불교의 힘으로 원나라의 침략을 막아내려고 하였습니다. 팔만대장경은 인류의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유교의 성리학도 비슷합니다. 유교의 종주국인 중국은 성리학의 자리를 양명학이 대신하였지만 조선은 성리학의 가르침을 고수하였습니다. 그런 성리학은 새로운 사상인 서학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천주교회의 박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조선의 지식인들에 의해서 받아들여진 서학 곧 천주교회 역시 오랜 박해를 견디면서 성장하였고, 우리는 자랑스러운 순교의 역사를 지닌 역동적인 교회로 성장하였습니다. 한국인이 가진 독특한 심성이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이런 독특한 한국인의 심성이 21세기 산업화를 빠르게 이룩한 동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에는 십자가가 있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병중에 있는 가족, 믿었던 친구의 배신, 자녀의 방황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십자가를 지고 살아갑니다.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고, 받아들이되, 하느님의 뜻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길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까지도 품어주는 사랑의 길입니다. 절망 중에서도 꽃이 피는 희망의 길입니다. 배반한 사람을 일곱 번씩 일흔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주는 믿음의 길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고, 옳은 일에 주리고 굶주린 사람이 행복하고,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까지 가주고, 겉옷을 달라는 사람에게는 속옷까지도 내어주는 것이 참된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씨앗 하나가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겠지만 썩어서 싹이 나면 수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에서는 박해를 받기도 하겠지만 끝가지 믿고 참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하셨습니다. 괴로웠던 그러나 행복했던 예수그리스도는 십자가를 받아들였고, 꽃처럼 드러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아래 조용히 뿌렸습니다. 예수님께서 흘리신 그 피는 열매를 맺었고, 교회가 되었습니다. 순교자 성월 9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순교자들의 뜨거운 신앙과 열정이 오늘 나의 삶으로 되살아 날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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