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구겨진 신발 / 따뜻한 하루[223] | |||
---|---|---|---|---|
이전글 |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5| | |||
다음글 | ■ 18. 두려워말고 복음 선포 / 상경기[3] / 공관복음[93] |1| | |||
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3-10-24 | 조회수254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저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중 12살인 그는 또래에서 어른스러운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길가다가 우연히 그를 만났는데 신발을 꾸겨 신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럴 땐 정말 어쩔 수 없는 딱 어린아이구나 싶어 그 나름으로,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법도 가르쳐주고 싶어서 주의를 주기로 했습니다. "찬호야, 신발을 예쁘게 신어야지, 그렇게 꾸겨 신으면 금방 망가진다. 앞으로 꼭 바르게 신고 다녀야 한다." "네, 선생님..." 다음날,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찬호가 여전히 신발을 꾸겨 신은 채 들어와서, 이번엔 혼 줘야지 생각에 찬호에게 말했습니다. "어제 선생님이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왜 이렇게 신발을 또 구겨 신었지? 신발은 언제나 바르게 신어야지!" 그런데 생각지 못하게 고개를 푹 숙인 찬호가 눈물을 떨구었습니다. "죄송해요, 신발이 작아서 구겨서라도 신지 않으면 신을 수가 없어요." 순간 저는 눈물이 앞을 가리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 두 분은 청각장애가 있고 다섯 명의 식구가 생활하기도 벅찬, 어려운 가정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 왜 그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저는 눈물을 숨기고는 "찬호야, 선생님이 너무 미안해."라며, 그를 꼭 껴안고는 말했습니다. 저로 인해 찬호가 상처받은 그날, 신발이 꽉 끼어 아팠을 찬호에게 신발을 선물했습니다. 이렇게 사랑은 찾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처럼 사랑은 당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저 유명한 ‘사랑’편이 이를 일깨웁니다(1코린 13,1-13).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그것은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과리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구겨진 신발에서 뜨거운 눈물이 나는 그게 바로 사랑입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에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감사합니다. ^^+
|
||||